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그 돈 주고 왜 사요"…중국서 떨이 취급 받는 이유 [차이나 워치]
중국서 떨이 취급 받는 나이키
나이키, 중국 시장서 6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
"글로벌 브랜드 거부 탓 아냐" 평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약화
아디다스조차 반등에 성공

나이키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단순히 외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 탓이 아니라 나이키의 운영 미흡과 치열해진 내수 시장, 소비 둔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나이키의 중국 사업 전략 자체가 잘못 설계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느린 재고 관리에 운영 비효율까지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화권은 나이키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북미를 제외하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하지만 경기 둔화와 장기적인 부동산 위기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은 제한된 실정이다. 특히 안타와 리닝 등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토종 경쟁사들에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

이들 토종 기업은 민첩한 공급망과 광범위한 매장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가격의 제품을 중국 내륙 지역까지 빠르게 공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이키가 시장 경쟁이 거세진 중국 내에서 실행력 부족을 보여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수요 둔화와 현지 경쟁 심화가 결합된 상태에서 영업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해 오히려 중국 시장이 나이키의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이키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 6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최근 분기 실적에서는 매출이 17% 감소했다.
엘리엇 힐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을 "가장 긴 길"이라고 표현하며 "전략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나이키는 올해 초 25년 경력의 내부 인사를 중화권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로 임명했다. 소매 파트너 관계 개선, 재고 정리, 디지털 사업 강화 등의 숙제를 맡겼다.
경쟁사 온, 호카는 승승장구
업계 관계자들은 나이키 고전의 원인이 단순한 외국 브랜드 거부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약화, 느린 재고 관리, 운영 비효율 등이 겹치면서 민첩한 중국 경쟁사들에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나이키를 비롯해 스타벅스, 하겐다즈 등이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중국 소비자들이 글로벌 브랜드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다"라며 "문제는 프리미엄 가격을 받으면서 소비자들이 왜 그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나이키의 경쟁사들은 중국 시장 장악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 온과 미국 신흥 브랜드 호카가 대표적이다.

이들 브랜드는 러닝화를 중심으로 스포츠 참여 인구 증가를 활용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나이키의 오랜 경쟁사인 아디다스 역시 중국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아디다스는 2023년 중국에서 5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이후 성장세로 돌아섰다. 지난해까진 10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아디다스의 반등은 중국 시장에 대한 현지화 전략 강화 덕분이다. 제품 출시 주기를 단축하고 중국 소비자들의 새로운 디자인 선호에 맞춘 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디다스 제품 중 약 60%가 중국 현지에서 디자인된 제품이다. 전략 전환 이전에는 이 비율이 10%에 불과했다.
한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아디다스는 의류 형태를 바꾸고, 운동화 모델을 바꾸고, 중국 문화를 존중하려고 노력했다"며 "하지만 나이키는 패턴이나 색상, 그래픽만 바꾸는 수준이라 깊이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나이키가 본사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때문에 현지 수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소비 둔화 시기에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을 소매 파트너들에게 반복적으로 밀어 넣으면서 재고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과잉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잦은 할인 판매를 진행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도매 파트너 관계도 악화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제가 호황일 때는 '저스트 두 잇(Just Do It)' 메시지가 분위기와 잘 맞았다"면서도 "최근 몇 년 동안은 중국 소비자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이 메시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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