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책임준공' 내세워 압구정·여의도 '최상급지' 승부수
책임준공 금기 깨고 정비사업 경쟁력 강화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수주 전략에 변화를 주며 '책임준공'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공사비 급등과 금리 부담, 공기 지연 등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공사가 일정과 비용 리스크를 직접 떠안는 구조를 제시하며 압구정·여의도 등 핵심 상급지 수주전에 본격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압구정4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며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했다. 삼성물산이 국내 정비사업 조합을 대상으로 책임준공 확약을 공식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임준공 확약은 시공사가 정해진 공사 기간 내 준공을 책임지고 완료하겠다는 내용을 문서화한 것으로, 공기 지연 시 발생하는 비용 부담까지 시공사가 떠안는 구조다. 특히 조합 귀책이나 인허가 지연 등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정비사업은 인허가 지연, 공사비 증액 갈등, 조합 내부 분쟁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시공사들이 책임준공을 기피해 온 영역이다. 실제 삼성물산 역시 재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책임준공 확약 불가 방침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압구정4구역 입찰을 기점으로 전략을 수정하며 상급지 수주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정비사업 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지난 2022년 둔촌주공 재건축(현 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중단 사태 이후 서울 주요 정비 현장에서는 공기 지연에 대한 우려가 크게 부각됐다. 이에 따라 조합들은 시공사에 책임준공 확약을 요구하는 사례를 늘려왔지만, 건설사들은 리스크 부담을 이유로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삼성물산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압구정·여의도 등 상급지는 사업 규모와 상징성이 큰 만큼 공기 지연에 따른 파급력도 크다. 사업이 지연될 경우 금융비용 증가와 조합원 분담금 확대, 분쟁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은 책임준공을 통해 조합의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입찰이 예정된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에도 책임준공 확약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기존 1584가구를 재건축해 최고 65층, 2493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대형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이번 전략이 정비사업 수주전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공사비 변동성과 금융비용 부담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시공사의 리스크 분담을 요구하는 흐름이 확산될 경우, 책임준공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여의도 같은 상급지에서는 사업 안정성이 곧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책임준공을 전면에 내건 것은 단순 조건 제시를 넘어 사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공사 부담이 큰 구조인 만큼 모든 사업지로 확산되기보다는 상징성·수익성이 확보된 일부 핵심 사업지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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