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스포츠 외교’ 장웅 전 IOC 위원 사망…탁구 단일팀, 올림픽 공동입장 이끌어

곽희양 기자 2026. 4. 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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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지난달 29일 사망…3일간 조기 게양”
북한 매체는 아직 그의 사망 보도하지 않아
북한 스포츠 행정가…남북 스포츠 교류에 힘써
정동영 “평화를 향한 고인의 헌신 기린다”
장웅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출처 IOC 홈페이지

북한의 스포츠 외교를 맡았던 장웅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지난달 29일 사망했다고 IOC가 1일 밝혔다. 고인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출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남북공동 입장 등 남북 체육교류에 힘썼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민족의 화합과 평화를 향한 고인의 숭고한 헌신을 기린다”고 밝혔다.

IOC는 이날 홈페이지에 “장 전 위원이 지난달 29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깊은 슬픔을 표한다”며 “(스위스 로잔에 있는) 올림픽 하우스에 3일 동안 올림픽 깃발을 조기 게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 매체는 그의 사망 소식을 이날까지 보도하지 않았다.

장 전 위원은 선수 출신으로 북한 스포츠 외교를 맡아왔다. 1938년 평양에서 태어난 그는 1956년부터 1967년까지 농구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외국어에 능통한 그는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통역요원으로 활동하며 외부에 알려졌다. 1985년 북한 올림픽 위원회 서기장에 올랐다. 1996년 IOC 위원으로 선출돼 20여년 간 활동했다.

장 전 위원은 남북 스포츠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1988년 올림픽 공동개최를 논의했던 1985~1987년 스위스 로잔 남북체육회담의 북측 대표로, 북경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을 논의했던 1989~1990년 남북체육회담의 북측 대표로 활동했다. 1990~1991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에서 부단장을 맡아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일팀을 꾸렸다.

IOC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남북한대표단이 공동 입장한 것에 그의 노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커스티 코벤트리 IOC위원장은 장 전 위원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한반도 협력 증진을 위한 그의 노력은 다리를 놓고 희망을 불어넣는 스포츠의 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 전 위원은 2010년대 후반부터 건강 문제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남한을 방문했으나 폐회식을 지켜보지 못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2019년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134차 총회를 마지막으로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는 2023년 10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제141차 총회에서 IOC 공로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북한 축구대표팀 골키퍼 출신으로 IOC에 근무했던 아들 장정혁, 조선평양체육단 여자배구감독을 지내고 국제배구 심판으로 활동하는 딸 장정향 등이 있다.

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고인은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 및 2000년 시드니 하계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 등 스포츠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실천해왔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남북 간 교류의 틀을 넓히고, 스포츠를 통한 대화와 소통에 기여해 온 것에 대해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지난해 11월 북한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사망 당시 별도의 조의문을 발표했다. 장 전 위원이 그보다 직급이 낮은 것을 고려해 조의문은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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