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요”…‘지지 전화’, 명단 갖고 있나?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서면서 후보 캠프들이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들이 집중 타깃이 되면서 일각에서는 8년 전 당원명부 유출 사건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일 [제주의소리]가 확보한 녹취록에는 "문대림 후보를 응원하는 봉사자"라며 대화가 시작된다. 봉사자는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이 이뤄진다며 "준비된 문대림 후보에게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하려 전화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인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해당 봉사자는 당황한 듯 "△△△씨 모르시나요?"라며 3명의 이름을 언급하며 추천을 받고 전화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전화를 받은 당사자가 언급된 인물 모두 모르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통화는 급히 마무리됐다.
각 정당의 당원명부는 개인정보에 해당돼 중앙당이나 지역 시·도당에서 엄격하게 관리된다. 유출·열람이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외부로 유출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된다.
더불어민주당 강령과 당헌·당규는 '당원의 성명·주민등록번호·연락처·당비 납부현황 등 당원의 개인정보를 정당한 절차 없이 타인에게 유출하거나 열림시켜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징계한다고 규정돼 있다.
물론 일반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연찮게 당원이 걸렸을 수는 있지만, 당원만을 특정해서 지지 전화를 돌릴 수는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당원명부 관리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당원명부는 중앙당에서 관리하고 있어, 도당에서는 당원명부 유출 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이다"라고 밝혔다.
문대림 캠프 측은 "지지자들이 지인을 통해 전화를 돌리고 있지만, 당원명부와는 무관하다. 지지자들끼리 서로 지인을 소개해 줄 뿐, 중앙당에서 관리하는 당원명부를 우리가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끔 '자신의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항의도 받는데, 이런 경우 소개를 시켜준 지인이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경선 당시 당원명부 유출로 관련자 2명이 사법 처리됐던 아픈 과거가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도지사 경선이 유례없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당원명부 유출과 같은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많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은 오영훈 제주도지사, 문대림 국회의원(제주시갑),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 등 3명을 대상으로 오는 8~10일,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각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오영훈 지사와 문대림 의원은 선출직 평가 하위 20%, 공천 불복 탈당 전력으로 총득표수에서 각각 20%, 25% 감산을 적용받는다.
본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6~18일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러,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최종 선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