돌아온 장국영의 달…우수에 찬 눈빛 추억하는 재개봉작 두 편

4월은 장국영(장궈룽·레슬리 청, 1956~2003)의 달이다. 그는 23년 전 만우절에 세상을 떠났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를 추억한다. 기일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재개봉하는 그의 영화들이 남은 이들의 그리움을 말해준다.
관금붕(관진펑) 감독의 1988년작 홍콩 영화 <연지구>가 4K 리마스터링 버전(<연지구 디 오리지널 4K>)으로 지난달 25일 개봉했다. 장국영의 작품으로서는 드물게도 이 영화가 한국에서 정식 상영되는 것은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인지구>라는 오역으로 불리기도 했다. 기일인 1일 CGV는 <연지구 디 오리지널 4K> 상영 전 팬들과 동료 배우의 추도 메시지를 트는 추모 상영회를 진행한다.

30대 장국영과 20대 매염방(메이옌팡)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1980년대 홍콩, 생전에 사랑했던 ‘도련님’ 진진방(장국영)을 기다리는 유령 여화(매염방)의 이야기다. 1934년 기녀였던 여화는 부유한 약제사 집 자제 진진방과 사랑에 빠지지만,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다. 내세에서 재회하기로 약속했던 둘이기에, 여화는 5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를 기다린다. 여화는 기녀가 존재하던 구시대적인 시대에 놀라는 1980년대의 커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도움을 청한다. 과거 이야기 속 장국영은 개구지고 자신만만하다가도 우수에 찬 얼굴을 한다. 모두가 사랑한 그 얼굴이다.
<연지구>는 1977년 제2회 아시아 송 콘테스트에 2위로 입상하면서 가수로 연예 활동을 시작한 장국영이 홍콩의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한 영화다. 1978년 영화 <홍루춘상춘>의 주연을 맡으며 데뷔, 꾸준히 연기했으나 배우로서는 1980년대 중반부터 빛을 보기 시작한다. 스타덤에 오른 <영웅본색>(1986)과 <천녀유혼>(1987)에 이어 <연지구>는 그가 ‘예술영화도 잘한다’는 걸 보여줬다. 장국영은 절친한 친구였던 매염방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자살과 암으로 이유는 다르지만, 같은 해인 2003년 연달아 세상을 떠나 팬들을 슬픔에 빠뜨렸다.


장국영 최고의 연기로 손꼽히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도 1일에 맞춰 재개봉한다. 장국영은 제46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 작품에서 경극에서 여자 캐릭터인 ‘우희’ 역할을 하면서 현실에서도 파트너 배우 살루(장풍의·장펑이)를 외사랑한 ‘데이’를 연기한다. 영화는 군벌시대부터 일제강점기, 문화대혁명 등 중국 근대사의 격변 속에서 찬란히 빛났다가 쓸쓸한 끝을 맞이하는 인물들의 삶을 그린다. 데이의 이야기는 화려한 인기만큼이나 루머·파파라치로 고통받았던 장국영의 삶과 겹쳐보이는 데가 있다.

<연지구>에는 진진방이 경극을 연습해 무대에 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패왕별희>(1993) 첸카이거 감독은 그 모습을 보고 장국영에게 데이 역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 뒷이야기도 오래 회자될 정도로 사랑 받은 배우 장국영은 스크린 속 영원한 청춘의 표상으로 남아 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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