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가 아니어도 괜찮아’ 최정이 SSG를 이끄는 법

유새슬 기자 2026. 4. 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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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정이 3월31일 인천 키움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SSG 최정이 3월31일 인천 키움전에서 안타를 친 뒤 주루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최정(39·SSG)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 캠프에서 “꼭 장타가 아니더라도, 안타를 치거나 누상에 살아 나가서 후속 타선에 기회를 연결해주는 게 제일 큰 목표”라고 말했다. 리그 최고 홈런 타자의 시즌 목표로는 소박하지 않나 싶었지만 최정은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그 목표에 충실하며 팀 승리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시범 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던 최정은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진행된 세 경기에서는 홈런을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그래도 3번 타자로서의 존재감은 컸다. 최정이 여전히 팀 타선의 핵이라는 건 단순히 홈런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 또 한 번 증명됐다.

SSG는 시즌 첫 경기인 3월28일 KIA전에서 7회까지 3-6으로 뒤지다가 9회 대역전극을 이뤘다. 9회말 1사 후 6-6으로 따라잡은 직후 주자 1·2루에서 최정이 타석에 섰다. 홈런 한 방이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 최정은 제구가 흔들리던 상대 투수를 상대로 배트를 한 차례도 휘두르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에 꽂힌 1구도 지켜본 최정은 이내 4번째 볼을 골라내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다음 김재환의 타석에서 상대 폭투로 경기가 7-6으로 끝났다.

그 모습을 본 이숭용 SSG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간판선수가 그런 상황에서도 볼넷으로 걸어 나가서 뒤 타선에 연결해주려고,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팀이 더 탄탄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해결하려고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다음 타석에 김재환이 있으니까 일단 출루를 한 것이다. 참 보기 좋았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는 건강하다는 점을 한껏 과시하듯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최정은 31일 키움전 2-2로 팽팽하던 6회 2루타를 쳐서 출루했다. 한유섬이 2루수 앞 땅볼을 치자 2루에 있던 역전 주자 최정은, 잠시라도 주춤했다면 아웃됐을 타이밍에 상대 야수들의 움직임을 체크하며 전력으로 홈까지 무사히 들어갔다. 4-2로 이기던 7회에도 유격수 앞 땅볼 타구를 치고 전력 질주해 1루에서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는 김재환의 3점 쐐기 홈런으로 연결됐다.

올 시즌 전 경기 수비 출장을 목표로 삼은 최정의 수비력도 여전하다. 2루와 3루 베이스 사이로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를 잡고 러닝스로우로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는 장면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이 감독은 “수비력에 나도 놀랐다. 최정에게 칭찬했더니 ‘너무 믿지 마십시오’라고 하더라”고 웃으며 “정말 수비를 잘한다. 잘 움직이고 준비도 워낙 철저하게 한다”고 말했다.

“내가 건강만 하다면 홈런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던 최정의 말대로 홈런 타자의 목표는 더이상 홈런이 아니다. 최정은 때론 백 마디 말보다 행동 하나가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는 점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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