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시한폭탄’…국민 10명 중 8명 “전동 킥보드 그냥 없애자”

정성환 기자 2026. 4. 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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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서치, 이용실태·인식 조사
이용자도 73% 전면 금지 찬성
안전규정 알아도 현장선 안 지켜져
“처벌 강화·인프라 개선 함께 필요”
클립아트코리아

귀갓길 도보블럭 위에 널브러진 전동 킥보드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요즘, 전동 킥보드를 아예 없애자는 의견이 국민 10명 중 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동킥보드 이용자도 10명 중 7명이 전면 금지에 찬성했다. 안전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임계점에 다다른 모양새다.

한국리서치가 2월6~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동킥보드 이용 실태와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동 킥보드 운행을 전면 금지하는 이른바 ‘킥라니 금지법’ 도입에 응답자의 77%가 찬성했다. 실제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에서도 73%가 금지법 찬성 의견을 밝혔다. 전동킥보드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금지 법안에 대한 지지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음이 확인됐다.

10명 중 1명 이용…‘위험하다’ 응답은 10명 중 9명
전동 킥보드는 대중교통 하차 지점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짧은 구간을 잇는 이동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이용률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1년간 전동 킥보드를 탄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11%에 그쳤다. 이용 경험자 가운데 58%는 월 1회 미만 이용했다. 일상적인 교통수단보다는 간헐적 보조 수단으로 쓰이는 실정이다. 주 이용 목적도 개인 용무나 여가(63%)가 출퇴근·통학(22%)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전동 킥보드 주행이 보행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응답자는 93%에 달했다. 비이용자가 탑승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사고 위험 우려(39%)’였다. 

알면서도 안 지킨다…보도 위 방치·헬멧 미착용 ‘일상’ 
클립아트코리아
주목할 점은 규정 인지율과 현장 준수율 사이 간극이다. 1인 탑승과 안전모 착용, 음주운전 금지 등 전동킥보드 사용 핵심 규정 6개를 퀴즈 형태로 확인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6개 중 4개 이상을 맞혔다. 규정을 모른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러나 현장은 달랐다. 보행로에 무단 방치된 킥보드를 주 1회 이상 목격했다는 응답이 73%에 달했고,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주행하는 모습을 주 1회 이상 본다는 응답도 62%였다. 

보도 위 주행 목격 비율은 57%, 2인 이상 동승 목격은 35%로 집계됐다. 규정을 몰라서가 아니라 지키지 않는, 그리고 지키지 않아도 단속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처벌 강화엔 공감, 책임 소재엔 시각 차
응답자 가운데 95%는 현행 규제 강화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항목별로는 음주 상태 이용에 대한 처벌 강화 요구가 85%로 가장 높았고, 2인 이상 동승(82%), 시속 25㎞ 초과 주행(78%)이 뒤를 이었다.

다만 안전 관리 책임 주체를 둘러싼 시각은 이용자와 비이용자 사이에서 갈렸다. 비이용자의 38%는 ‘이용자 본인의 수칙 준수’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지만, 이용자들은 개인 책임(28%)과 함께 경찰·지자체 단속(25%), 정부·국회 입법(25%) 등 외부 환경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한국리서치는 전면 금지 법안이 현실화하지 않으려면 처벌 수준 강화, 이용자 안전 교육 의무화, 주차·관리 인프라 확충 등 실질적 대안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조사는 지역별·성별·연령별 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서 표집 오차는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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