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전수조사 경기도부터 살핀다...휴경·상속농지 갈등 커질 듯

최용준 2026. 4. 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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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 들녘에서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과 동시에 볏짚을 잘게 잘라 농지에 환원하고 있다. 영광군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올해 수도권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 전수조사에 돌입한다. 조사원 5000명이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농사짓는 사람만 농지 소유)의 핵심인 땅주인의 ‘실제 경작 여부’를 확인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무단 휴경 및 불법 임대차가 적발될 경우 즉각 농지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농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내년에는 조사를 전국으로 확대해 정책 근간이 되는 농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다만 땅주인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 고령화로 상속농지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도시민들의 농지 소유가 증가하고, 실경작과 휴경 여부를 엄밀히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농촌 소멸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조사 결과로 인해 농지에 대한 규제가 더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정협의회에서 농지 전수조사 방안을 논의했다. 농지대장 기준 전체 농지는 약 195만4000㏊(약 1447만 필지)다. 이 중 1단계로 1996년 이후 취득 농지 115만㏊를 올해 조사한다. 2단계로 내년에는 1996년 이전 취득 농지 80만㏊를 조사할 계획이다. 1996년을 기준으로 단계를 나눈 이유는 1996년 농지법 시행 당시 소유하고 있던 농지에 대해서는 처분 의무·처분 명령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1단계는 5월부터 7월까지 농지 행정정보, 위성사진 등을 활용해 기본조사를 진행하고 심층조사 대상을 선별한다. 8월부터 12월까지는 10대 투기위험군을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실시한다. 조사원을 현장에 투입해 실제 농업경영 여부와 무단 휴경, 불법 전용 등 위반 행위를 점검한다. 조사 항목은 △소유관계 △실경작 여부 △시설 설치·전용 여부 △휴경 여부 등이다. 실경작 여부는 읍·면 농지위원회, 농업인 단체 등과 합동으로 확인한다.

10대 투기위험군은 72만㏊ 규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수도권 전 지역(22만㏊·173만 필지) △경매 취득자 △농업법인 농지 △외국인 농지 △최근 10년 내 농취증 발급(상속 농지 제외) △관외 거주자 △공유 취득자 △농지이용실태조사 결과 적발 농지 △기본조사 결과 불법 의심 농지 등이 포함된다. 조사 중심 지역은 경기도다. 지난해 농지 실거래가는 3.3㎡(한 평)당 경기도가 60만7000원으로 전남(8만2000원)의 7.4배 수준이다. 반면 전국 평균 농지 실거래가는 17만7000원으로 2021년 이후 하락세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위해 ‘정부 합동 농지 조사 및 제도 개선 추진단’을 구성하고, 지방정부와 소속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통해 5000명 규모의 조사 인력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적발된 농지는 유형별로 행정처분을 부과하거나 계도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무단 휴경 및 불법 임대차 등이 적발될 경우 유예 없이 즉각 처분명령이 가능하도록 농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1단계 현장조사 결과는 올해 12월까지 농지대장에 직권 반영할 예정이다.

문제는 농지 실경작 및 휴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장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고령 농가 및 도시민의 상속농지의 경우 방치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윤원습 농업정책관은 “휴경 사유는 농지법에 규정돼 있다. 국외여행, 임신, 자연재해 등"이라며 “다만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경우에는 합법적인 임대차를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땅주인이 임차농을 내보내고 자경하려는 경우에 대해선 “임대차 계약 없이 위장 자경한 사례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사전 계도 기간을 두고 그 안에 정식 임대차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속농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현행법상 상속농지는 1㏊까지는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도 소유가 가능하다”며 “개인 간 임대차나 농어촌공사(농지은행) 위탁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1㏊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일부는 임대하거나 위탁하고, 나머지는 농어촌공사에 반드시 위탁해야 소유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농지 전수조사가 규제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농업정책관은 “이번 조사는 규제 강화보다는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정확한 농지 정보가 확보돼야 제대로 된 농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농촌 전문가들은 전수조사의 목적이 다소 희미하다고 지적한다. 투기 적발보다 농업 정책을 위한 데이타베이스(DB)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농지전수조사 경기도부터 살핀다...휴경·상속농지 갈등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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