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시즌 성패 가르는 달은 3~4월 아닌 '이달'...11년치 데이터가 말하는 것은

2026. 4. 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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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시즌 KBO리그가 개막한 지난달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를 찾은 만원 관중이 응원하며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뉴시스

"KBO리그는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올해는 이 말이 유난히 크게 들린다. 롯데를 제외한 9개 구단은 주축 선수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면서 후유증 변수를 안고 시즌을 시작한다. 호주전 선발로 나섰던 손주영(LG)은 개막전 로테이션에서 제외됐고, WBC와 무관하게 원태인(삼성)·한동희(롯데)·한유섬(SSG)·라일리 톰슨(NC) 등 각 팀의 주축 선수들도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불발됐다.


베테랑 감독들의 계약 마지막 해...초반 삐끗하면 시즌 완주 어려워

여기에 김경문(한화)·김태형(롯데)·이강철(kt) 감독 등 베테랑 사령탑 세 명이 나란히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았다. 이들 팀은 초반 성적이 흔들릴 경우 시즌 도중 감독 거취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KBO리그에서는 매 시즌 1~2명의 감독이 시즌 중 교체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승엽 두산 감독이 6월 2일 자진 사퇴했고, 홍원기 키움 감독이 7월 14일 해임됐다. 당시 두산은 9위, 키움은 10위였다. 2024년에도 최원호 한화 감독이 5월 27일 물러났고, 강인권 NC 감독이 9월 20일 경질됐다. 당시 한화는 8위, NC는 9위였다.

지난해 5월 21일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두산 이승엽 감독. 그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6월 자진 사퇴했다. 뉴시스

결국 하위권(8~10위)으로 떨어진 팀의 경우 감독이 시즌을 완주하기는 쉽지 않다.

과거에는 ‘올스타 괴담’이라는 말이 있었다. 여름 올스타전을 전후해 감독이 경질되는 사례가 잦아 붙은 표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구단들이 7월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5~6월에 감독을 교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놓고 보면, KBO리그에서 시즌 초반은 분명 중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로 시즌 초반인 3~4월, 더 나아가 5월 성적이 한 시즌의 성패를 좌우할까.


봄 야구가 한 시즌 농사 좌우할까?

2015년 10개 구단 체제 이후 2025년까지 11시즌 데이터를 기준으로, 월별 성적과 최종 순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각 시즌 팀별 월간 승률과 최종 순위를 매칭해 피어슨 상관계수를 구했다. 월별 5강 팀과 최종 5강 팀의 일치율도 함께 계산했다. 코로나19로 5월에 개막한 2020년은 시즌 흐름에 맞게 한 달씩 미뤄 재배치했다. 예를 들어 2020년 5월 성적은 다른 해의 3~4월 구간에 포함시켰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프로야구 월별성적과 최종순위의 상관관계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달은 5월이다. 상관계수는 -0.64로, 모든 구간 중 가장 높았다. 이어 9월 이후(-0.60), 3~4월(-0.59), 8월(-0.54), 6월(-0.53), 7월(-0.47) 순으로 나타났다.

월별 5강 팀과 최종 5강 팀의 일치율은 9월 이후가 가장 높았다. 76%였고, 5월 73%, 3~4월 71%로 뒤를 이었다. 7월과 8월은 각각 67%, 6월은 65%였다.


5월과 3~4월 성적이 최종 순위를 설명한다

이 두 지표를 종합하면, 5월과 9월 이후의 성적이 최종 순위를 가장 잘 설명하는 구간으로 나타났다. 3~4월은 그 다음으로 높은 수치가 나왔다. 따라서 봄 야구가 중요한 건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다.

그러면 이를 어떻게 해석할까?

시즌 극초반인 3~4월은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새로운 전력이 적응하는 시기다. 불펜 운용과 라인업도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다. 외국인 타자의 경우 4월 한 달은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며 기뻐하고 있다. 롯데는 3~4월과 5월 성적이 좋아 '봄데'라 불린다. 대구=뉴시스

반면 5월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50경기 가량 치르며 표본이 충분히 쌓이고, 팀의 실제 전력이 드러난다. 이 시점부터 승률은 ‘실력’으로 수렴하기 시작한다.

지난 11년시즌을 분석해 보면, 팀마다 계절별 성적 패턴도 뚜렷하게 갈린다.

2015~2025시즌 월별 5강팀과 최종 5강팀 비교

봄에 강한 롯데와 여름에 강한 kt...올해도?

대표적인 사례가 ‘봄데’로 불리는 롯데와 여름에 강한 kt다.

롯데는 지난 11년간 월별 성적 순위가 5위 안에 들어간 비율이 가장 높은 달이 3~4월로, 55%에 달했다. 이어 8월 36%, 5월과 7월이 각각 27%, 6월과 9월 이후는 18%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초반 반짝했던 이 흐름이 시즌 끝까지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이 기간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2017년 단 한 번뿐이다. 당시에는 6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월간 승률 5위 안에 들며 꾸준한 흐름을 유지했다.

결국 롯데가 2017년 이후 9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봄 야구’에 그치지 않고 그 흐름을 시즌 내내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올해는 시범경기 개막부터 1위를 달리며 끝까지 선두를 지켰다. ‘봄데’가 다시 현실이 될지 주목된다. 롯데가 가을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봄 야구'부터 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개막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kt 위즈 선수들이 경기 후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kt 위즈는 전통적으로 여름 이후 성적이 좋은 팀이다. 연합뉴스

반대로 kt는 ‘슬로 스타터’에 가까운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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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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