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태국에 노브랜드 1호점…필리핀 철수 후 동남아 재편 승부수
이마트 노브랜드, 10년간 매출 60배 성장
해외서 추가 성장동력 확보 과제

[대한경제=문수아 기자]이마트의 초저가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가 태국에 상륙했다. 수익성이 낮은 시장은 과감히 접고 핵심 상권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동남아 포트폴리오 재편의 첫 단추다.
이마트는 31일 방콕의 랜드마크 쇼핑몰 ‘센트럴 방나’에 노브랜드 태국 1호점(약 255㎡ㆍ77평)을 연다고 밝혔다. 태국 최대 유통기업 센트럴그룹 산하 ‘센트럴 푸드 리테일’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약 8개월 만에 매장을 낸 것이다. 국내 유통업체가 태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출점한 첫 사례다.
태국 1호점은 ‘K-식문화 체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체 상품 약 2300여개 중 3분의 2인 1500여 개를 한국 상품으로 채웠다. 노브랜드 해외 매장 가운데 한국 상품 비중이 가장 높다. 매장 면적의 27%(21평)를 떡볶이ㆍ어묵ㆍ김밥ㆍ치킨 등 즉석조리(델리) 공간으로 구성한 점도 차별화 요소다. 1호점이 자리한 방나 지역은 고소득 중산층과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구매력 있는 상권이다.
태국 진출은 필리핀 철수와 맞물린 전략적 선택이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2019년 현지 유통기업 ‘로빈슨스 리테일’과 손잡고 필리핀에 진출했으나, 7년 만인 지난 26일 전면 철수를 발표했다. 남은 11개 매장은 6월 말까지 모두 문을 닫는다. 현지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며 현지화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노브랜드의 동남아 거점은 태국(1개점)ㆍ라오스(4개점) 중심으로 재편됐다. 라오스는 2024년 12월 1호점 오픈 후 4호점까지 빠르게 확장하며 안착했다는 평가다. 1호점에서 스낵류 판매가 늘어나는데 맞춰 4호점에는 관련 공간을 두 배로 키우는 등 현지 시장 데이터가 쌓이면서다. 베트남(3개점)과 몽골(4개점)은 숍인숍 형태로 유지 중이다.
이마트가 해외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국내 성장세 둔화가 있다. 노브랜드는 2015년 매출 234억원에서 2020년 1조원을 돌파하며 10년간 약 60배 성장했지만, 최근 2년은 증가 폭이 뚜렷이 둔화했다. 2024년 매출은 1조3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0.7%에 그쳤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도 올해 주주총회에서 “신규 국가 진출과 기진출 4개국 출점 확대를 통해 전년 대비 20% 이상의 외형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영석 이마트 해외사업담당은 “태국 노브랜드 1호점은 단순한 매장 출점을 넘어 K-유통의 우수성을 동남아 전역에 알리는 전략적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마트는 해외사업 다각화를 통해 노브랜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글로벌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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