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쓰봉 사재기, 옆나라는 휴지 대란…50년전 트라우마 도졌다

김혜순 기자(hskim@mk.co.kr) 2026. 4. 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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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일본에서 화장지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들이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의 '생필품 사재기'를 떠올리며 구매를 늘린 것으로 보이지만 현지 업계에서는 공급 차질 가능성은 낮다며 과도한 불안 심리를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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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장지 주간매출 2년새 최고치
오일쇼크 ‘생필품 사재기’ 학습 효과
업계 “중동發 공급부족 가능성 낮다”
제미나이로 만든 이미지.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일본에서 화장지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들이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의 ‘생필품 사재기’를 떠올리며 구매를 늘린 것으로 보이지만 현지 업계에서는 공급 차질 가능성은 낮다며 과도한 불안 심리를 경계하고 있다.

1일 일본경제신문이 닛케이 POS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의 화장지 매출은 3월 16~22일 한 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직전 주인 3월 9~15일에는 증가율이 59%에 달해 최근 2년 사이 주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장지 판매량은 개수 기준으로도 3월 16~22일 37%, 3월 9~15일 57% 각각 늘었다. 반면 마스크 판매는 15% 감소해 계절성 요인인 꽃가루 확산 때문에 화장지 수요가 증가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이 소비 심리를 자극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구가 나오코 니세이기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관련 뉴스가 소비자들의 사재기를 유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해나 분쟁처럼 일상생활의 불안을 키우는 사건이 발생하면 화장지처럼 비축이 쉬운 생필품 판매가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지난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후 산유국들의 원유 가격 인상과 감산 조치로 오일쇼크가 발생하고 197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넘으면서 화장지 등 생활필수품 사재기 현상이 확산한 바 있다.

다만 일본 유통업계는 이번 사태가 실제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일본가정지공업회는 화장지 생산에 중동산 원료가 거의 사용되지 않아 이란 관련 분쟁이 직접적인 공급 차질을 일으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최근 SNS에서 오일쇼크 당시의 사진과 함께 생필품 품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게시물이 확산한 점이 소비자 불안을 키웠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제조업체들도 생산 여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이오제지는 24시간 공장 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월 1000톤 규모의 공급 능력을 추가 확보해 일시적 수요 급증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제지도 일부 공정에서 석유 유래 화학제품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사용량 자체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이 물류비 부담을 통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2.88달러로, 직전 거래일보다 3% 상승했다.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생활용품 가격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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