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중동 쇼크에 개미들 비명 터질 때…국민연금이 조용히 쓸어담은 종목은
국민연금, LX인터·코오롱인더 담아
노르웨이, 코스맥스·네오위즈 신규 공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외 대표 연기금의 3월 국내 주식 매매 내역이 윤곽을 드러냈다.
국민연금은 원자재·화학소재 기업과 반도체 소부장 종목의 지분을 확대한 반면,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코스맥스와 네오위즈 등을 새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 한 달간 가장 지분을 크게 늘린 종목은 LX인터내셔널과 코오롱인더였다.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은 석탄·석유·팜오일 등 원자재와 각종 소재를 취급하는 기업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이 종목을 평균 4만7258원에 5만7327주 추가 매수했고, 30일에도 약 5만4300주를 순매수해 작년 말 기준 8.74%였던 지분율을 10.12%로 1.38%포인트 끌어올렸다. 다만 LX인터내셔널의 31일 정규장 종가는 4만2500원으로, 국민연금의 최근 매수 단가보다 약 3.7%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동반 상승하는 국면에서 국민연금이 이 종목을 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석탄 광산 두 곳을 보유하고 있어 유가 급등기에 석탄이 대체재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합상사 특성상 달러로 결제 대금을 수취하는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 시 원화 환산 이익도 함께 불어나는 구조다.
코오롱인더 역시 지분이 기존 대비 1.38%포인트 확대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27일 평균 7만9308원에 약 4만주를 사들였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는 산업자재·화학부문 실적이 동반 개선되면서 5년만에 성장세로 전환할 전망”이라며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소재도 생산하고 있어 AI 시장 확대 수혜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민연금은 지난 6일 한화오션 주식 203만5083주를 장내 매수하며 지분율을 0.66%포인트 높였다. 취득 단가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으며, 한화오션 보유량을 늘린 것은 202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지분을 소폭 확대한 종목도 다수 확인됐다. 작년 말 9.65%였던 삼양식품 지분율을 지난 26일 기준 10.11%로 올렸고, 롯데관광개발(0.19%포인트), 테스(0.17%포인트), 영원무역(0.08%포인트), 이수페타시스(0.08%포인트) 등도 추가 매수 대상에 포함됐다.
반대로 호텔신라와 아모레퍼시픽 등은 비중을 줄였다. 호텔·레저업체인 호텔신라는 지난 13일 10만9319주가 매도 처리됐다. 작년 1~5월 꾸준히 주식을 매집해 지분을 2%포인트가량 키운 뒤 10개월 만의 첫 거래로, 국민연금 지분율은 기존 7.02%에서 6.75%로 낮아졌다.
한화비전도 정리 대상이었다. 지난 11~13일 3거래일간 6만4823주가 평균 7만9222원에 매도됐다. 한미약품의 경우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말 11.04%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3월 4~20일 매도·매수를 반복하며 지분율을 0.43%포인트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같은 기간 코스맥스, 네오위즈, F&F의 지분을 확대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지난 16일부로 코스맥스 주식 56만8570주를 보유해 지분율 5.01%를 신규 공시했다. 자본시장법상 국내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는 의무적으로 해당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코스맥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 기업으로, 국내외 주요 화장품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구조다.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이들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매출도 동반 상승하는 특성을 지닌다. 지난해 9월에는 싱가포르 정부도 코스맥스 지분 5.397% 보유를 공시한 바 있어, 글로벌 국부펀드의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으로 떠올랐다.
게임사 네오위즈와 패션기업 F&F도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지분 5% 이상 보유를 신규 공시한 종목이다. 네오위즈는 PC·콘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P의 거짓’과 웹보드 게임 ‘피망 뉴맞고’ 시리즈 등이 주요 매출원이며, 지난 1월에는 향후 3년간 실적 흐름과 관계없이 매년 최소 100억원씩 주주환원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주주환원 정책의 명확성이 해외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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