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톡커] 국민 은퇴자금으로 돌려막는 사모신용 현금난

뉴욕=윤경환 특파원 2026. 4.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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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81>
사모대출, 환매 쇄도에 전쟁發 금리 상승 부담
운용사들, 개미들 요청 현금 구하러 동분서주
SEC “심사 제대로 하라”...재무부도 정기회의
美정부, 결국 퇴직연금에 대체자산 투자 개방
“월가 로비 승리”...파월 “시스템 위기는 아냐”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클리프워터의 창업자 스티븐 네스빗 최고경영자(CEO). 네스빗 CEO는 최근 그의 아들 블레이크 네스빗 최고투자책임자(CIO)와 함께 사모대출 펀드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한 현금 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클리프워터

최근 미국 월가에 사모대출 부실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퇴직연금에도 관련 시장에 진출할 길을 열어줬다. 개인투자자들의 사모대출 펀드 환매 요청이 잇따르면서 현금 압박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일종의 고육지책을 꺼낸 셈이다. 월가의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행정부에 로비를 펼친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확정기여형(DC형) 제도인 ‘401k’를 비롯한 퇴직연금은 비교적 안정성이 우선시되는 보수적인 자금이라는 점에서 사모대출 시장 안정화에 실제 기여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또 투자 대상 기업의 파산, 인공지능(AI)의 업종 대체 등으로 사모대출 펀드 수익률이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체 민간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월가의 금융 시스템 자체를 흔들 사안까지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모대출, 손실에 환매 요청 쇄도까지...이란 전쟁 따른 차입 금리 상승도 부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월 21일(현지 시간) 블랙스톤의 비상장 사모대출 펀드인 ‘BCRED’가 2월에 0.4%의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BCRED가 월간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던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대출 대상인 고객 경험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메달리아의 성장 부진이 성과에 특히 악영향을 줬다. 블랙스톤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메달리아에 대한 대출 가치를 2024년 말 원금 1달러당 94센트에서 지난해 말 78센트로 낮췄다. 대출 자산의 가치가 1년 사이 16%나 떨어진 셈이다.

BCRED 펀드는 이달 초 자산의 7.9%에 해당하는 환매 신청을 수용해 주목받은 상품이다. 당시 투자자의 환매 요청 액수는 총 38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에 달했다. BCRED의 운용 자산 규모는 480억 달러(약 72조 원)로 블랙스톤의 전체 수수료 수입에서 13%의 비중을 차지한다. FT는 “3년 이상 플러스 수익률을 이어 온 BCRED가 무너진 것은 2조 달러(약 3000조 원) 규모의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에 구조적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며 “AI의 발전은 기업용 소프트웨어(SW) 회사의 장기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부유층의 사모펀드 상환 요구가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사모대출 펀드와 관련해서는 공시 내용이 너무 복잡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각 펀드의 공시 내용이 너무 난해한 점도 투자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짚었다. WSJ은 구체적으로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클리프워터의 기업대출 펀드가 최신 분기 보고서에 3600개 이상의 보유 자산 회사 이름을 알아보기 힘들게 나열했다고 꼬집었다. 이 펀드는 나아가 사모대출 상품 아레스 펀드를 보유하면서 지난해 6월 30일에 청산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알렸다가 갑자기 그 이후에도 존속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아레스 펀드가 왜 청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클리프워터는 심지어 아레스 펀드의 가치가 매분기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앞서 클리프워터의 기업대출 펀드는 올 1분기 순자산가치(NAV)의 14%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을 받고 7%만 돌려주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같은 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점도 사모대출 투자 대상 기업들의 차입 부담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자체도 기업 경영에 부담이지만 이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도 현금 흐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들에 전반적인 부담이 늘어나면서 투자 적격 등급 이상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차이)는 올 저점인 1월 22일 0.71%포인트에서 이달 19일 0.88%포인트로 0.17%포인트나 상승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사모대출 펀드들이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업대출의 담보 가치를 최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미국의 스톤릿지자산운용은 핀테크 업체들이 집행한 소비자·소상공인 대출을 기초로 한 펀드 ‘LENDX’에 대해 환매 요청이 너무 빗발치자 요청액의 11%만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운용사들, 돈 돌려줄 현금 구하러 동분서주...월가 거물들도 “금융위기 냄새”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사모대출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자 환매 요청에 대응하지 못하는 펀드들도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3일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아폴로 부채 솔루션스’ 사모대출 펀드가 이전 분기에 순자산가치의 11.2%에 해당하는 17억 달러 규모의 환매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이를 모두 돌려주지 않고 정관상 한도인 5%에 대해서만 환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아폴로 부채 솔루션스는 만기 없이 미국의 비상장 대기업에 대출 투자를 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다. 이 펀드의 순자산은 2월 말 기준으로 151억 달러(약 22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뿐 아니라 블랙스톤·블루아울·아레스매니지먼트 등의 사모대출 펀드에도 최근 대규모 환매 요청이 쇄도했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클리프워터의 창업자 스티븐 네스빗 CEO와 그의 아들 블레이크 네스빗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최근 환매를 위한 현금 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클리프워터는 약 10억 달러 규모의 사모대출 물량을 처분하기 위해 몇 개월째 시장을 떠도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모대출 시장의 상승세를 타고 올랐던 네스빗 부자(父子)가 하락장에서 거세게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클리프워터의 주력 상품은 4000개 이상의 대출 채권을 보유하고 있고 포트폴리오의 약 4분의 1은 AI의 위협을 받는 정보기술(IT) 분야”라며 “클리프워터가 환매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현금 확보에 질주하면 자산가치 하락의 악순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시장에서 경고음이 잇따르자 월가 거물들도 앞다퉈 우려를 쏟고 있다. 미국 대형 IB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20일 연례 보고서 서한에서 “신용 사이클이 사라진 게(repealed)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걱정했다. 경기에 이상 신호가 뜨면 대출 부실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솔로몬 CEO는 “최근 몇 주간 사모대출과 관련해 대출 심사의 질,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위험 노출도 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며 “다양한 위험자산에 걸친 시장 변동성 확대,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 AI 분야에 대한 자본 집중 심화는 한층 더 철저한 위험 관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골드만삭스 CEO도 최근 시타델증권 주최 행사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며 “나는 폭풍이 다가오는 것을 못 느끼지만 울타리 안의 말들은 날뛰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15일 WSJ에 따르면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존 지토 자산운용 부문 공동대표도 2월 말 UBS 투자자들과 비공개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사모펀드에 인수된 소규모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가 입수한 녹음본에서 지토 대표는 “2018~2022년 인수된 대부분의 기업들은 (실제보다) 훨씬 높은 평가액으로 거래됐기에 걱정된다”며 “평범한 중소형 소프트웨어 회사에 신용대출을 하면 1달러당 20~40센트 정도만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인 돈으로 좀비 기업 투자하다 부메랑...美SEC “대출 심사 제대로 하는 것 맞나”

미국 워싱턴DC 증권거래위원회(SEC). 로이터연합뉴스
사모대출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출 장벽을 높인 은행을 대신해 16년간 급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들은 운용자금 규모를 무리하게 키우기 위해 이른바 ‘코브라이트(재무조항 완화형)’ 대출 조건을 경쟁적으로 내걸면서 기업의 부실을 펀드가 떠안는 구조를 만들었다. 과거 대형 우량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나 활용하던 특혜성 조건을 신용이 불확실한 비상장 중견기업 대출 시장에도 확대 적용한 것이다. 사모펀드들은 나아가 현금 여력이 없는 좀비 기업들에 이자를 주식이나 채권으로 대신 갚을 수 있게 하는 PIK 대출 방식까지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사모대출 시장 전체에서 5.2%를 차지했던 PIK 대출 비중은 지난해 4분기 11.0%까지 올라갔다.

사모대출 시장은 여기에 개인 투자자금까지 무분별하게 유치하며 환매 위기를 자초했다. 애초 사모대출은 기관투자가들만의 장기 투자용 폐쇄형 시장이었는데,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초저금리 환경이 조성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부터 사모펀드들이 일반 개인에게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사모펀드들은 일반인들에게는 급전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분기별로 순자산가치의 5% 정도를 환매할 수 있는 준유동성 상품을 남발했다.

이 상태로 규모만 키우던 사모대출 시장은 지난해 9~10월 자동차 부품 대기업 퍼스트브랜즈와 비우량 자동차담보대출 업체 트라이컬러·프리마렌드가 잇따라 파산 신청을 한 뒤부터 새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지목받기 시작했다. 이어 올 1월 12일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워크’가 출시된 뒤부터는 주요 투자 대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줄줄이 AI 모델에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받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3월 24일 소형 신용평가사 이건존스가 새 자산군을 평가하기 위해 제출한 신청서를 두고 “등급을 산출하기 위한 재무적·관리적 자원의 적절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SEC는 이 같은 의문이 위원회가 이용할 수 있는 기타 비공개 정보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FT에 따르면 현재 규제 당국은 현재 월가 경영진이나 기업들이 사모대출의 평가를 더 높게 받기 위해 평가사를 쇼핑하듯 선택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건존스는 가족 경영 체제의 회사로 지난해 말 기준 약 20명의 애널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의존하는 수천 건의 사모대출에 등급을 부여하는 일이 주 사업으로 삼는다. 이건존스 측은 “발행사가 평가 수수료를 지급하는 다른 신용평가사와 달리 우리는 주로 투자자가 비용을 지불하기에 독립성이 보장된다”고 반박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3일 대형 사모펀드 업체인 KKR의 ‘FS KKR 캐피털’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B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FS KKR 캐피털의 지속적인 자산 건전성 문제를 반영했다”고 조정 사유를 밝혔다. FS KKR은 투자회사 KKR이 운용하는 뉴욕 증시 상장 BDC다. 주로 미국의 중견기업을 상대로 사모대출을 제공한다. 월가의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같은 날 “내 경험의 절반만큼이라도 시장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투자자들이 다음번에는 3월보다 훨씬 더 많은 환매를 요구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사모대출 시장의 위기와 관련해 올 2분기부터 보험 규제 당국과 정기 회의도 갖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2월 댈러스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개인투자자도 401k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사모신용 자산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부실한 자산이 개인 계좌로 넘어오는 ‘쓰레기 하차장(dumping ground)’이 되도록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 결국 퇴직연금 사업자에도 대체자산 투자 길 터줘...“월가 로비의 승리”

환매 요청
투자 심리가 악화한 상황에서 설상가상 이란 전쟁까지 겹치자 트럼프 행정부는 사모대출 시장에 특단의 대책을 내렸다. 30일 WSJ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이날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가 사모대출 펀드를 비롯한 대체자산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규정안을 발표했다. 규정안은 퇴직연금 수탁자가 투자 상품을 선택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면책 조항인 ‘세이프 하버’ 요건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수탁자는 펀드 성과, 유동성, 수수료, 자산 가치 평가, 추종 지수(벤치마크), 상품 구조의 복잡성 등 6개 항목에 대한 검토를 마친 뒤 세이프 하버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401k 수탁자가 기존 주식·채권뿐 아니라 가상화폐와 부동산, 원자재 등 대체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이미 서명한 바 있다. 로리 차베스 디레머 미국 노동부 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규정안은 퇴직연금 운용사들에 최근의 투자 환경을 잘 반영하는 상품들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은 이전에도 401k와 같은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일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규정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운용사들이 퇴직연금용 상품을 출시하기 꺼려했을 뿐이다. 세이프 하버 요건을 충족했다고 해서 법적 책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소송 위험을 줄일 수는 있다. WSJ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퇴직연금 시장 적립금은 총 14조 2000억 달러(약 2경 1500조 원)에 달한다.

401k 산업을 대표하는 미국은퇴협회(AEA)의 브라이언 그래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규정안은 401k의 사모대출, 가상화폐 투자를 기존 주식·채권과 동일하게 취급하도록 의도됐다”고 진단했다. WSJ은 “이번 규정안은 고비용 대체투자 상품을 퇴직연금 시장에 편입시키기 위해 로비를 벌인 월가 금융사들의 승리”라며 “일부 사모대출 펀드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등 시장이 혼란에 빠진 상황이라 규정안 발표의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관건은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과연 사모대출과 같은 위험 대체자산에 자금을 서둘러 투자할지 여부다. 자금의 보수적 성격을 감안하면 부실 우려가 부각된 사모대출에 퇴직연금의 돈이 당장 유입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TD 코웬의 자렛 세이버그 애널리스트는 “법원이 이 규정안을 토대로 운용사를 소송에서 보호해준다는 점을 확인하기 전까지 수탁자들이 401k 계좌에 대체자산 상품을 포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 규정안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문사 리톨츠 웰스의 조쉬 브라운 CEO는 “일반적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는 대체자산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며 “401k 투자자들은 대체자산 투자에 접근권을 갖더라도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구매력이 없기에 터무니없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짚었다.

보수적 자금 실제 시장 유입될지는 의문...파월 “시스템 위기는 아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0일(현지 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하버드대에서 열린 경제학 원론 수업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모대출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그나마 투자자들을 안심케 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파월 의장은 3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하버드대에서 가진 경제학 원론 수업 강연에서 사모대출 시장 문제를 거론하고 “문제의 징후를 주시하고 있지만 현재 금융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킬 문제는 없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사람들이 돈을 잃는 일은 있겠지만 더 광범위한 시스템적인 문제로 발전할 여지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사모대출은 민간 자산에서 비교적 작은 부분이고 연준과 규제 당국 모두 이 문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사모대출 문제가 은행 부문으로 전이되는 게 아니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도 “현재 은행 시스템과의 연관성은 찾을 수 없다”며 “규제 당국이 은행의 위험 노출도를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높기에 그 여파를 당장 통화정책에 반영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란 전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직면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며 “경제적 효과가 어떨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우리 정책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다리며 지켜보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며 “에너지 공급 중단 여파는 보통 단기적이지만 통화정책의 영향은 이를 실시간으로 상쇄하기에 너무 느리게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는 단숨에 꺾였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3.50~3.75%에서 더 높일 확률을 29일 24.6%에서 30일 3.1%로 낮췄다. 대신 연준이 연중 내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72.4%에서 83.5%로 높였다.

파월 의장이 금융위기 확산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지만, 사모대출 문제가 당분간 뉴욕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될 확률은 여전히 낮지 않은 상태다. 지금 당장은 이란 전쟁 여파에 가려졌지만, 추후 종전이 될 경우 AI 열풍·거품론과 함께 재차 조명을 받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동향을 계속 주시는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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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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