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초긴장 상황이 “재밌었다”니… 불펜 에이스 등극? 구위와 심장 모두 업그레이드됐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지난해 이맘때까지 성영탁(22·KIA)의 이름을 눈여겨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KIA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성영탁은 이제 KIA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로 발돋움했다.
성영탁은 지난해 시즌 중반 1군에 콜업, 1군 45경기에서 52⅓이닝을 던지며 3승2패7홀드 평균자책점 1.55라는 대활약을 펼치며 정규시즌 8위까지 추락한 팀의 한가닥 위안으로 남았다. 구속이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공의 움직임과 안정적인 커맨드, 그리고 공격적인 승부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시즌 뒤에는 체코·일본과 평가전을 치를 대표팀 명단에도 소집되는 등 최고의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일말의 의구심은 있었다. 지난해 데뷔한 선수였다. 경력이 길지 않았고, 안정된 선수가 아니었다. 한 시즌 잘하고 사라지는 선수는 지금까지도 많았다. 성영탁은 지난해 호성적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 지난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에 철저한 몸 관리도 필요했고, 이제는 성영탁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상대 타자들의 분석 또한 대비해야 했다. 그 자리에 올라가는 것보다,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던 셈이다.

성영탁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충실히 준비하면서 시즌 개막을 기다렸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치고 나가고 있다. 결과를 떠나 지난해 이상의 성적, 그리고 지난해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동반된 투구 내용이다. 오히려 선배 필승조보다 더 안정감 있는 투구 내용이다. 핵심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영탁은 3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팀이 7-2로 앞선 9회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홀드 상황은 아니었지만 개막 2연패를 당한 KIA는 5점 리드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성영탁을 선택했다. 마지막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투수라고 생각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공격적인 승부로 LG 타자들을 막아섰다. 투구에는 두려움이 없었고, 대신 안정감과 자신감이 있었다.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구속 이상의 기백을 모든 이들이 느끼고 있었다. 이재원을 삼진 처리한 것에 이어 이주헌을 3루수 땅볼로, 그리고 오지환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이닝으로 팀의 시즌 첫 승리를 확정했다. 1이닝을 막는 데 필요한 투구 수는 11개뿐이었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구속도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KBO리그에도 불어닥치는 구속 혁명 시대에 성영탁은 이 방면에서 도드라지는 선수는 아니었다. 주무기인 지난해 투심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시속 143㎞ 남짓이었다. 이 구속으로도 좋은 성적은 냈지만, “조금 더 올라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2경기를 치른 현재 이 수치가 시속 145㎞까지 올라왔다. 시즌을 끝까지 치러봐야 겠지만 2㎞가 올랐다.
그래서 그런지 투구폼도 조금 와일드하게 바뀌었다. 하지만 꼭 구속을 올리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게 성영탁의 설명이다. 오히려 자신이 가장 편하게 던질 수 있는 투구 폼을 찾다 보니 스윙의 높이가 조금 더 올라갔다고 했다. 성영탁은 “딱히 바꾼 것은 없는데 조금 커진 것 같기는 하다”며 의도적인 조정이 아니라면서 “의식하기보다는 조금 더 안전하게 공을 던지려는 생각이다. (스윙의 시작이) 밑에 있으면 약간 불안한 것이 있어 조금 신경이 쓰였다”고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말했다.
성영탁은 “매년 똑같이 던질 수는 없기 때문에 찾아가야 할 것 같다. 지금 몸에 잘 맞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지난해는 긴장한 경기가 많았지만, 1년 경험이 쌓이니 조금 더 필승조 상황이 더 편해졌다고도 덧붙였다. 성영탁은 “개막전도 긴장감이 넘치는 경기였고, 오늘(3월 31일) 마지막 9회에 던진 것도 긴장감이 있었다”면서 “재밌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구위는 물론, 심장까지 부쩍 더 컸다. KIA의 기대감도 그만큼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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