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급유기 2차 사업 시동…또 강자들의 무덤 되나 [취재파일]
올해 최대의 무기 도입 사업이 슬슬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공중급유기 2차 사업입니다. KC-330 4대를 확보한 1차 사업에 이어, 이번에는 추가로 2대를 더 사들일 계획입니다. 1조 2천억 원 규모로 추정됩니다.
후보는 1차 사업과 똑같습니다.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 이스라엘 IAI의 3파전입니다. 기종도 1차 때처럼 보잉은 KC-46을, 에어버스는 KC-330을, IAI는 중고 B-767 개조 급유기를 내놓습니다. 올해 예산으로 300억 원이 배정됐고, 후반기에 사업이 공고될 예정입니다.
가격 자료 안 낸 보잉

특기할 점은 보잉은 가격 자료를 지금까지 안 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제출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잉 내부 사정에 정통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보잉 입장에서는 2대도 메리트가 없는데 1대 가격까지 적어 내라니까 아예 응하지 않았다", "2대라고 해도 보잉은 현재 확보한 수주 물량의 생산 일정이 빡빡해서 한국 공군용 급유기의 인도 시기를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슈 또 이슈, 에어버스

에어버스의 K330은 공중급유기 1차 사업의 승자입니다. 2차 사업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지만 후발주자 못지않은 핸디캡이 있습니다. K330은 A330 항공기를 개조한 기종인데 A330 가격이 워낙 비쌉니다. 게다가 몇 년 사이 몇 십% 더 올랐습니다. 지상장비와 관급장비를 포함해 K330 2대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2차 사업비 1조 2천억 원을 훨씬 상회한다고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읍니다.
홀가분한 IAI

상대적으로 이스라엘 IAI는 홀가분합니다. B-767 중고 기체를 골조만 빼고 새 구성품으로 완전히 개조해 공중급유기를 만드는 방식이라서 가격이 경쟁 기종의 반값입니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공통적으로 부담스러워 하는 가격의 벽으로부터 IAI는 자유롭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제정된 해외 도입 사업 시 국내 업체 협력 가점 제도도 IAI에게 유리합니다. IAI는 항공기 개조 및 유지, 보수를 대한항공과 공동으로 한다는 계획입니다. 반면 보잉, 에어버스와 같은 강자들은 애초에 도입국과 함께 일하는 것을 꺼립니다.
IAI의 약점도 있습니다. 한국 공군은 현재 운용하고 있는 에어버스의 KC-330이나 보잉의 KC-46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국내 업체 협력 가점 제도로 인해 공군이 좋아하는 보잉, 에어버스 등 메이저 업체들이 물 먹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공군의 심기가 불편합니다.
방사청이 공군의 심정을 백분 고려하면 보잉과 에어버스에게 기회가 생깁니다. 채점표에 찍힌 점수만 반영하면 IAI의 우세가 점쳐집니다. 방사청이 균형적 절충점을 찾아 실행하면 혼전이 예상됩니다. 방사청의 평가 기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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