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선을 넘지’…27번째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카운트다운’

손미정 2026. 4. 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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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JIFF 29일부터 열흘간 여정
정준호·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 연임
혁신·파괴 조명…정형화 추세에 경종
안성기 특별전·변영주 ‘J 스페셜’ 등
지난 31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그간 영화제가 지켜 온 가치를 바탕으로 올해도 전주다운 작품과 프로그램으로 준비했습니다.”(민성욱 전주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

오는 29일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열흘간 여정의 막을 올린다. ‘우리는 늘 선을 넘지(Beyond the Frame)’란 슬로건으로 꾸며지는 이번 영화제는 54개국 237편의 공식 상영작과 함께하는 풍성한 축제의 장으로 마련하고 관객들을 맞는다.

올해 JIFF는 올 초 세상을 떠난 한국 영화계의 역사, 고(故) 안성기 특별전과 변영주 감독이 프로그래밍을 맡은 ‘J스페셜’ 등 이번 영화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특별전을 비롯해 유니버설 픽쳐스와 손잡은 전시와 이벤트, JIFF의 대표 프로그램인 ‘골목상영’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로 다채롭게 채워진다.

“가장 전주다운 작품 준비”…개막작 ‘나의 사적인 예술가’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정준호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3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축제 본연의 가치에 집중해 전주라는 도시의 공간성과 분위기를 살린 축제 경험을 강화할 것”이라며 “독립 영화인의 국제 교류의 장이자, 작품과 관객이 만나는 풍성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JIFF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란 슬로건을 앞세워, 혁신과 파괴를 망설이지 않은 과거 영화계의 ‘아방가르드 정신’을 재조명한다. 그 일환으로 마련된 60~70년대 ‘뉴욕 언더그라운드 특별전’과 ‘홍콩 아방가르드 특별전’ 등이 관객을 기다린다. 지난해 특별전으로 선보였던 ‘가능한 영화’ 섹션도 올해 공식 섹션으로 돌아온다. 제작의 다양성을 추구한 영화를 통해 ‘영화는 비싸고 접근하기 어려운 예술형식’이라는 관념을 부수겠다는 의도다.

안성기를 추모하는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도 이번 JIFF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안성기는 독립예술영화의 가까운 동료이기도 했다”면서 “그의 배우로서 덜 알려진 모습과 만나볼 수 있는 특별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난 31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올해 JIFF 개막작은 영화 ‘나의 사적인 예술가’다. 뉴욕영화제 위원장을 역임한 켄트 존슨 감독의 작품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된 바 있다. 영화는 수십 년 전 시인으로 뉴욕 예술계에서 활동했으나, 이제는 그 길을 포기한 한 남성을 통해 예술가들의 삶 뒤에 숨겨진 허영과 두려움을 비춘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케트 존스 감독은 영화와 비평, 영화제 분야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 인물”이라면서 “그의 신작과 함께 27번째 영화제의 문을 열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폐막작은 김현지 감독의 ‘남태령’이다. 12·3 사태 2주 후 벌어진 전봉준 투쟁단의 ‘남태령 대첩’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이 세대에 맞춘 재미있고 독특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미국 作·다큐 약진…스페셜 프로그래머에 변영주 감독
지난 3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정준호·민성욱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국제경쟁 부문에는 총 10편의 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70개국 421편이 출품된 가운데, 미국 작품의 약진이 돋보였다. 국제경쟁 후보작은 ▷‘송아지 인형’(감독 앙쿠르 후다) ▷‘크로노바이저’(잭 오언, 케빈 워커) ▷‘또 다른 여름의 꿈’(이레네 바르톨로메) ▷‘판타지’(이사벨 팔리아이) ▷‘이프 아이 고’(월터 톰프슨에르난데스) ▷‘미치유키 시간의 목소리’(나카오 히로미치) ▷‘서서히 사라지는 밤’(에세키엘 살리나스, 라미로 손시니) ▷‘6주 후’(샤클린 얀센) ▷‘돌과 깃털’(라그프 튀르크) ▷‘방문자’(비타우타스 카트쿠스) 등이다.

올해 한국 경쟁부문에는 다큐멘터리 영화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4편의 다큐멘터리 작품을 포함해 총 10편이 경쟁한다. 경쟁작은 ▷‘같은 계절을 보낸다는 건’(고승현) ▷‘공순이’(유소영) ▷‘시민오랑’(하시내) ▷‘음화’(오지현) ▷‘입춘’(최수빈) ▷‘잔인한 낙관’(신목야) ▷‘잠 못 이루는 밤’(소성섭) ▷‘키오아이’(김경계, 이정원) ▷‘회생’(김면우) ▷‘흘려보낸 여름’(이선연) 등이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에서 다큐멘터리 출품작이 많았다”면서 “경쟁에 선정된 다큐 작품 모두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쾌하고 섬세하게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제작·투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는 김용천 감독의 장편 데뷔작 ‘리틀 라이프’와 마르타 포피보다 감독의 ‘개인과 군중의 몸’ 등 한국과 해외작품 각 1편이 선정됐다.

지난 3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변영주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에는 영화 ‘발레교습소’(2004), ‘화차’(2012)의 변영주 감독이 선정됐다. 변 감독은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 오가와 신스케 감독의 ‘청년의 바다’(1966), 다르덴 형제의 ‘내일을 위한 시간’(2014), 그리고 감독 본인이 연출한 ‘낮은 목소리2’(1997), ‘화차’ 등과 함께 전주를 찾은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변 감독은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소감에 대해 “오랜만에 영화 촬영을 앞두고 있어 복귀의 엔진에 시동을 거는 느낌”이라면서 “열심히 전주에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영화는 ‘핫 미디어(Hot media)’가 아니다. 그런 만큼 영화제는 신규 유저를 늘리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다“면서 “전주를 시작으로 해서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서울독립영화제까지 신규 유저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극장에 대한 고민을 영화제가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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