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선민 駐시드니 문화원장 “호주에 스며든 한류… 경제효과 커진다”

윤희훈 기자 2026. 4. 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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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가 호주인의 삶에 스며들고 있다. 우리 상품의 호주 시장 진출을 돕는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K-팝 데몬 헌터스까지. 북반구를 넘어 남반구로 확산된 한류가 관광과 소비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수출형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윤선민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장이 3월 13일 조선비즈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윤선민 주(駐)시드니 한국문화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을 찾는 호주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K-푸드와 K-뷰티를 넘어 문학과 공연까지 관심이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호주 관광객은 26만7000여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부 출신인 윤 원장은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크랜필드 경영대학원 MBA와 KDI 국제정책대학원 박사 과정을 거쳤다. 산업부에선 동북아통상과와 주중국대사관 상무관보 등을 지내며 통상·무역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서울에서 열린 한국문화원장 회의 참석차 귀국한 그를 만나 호주 내 한류 확산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들었다. 그는 한류를 ‘관광 유입과 수출 확대’라는 산업적 관점에서 해석했다. 다음은 윤 원장과의 일문일답.

시드니 시푸드마켓 요리학교에서 열린 한식 경연대회에서 호주인이 한식 요리를 하고 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 제공

─원장 취임 2년이 됐다. 호주에서의 한류 동향은 어떠한가.

“호주에서 한류는 급하게 끓는 물이라기보다 오랜 시간 숙성되는 와인에 가깝다. 현지인들이 한류라는 새로운 문화를 천천히 음미하고 탐색하면서, 그 풍미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속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본다. 일시적 유행을 넘어 생활 속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성숙의 단계’다.”

─산업부 공무원을 하다 문화원장이 됐다. 간극이 있을텐데.

“제조업 중심의 전통 산업도 중요하지만 K-컬처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미래 먹거리다. 무역·통상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 확산을 실제 소비와 수출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문화와 산업을 연계해 실질적인 시장 진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다.”

호주 국립박물관 메인 게이트에 한류 특별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 제공

─그런 고민의 성과가 있었나.

“호주 국립박물관과의 협업을 대표 사례로 들 수 있다. 박물관은 한류 특별전을 진행 중이며 문화원은 공식 협력 파트너로 참여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카페의 한식 테마 메뉴 구성도 지원했다. 특히 박물관 측 요청으로 ‘코리안 굿즈’를 기념품숍에 입점시킨 점이 의미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논의가 진행됐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협력해 K-굿즈 입점을 추진했다. K-뷰티, K-팝 굿즈, 전통문양 패션 상품 등 국내 중소·중견기업 10개사의 제품이 판매됐고, 이 중 절반은 수출 경험이 없던 내수기업이다. 현지 기관과 협력해 상징성이 큰 공간에서 한국 상품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성과가 크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한류 문화가 많이 소비되는지.

“K-팝과 K-드라마 팬층이 두텁다. 특히 ICC 시드니 일대는 K-팝 팬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중요한 변화는 한국 문화가 일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라면과 치킨을 넘어 집밥과 나물 등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식 장류와 조리법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은 시드니대학과 함께 '한국어 몰입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 당일2008년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차동민 사범이 태권도 교육을 하기 전 한국식 인사를 알려주고 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 제공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현지 팬층이 있는 아티스트 공연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한국 인디밴드를 현지 주요 축제에 소개했고, 사진작가 구본창의 작품을 뉴사우스웨일스 주립미술관에 선보여 소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문학과 태권도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호주 시장만의 특수성이 있나.

“호주는 공산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대신 유통망이 대형 업체 중심으로 집중된 구조다. 초기 진입은 쉽지 않지만 시장에 안착하면 안정적인 수요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유통망 확보가 핵심이다.”

윤선민 주시드니한국문화원장이 지난해 1월 호주프로농구 1위 구단인 일라와라 호크스의 홈경기에서 음력설을 맞아 열린 '코리안 데이' 행사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 제공

─앞으로의 계획은.

“K-푸드와 K-뷰티를 넘어 문학과 공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호주인들이 문화 소비에 적극적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협력해 하반기에는 한국 연극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문화원이 현지인들에게 ‘재미있는 놀이터’로 인식되도록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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