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단타에 맛 들인 개미들…코인시장선 계속 빠져나간다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4. 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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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리서치 9개국 리테일 분석
“잠재 고객을 잡아라” 거래소 비상
韓 코인거래 세계 2위…열기는 식어
전통금융 진입 앞, 거래소 차별화 시급

지난 2024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가상자산 시장에 대규모 기관 자금이 쏟아지며 전통 금융과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장의 기반이 되는 개인 투자자 이용자들의 거래 규모와 수는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신규 유입을 견인했던 알트코인의 변동성이 줄어들며, 현재는 기존 이용자들만 남아 거래를 이어가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시선은 아시아의 ‘크립토 큐리어스(잠재적 투자자)’를 향하고 있다. 이들은 가상자산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투자하지 않은 수천만 명 단위의 잠재 고객층을 뜻한다.

1일 타이거리서치의 ‘아시아 9개국 리테일 투자자 환경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진입을 가로막는 주요 장벽은 단순한 가격 변동성이 아닌 규제 불확실성, 보안 리스크, 세금 부담, 접근성, 그리고 부정적 사회 인식 등 5가지로 압축된다.

◆ 韓 ‘거래량 2위’ 무색한 이탈…日·홍콩은 ‘규제 모순’
한·일·홍콩 동북아 3개국 가상자산 리테일 투자 환경 비교표. 3개국 모두 관련 제도를 빠르게 정비하고 있으나 투기성 짙은 한국과 실용성 중심의 일본, 기관 중심의 홍콩 등 국가별 시장 성격과 진입장벽이 상이하게 나타난다. [자료 = 타이거리서치]
아시아 국가들은 저마다 다른 형태의 진입장벽을 안고 있다. 2025년 하반기 기준 한국은 원화 거래량이 약 6630억달러로 세계 2위를 기록할 만큼 활발한 시장이다.

전체 인구의 21.53%에 달하는 1113만명이 거래 가능한 이용자로 집계됐다. 그러나 일평균 거래 규모와 원화 예치금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더 나은 수익률을 좇아 주식 시장이나 해외 거래소로 이동 중이다.

내년에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 역시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가상자산 개인 투자자들에게 2027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대해 연 250만원 공제 후 22%(지방세 포함)의 세율로 기타소득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다만 보고서는 한국이 이미 갖춰진 인프라 위에서 잠재적 투자자의 진입이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2014년 마운트곡스 해킹 사태의 교훈으로 자산 분리 보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망을 구축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수익에 최대 55%의 잡소득 세율을 매기는 과도한 세금 탓에 신규 유입이 정체되어 있다. 독특하게도 일본 거래소 매수 금액 중 리플(XRP)이 비트코인의 4.6배에 달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홍콩은 가상자산 규제, 높은 보안 기준, 무과세 등 3박자를 완벽히 갖췄다. 그러나 인가받은 플랫폼의 서비스 대상이 자산 800만 홍콩달러(약 13억원) 이상의 전문 투자자로 제한되어 있어 일반 리테일 투자자의 접근성은 매우 떨어진다.

◆ 실사용 앞선 동남아, ‘제도화 속도전’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 가상자산 규제 및 투자 환경 비교표.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제도권 편입을 시도하는 반면, 베트남과 필리핀은 일상생활 속 채택이 규제 정비 속도를 앞지르는 등 국가별 편차가 크다. [자료 = 타이거리서치]
동남아시아는 국가별 온도 차가 더욱 뚜렷하다. 싱가포르는 제도적 장벽을 거의 다 해결했음에도 인지자의 65%가 시장 변동성과 보안을 우려해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다.

반면 태국은 정부가 나서서 5년간 개인소득세를 면제하고 기관 자금 경로를 여는 등 파격적인 시장 육성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가상자산을 단순 상품이 아닌 ‘디지털금융자산’으로 격상시켜 금융감독원(OJK) 관할로 이관하며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게임(P2E)과 송금 등 실생활에서 가상자산 채택이 먼저 이루어지고 제도가 이를 뒤따라가는 형태를 띤다. 베트남은 국회를 통해 디지털 자산을 민법상 재산으로 공식 인정했으며 필리핀은 실사용은 활발하나 당국의 라이선스 발급 동결 등으로 보안 리스크에 취약한 상태다.

◆ ETF 시대, 거래소의 생존 해법은 ‘투명성·현지화’
글로벌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보안 및 투명성 체계 비교표. ‘크립토 큐리어스(잠재 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주요 거래소들은 월별 준비금 증명(PoR) 공개와 투자자 보호 기금 운영을 업계 표준으로 삼고 있다. [자료 = 타이거리서치]
결국 거래소들이 굳게 닫힌 잠재적 투자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선 각국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수적이다.

각국의 라이선스를 확보해 규제 테두리 안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또한 MPC 기술이나 제3자 커스터디 솔루션을 활용한 철저한 보안 체계 구축과 준비금 증명(PoR) 공개를 통한 투명성 입증이 기본값으로 자리 잡았다.

언어와 규제가 제각각인 아시아 특성을 고려할 때 자국 언어 지원과 법정화폐 연동 등 현지화와 맞춤형 투자자 교육도 거래소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전통 금융권이 비트코인 현물 ETF 등을 통해 익숙한 경험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다가올 상승장을 대비해 거래소들은 온체인 경험, 다양한 토큰 등 전통 금융이 주지 못하는 가상자산만의 고유한 가치를 투자자들에게 증명해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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