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기본 점검만 114만원?’…‘오메가’ 찼다가 ‘오마이갓’[소비자 리포트]
시계 분해해서 점검·수리하는
주기적 ‘오버홀’ 100만원 훌쩍
사설 업체선 30만원이면 가능
日·홍콩에 ‘원정’ 땐 10~30% ↓
배터리 교체비도 ‘배보다 배꼽’
태그호이어 제품, 18만원 달해
‘불친절 응대’도 계속 도마올라
“구매 다음날 고장… 교환 불가”


“일생에 한 번이라고 생각하며 큰맘 먹고 구매한 명품 시계가 애물단지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한 번 구매했다고 끝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거액’의 관리비가 들어가더군요.”
직장인 박모(38) 씨는 수년 전 약 7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주고 구매한 스와치그룹의 유명 시계 브랜드 ‘오메가’ 시계 때문에 고민이 깊어졌다. 최근 오토매틱 시계(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기계식 시계)의 시간이 눈에 띄게 느려져 백화점 매장을 찾았더니, 오버홀(시계를 완전 분해해 점검·수리하는 서비스)을 권유하고선 기본 비용으로 114만 원을 안내했기 때문이다. 생활이 빠듯한 박 씨는 결국 선뜻 시계를 맡기지 못하고 매장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는 “품질력이 공인된 명품 시계를 오래 사용하면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주기적으로 오버홀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돈 먹는 하마’가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직장인 차모(43) 씨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산하 태그호이어의 300만 원대 쿼츠 시계(배터리 구동 방식 시계) 배터리를 교체하려다 기분만 상했다. 백화점 매장에서 배터리 교체 비용으로 18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차 씨는 “2∼3년 전에 비해 배터리 교체 비용이 두 배 이상 훌쩍 오른 것 같다”며 혀를 찼다.

국내에서 시계 애호가들이 늘면서 해외 고가 시계브랜드(이른바 명품 시계)들이 영역을 넓혀가는 가운데 최소 수백만 원에 이르는 이들 브랜드 제품이 정작 구매 뒤에도 상당한 유지·관리 비용으로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품 시계 브랜드들의 연례행사처럼 굳어진 과도한 ‘N차 인상’과 불친절한 고객 응대 등도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어, 막대한 수익을 올려주는 국내 소비자들이 오히려 홀대받고 있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문화일보가 국내 소비자들이 예물용 등으로 많이 구매하는 주요 명품 시계 브랜드들의 오버홀과 배터리 교체 비용을 살펴본 결과, 각각 기본 비용만 100만 원과 10만 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품 교체와 수리 등 추가 서비스를 받아야 할 경우와 스톱워치 기능이 추가돼 내부 부품이 다소 복잡한 크로노그래프 등 고급 모델을 서비스받는 경우에는 추가 비용 부담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버홀 비용도 매년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일본이나 홍콩 매장에서 ‘원정 서비스’를 받을 경우 10~30%가량 비용이 덜 들어간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고급 시계 대명사로 꼽히는 롤렉스의 경우 국내에서 ‘데이트저스트’ 모델 오버홀 비용으로 기본 120만∼130만 원을 책정했다. 서울 시내 한 매장 관계자는 “다만 이는 최소 비용으로 부품 교체 등이 필요할 경우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오메가는 입문 모델인 ‘씨마스터 다이버 300’ 오버홀 비용으로 114만 원을, 일부 쿼츠 모델 배터리 교체비로 7만 원을 받았다. 최근 오버홀을 받았다는 한 소비자는 “폴리싱(표면에 윤을 내는 연마작업) 서비스까지 받았더니 약 130만 원이나 청구됐다”며 “짧게는 3∼4년, 길게는 6∼7년마다 오버홀을 받아야 한다는데, 앞으로 시계값보다 관리·유지비가 더 나오게 생겼다”고 푸념했다. 이 외 까르띠에는 주력 모델 ‘산토스’ 오버홀 비용으로 70만∼80만 원을, 일부 쿼츠 모델 배터리 교체비로 9만8000원을 책정했다. 태그호이어는 오버홀(까레라)과 배터리 교체(포뮬러1) 비용이 각각 75만 원, 18만 원에 달했다.
반면 명품 시계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사설 업체에선 오버홀과 배터리 교체 비용이 훨씬 저렴했다. 서울 시내 한 유명 업체는 기본 비용이 오버홀은 30만 원, 배터리 교체는 3만 원이라고 안내했다. 각각 롤렉스 대비 4분의 1, 태그호이어 대비 6분의 1 수준이다. 사설 업체 관계자는 “명품 본사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믿고 맡겨도 된다”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한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정식 센터 서비스를 권장하는 이유는 사설 업체는 외부 반출이 금지된 정식 부품을 쓰지 못하고, 정식 서비스 시 발효되는 2년 보증기간 혜택도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쿼츠 상품 배터리 교체의 경우 단순히 배터리 교체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방수 관련 소모품 교체도 기본 서비스로 제공하게 되면서 전보다 가격이 오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 시계 브랜드들의 소비자 대응 태도 등도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약 20만 명의 시계 애호가들이 가입한 한 유명 온라인 카페에는 이 같은 브랜드들을 성토하는 게시글들이 쇄도하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불가리 시계를 구매한 바로 다음 날 오전 시계가 멈췄는데, 절대 교환·환불 불가라는 답을 들었다”며 “당시 매장 관계자가 고압적으로 응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억울해서 잠도 설쳤다”고 토로했다. 다른 이용자도 같은 브랜드를 거론하며 “오버홀 한 지 1년도 안 된 제품에 습기가 차 황당했는데, 매장 측에서 무조건 고객 과실이라고 주장하며 170만 원을 내고 수리를 받으라고 해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최근 까르띠에 매장을 찾았다는 임모(43) 씨는 “매장 측에서 전화로는 원하는 모델 보유 여부를 알려줄 수 없다고 하며 무조건 직접 방문 확인만을 요청해 황당했다”며 “경기 동탄에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까지 2시간 넘는 거리를 수차례 왕복했음에도 매장에 재고가 없어 결국 원하는 모델을 구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준영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나도 받겠지?’ 정부 “고유가 지원금 4월 말부터 지급 전망”…소득하위 70%가 기준
- [속보]미국, 이란 이스파한 지역 탄약고에 907㎏ 벙커버스터 투하…WSJ 보도
- [속보]“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이란에 있다” 러시아 대사
- “나도 받겠지? 고유가지원금 ‘소득하위 70%’ 기준
- “드론 단돈 1500만원”… 방산업계 저가형 요격미사일 개발 잇따라 착수
- “우리 엄마도 나한테 이렇게 안 붙는데…” 비행기 옆자리 ‘쩍벌’ 논란
- “방청소 알바 구함” 10대女에 허벅지 마사지 요구 男
- [이슈]‘한국인 많이 가는 곳인데 벽 틈새로 눈이?’…여성 투숙객 폭로
- ‘대구 캐리어 50대 여성 시신’ 사건 관련, 20대 딸·사위 긴급체포
- 상의 벗고 난동 문신男, 울산경찰 업어치기 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