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정당 "안 돼", 시민들은 “올릴 때 됐지”…광주 대중교통 요금 인상 온도차
진보당·경실련 등 논평 내고 “시민 부담 안 돼” 반발
정작 시민들은 ‘무덤덤’…타 시·도보다 낮은 요금 원인
광주 ‘G-패스’로 고령층·청소년 부담 적은 것도 영향

광주지역 대중교통 요금이 연달아 인상되면서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로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요금 인상이 서민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은 비교적 요금 인상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보여 대조를 이룬다. 광주시 공공요금이 타 시·도 대비 턱없이 낮은 데 더해 ‘광주 G -패스’ 도입으로 요금 부담이 낮아지면서 시민들의 수용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시내버스 요금 인상에 이어 도시철도 요금 조정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이르면 6월 1일부터 광주 대중교통(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을 순차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현재 1천250원(성인 교통카드 기준)에서 1천500원으로 250원(20%) 올리는 안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적자가 지난해 1천400억원에 이르면서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시철도 운영사인 광주교통공사의 운임 손실도 매해 커지고 있다. 광주교통공사 1인당 표준 운송 원가는 7천원대에 달한다. 그에 반해 대중교통 요금은 2016년 이후로 10년째 동결 상태다. 다만, 미국-이란 전쟁에 따라 유가가 치솟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 시기는 다소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시간 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억제돼 온 공공요금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재정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에서 반발이 나왔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주경실련)은 지난 30일 성명서를 내고 “광주시가 도시철도 요금 인상 방안을 시의회에 제출하며 시민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경실련은 “10년간 동결된 요금의 현실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선 지난 19일에도 광주경실련은 성명서를 내고 “버스 요금 인상 이전에 구조 개혁이 먼저”라며 광주시의 요금 인상 추진을 규탄했다. 재정 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도 부정적 입장이 나온다. 이종욱 진보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지난 12일 “시내버스 요금 인상 절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무조건 반대가 아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후 교통 체계를 재설계한 뒤 재논의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반발에도 불과하고 시민 반응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광주지역 대중교통 요금이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10년 간 물가가 크게 오르는 동안 대중교통 요금이 동결됐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시민들은 “2016년 최저임금 6천원에서 현재 1만원이 넘게 오르는 동안 한 번도 안 올리다가 이번에 250원 올리는 것이니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 “부산, 서울 가보니 광주가 싸긴 했다”, “전국에서 제일 저렴했으니 투덜되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공요금 인상을 두고 긍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건 이례적이다. 실제 현재 광주시 대중교통 요금은 특·광역시 중 가장 낮다. 서울·인천·대구·대전은 1천500원, 부산은 1천550원 수준으로, 그마저도 인상을 추진 중이다.
이같은 시민들의 여론에는 광주시가 시행 중인 통합교통 할인정책 ‘G-패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G-패스는 어린이는 무료, 청소년은 50% 할인 요금을 제공한다. 성인일 경우 20%를 환급하되 청년과 어르신, 저소득층에는 최대 64%를 환급한다. 교통 취약 계층은 물론 성인까지 요금 할인 또는 무료 이용 혜택을 받고 있어 체감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손희정 광주녹색구매지원센터장(전 광주시 물가대책위원 부위원장)은 “대중교통 요금도 적정 요금이 뒷받침돼야 설비 투자나 운영하는 사람들의 복지도 챙길 수 있는 것”이라며 “어느 정도 현실적인 인상을 통해 시민에게 서비스로 돌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간혹 지자체장이나 정치인들이 공공요금 동결을 치적으로 홍보하는데 현실적인 인상을 통해 시민에게 환원하는 생산적인 논의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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