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봄나들이객 잡아라”…호텔업계, 테마룸·피크닉·미식체험 패키지 봇물
신라 ‘팔선’ 정통 광둥식 재해석·조선 팰리스, 세계적 파티시에 협업…미식 콘텐츠 차별화

본격적인 봄나들이 시즌이 시작되면서 호텔업계가 단순 객실 판매를 넘어 ‘체험형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기 게임과 캐릭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테마 객실과 패키지, 여기에 고급 미식 콘텐츠를 결합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호텔의 역할이 ‘숙박 공간’에서 ‘경험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텔 상품은 단순히 머무는 기능을 넘어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e스포츠 관람, 캐릭터 체험, 미식 프로그램, 웰니스 요소 등을 결합한 복합형 패키지가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먼저 도심에 자리잡은 럭셔리 호텔들은 글로벌 팬덤을 겨냥한 콘텐츠로 차별화에 나섰다. 더 플라자는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팬을 위한 ‘비욘드 더 챌린지 위드 HLE’ 패키지를 선보이며 e스포츠와 호캉스를 결합했다.
이 패키지는 객실 숙박과 함께 LCK 정규 시즌 경기 티켓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 직관과 숙박, 서울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고객 비중이 크게 늘었다. 실제 외국인 이용객 비중은 2024년 약 83%에서 2025년 92%까지 상승하며 K-콘텐츠 기반 관광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호텔의 입지 또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더 플라자는 LCK 경기장이 위치한 롤파크와 도보권에 있으며, 명동·광화문·덕수궁 등 주요 관광지와 인접해 경기 관람 이후 관광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을 제공한다. 여기에 외국인 맞춤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더해 체류 만족도를 높였다.
패키지는 디럭스룸 1박과 2026 LCK 정규 시즌 경기 티켓 2매로 구성된다. 4월 1일부터 7월까지 경기 일정에 맞춰 이용 가능하며 해당 기간 총 26경기가 예정됐다.

게임 IP 협업은 더욱 확장되는 추세다. 레스케이프 서울은 글로벌 게임사와 손잡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테마룸을 선보이며 몰입형 경험을 강화했다. 게임 속 세계관을 현실 공간으로 구현한 객실은 단순한 장식 수준을 넘어, 실제 플레이가 가능한 PC존과 전용 굿즈까지 포함해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게임 속 세계를 현실로 옮기는’ 시도는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호텔이 콘텐츠 산업과 결합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캐릭터 IP를 활용한 가족형 패키지도 확대되고 있다. 그랜드 조선 부산은 인기 캐릭터 ‘다이노탱’과 협업해 스토리텔링을 강화한 객실 패키지를 선보였으며,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완구 브랜드와 협력해 ‘바비 콘셉트 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바비 콘셉트 룸은 어린이 고객이 직접 드레스를 입고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돼 ‘놀이형 숙박’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제시한다. 이는 단순 숙박을 넘어 교육·체험 요소까지 결합한 상품으로 가족 단위 고객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드래곤시티 역시 캐릭터 테마 객실을 통해 ‘키캉스(키즈+호캉스)’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객실은 아이뿐 아니라 성인 팬층까지 아우르며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이러한 IP 협업이 단순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 경험 확장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객이 호텔에서 머무르는 시간 동안 브랜드를 체험하고, 이후에도 굿즈 등을 통해 경험을 이어가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미식 콘텐츠 강화도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부대시설로 인식되던 호텔 레스토랑이 이제는 방문 목적 자체가 되는 ‘목적형 콘텐츠’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은 정통 광둥식 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코스 메뉴 ‘에디션 8’을 선보이며 미식 경쟁에 불을 지폈다.
‘에디션 8’은 총 8가지 요리로 구성된 코스 메뉴로, 제철 식재료와 고급 식재료를 결합해 완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활 크레이피시와 성게를 활용한 냉채를 시작으로 건부레찜, 캐비어를 곁들인 랍스터 창펀 등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메뉴들이 이어진다.
특히 창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리는 바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구현하며 시각적 완성도까지 더해 ‘경험형 요리’로서의 가치를 강조한다. 팔선은 계절에 따라 메뉴를 지속적으로 변경해 고객에게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 한화푸드테크는 63빌딩 고층부 레스토랑을 ‘63 스카이라인 다이닝(63 Skyline Dining)’으로 새롭게 재단장해 이달 27일 오픈했다.
한화문화재단은 오는 6월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을 앞두고 있다. 63빌딩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시점에 맞춰 진행된 이번 리뉴얼은 향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문화, 관광 수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일환이다. 단순 식사 공간에서 벗어나 △파인 다이닝 △이벤트 기획 △한강 조망을 결합한 복합 F&B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골자로 한다.
63 스카이라인 다이닝이 들어서는 63빌딩은 서울 도심과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명소다. 레스토랑 4곳은 기존 메뉴 구성을 개편하고 주류 리스트를 강화하는 등 15년 만에 리뉴얼됐다.

대상은 △워킹온더클라우드(Walking on the Cloud) △터치더스카이(Touch the Sky) △슈치쿠(Shuchiku) △백리향(百里香)이다.
‘터치더스카이’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컨템포러리 다이닝 중심으로 운영된다. 전 미슐랭 1스타 ‘무오키’ 시니어 수셰프 출신이자 ‘도멘 청담’ 총괄 셰프였던 박진우 브랜드 오너가 주방을 이끈다.
‘슈치쿠’는 제철 해산물을 앞세운 프리미엄 와쇼쿠 다이닝을 선보인다. 스시 오마카세 프라이빗 룸, 갓포 카운터 등 좌석 형태에 따라 다른 방식의 식사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1985년 문을 연 ‘백리향’은 40년 이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통 중식 요리와 차(Tea) 페어링, 중국 명주 셀렉션을 갖췄다. 대표 코스 ‘천향’을 비롯해 활 랍스터, 건해삼 등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가 주요 메뉴로 꼽힌다.
외식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한 고객에게는 웰컴 드링크를 제공한다. 각 레스토랑별 인기 코스 메뉴 20% 할인 프로모션이 적용되며 테이블당 와인 또는 위스키 1병 무료 반입도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63 스카이라인 다이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디저트 분야에서도 글로벌 협업이 활발하다.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은 세계적인 파티시에 프랑수아 페레와 협업해 프렌치 디저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프랑수아 페레는 프랑스 리츠 파리에서 활동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셰프로, 클래식한 프렌치 디저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협업은 그의 디저트 철학을 국내 호텔에서 구현한 사례다.
애프터눈 티 세트는 프랑스의 ‘르 구떼’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됐으며, 마들렌·마블 케이크·플로랑탱 등 정통 구움과자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진한 초콜릿 음료를 더해 프랑스식 티타임 경험을 완성했다.
조선 팰리스는 이러한 디저트 경험을 객실 패키지로 확장해 고객 체류 전반에 미식 요소를 녹여냈다. 쿠키 박스와 커피를 제공하는 객실 패키지는 ‘머무르며 즐기는 디저트 경험’을 제안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외에도 안다즈 서울 강남은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허니 디저트’ 패키지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라인프렌즈와 협업한 애프터눈 티를 선보이며 미식과 캐릭터를 결합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중저가 호텔 브랜드들도 시즌 맞춤형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봄 시즌을 맞아 ‘블루밍 인 피크닉(Blooming in Picnic)’ 패키지를 선보인다.
전국 주요 도시에 16개 지점을 운영하는 신라스테이는 교통이 편리한 도심 입지에 위치해 공원과 산책로, 관광 명소 등을 방문하기 편리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신라스테이 광화문과 서대문에서 경복궁과 경희궁 등 고궁을 방문하기 좋으며, 신라스테이 마포에서는 여의도한강공원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또한, 신라스테이 해운대에서는 달맞이길, 신라스테이 제주에서는 한라수목원 등 각 지역의 대표적인 봄나들이 명소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패키지는 △객실 1박과 함께 △플로라 키링 베어 1개, △신라스테이 피크닉 체어 1세트를 제공한다. ‘플로라 키링 베어’는 신라스테이의 인기 굿즈인 키링 베어에 분홍색 봄꽃 장식을 더한 봄 시즌 한정 키링이다.
함께 제공되는 피크닉 체어는 접이식 휴대용 의자 2개가 1세트로 구성돼 공원이나 야외 공간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벚꽃을 구경하기에도 좋다.
연박으로 투숙하는 고객에게는 여행이나 야외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신라스테이 짐색(가방)을 추가로 제공한다. 신라스테이 봄 시즌 패키지 ‘블루밍 인 피크닉’은 오는 6월 30일까지 신라스테이 전 지점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지방 호텔들도 지역 특화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의 더 그랜드 섬오름 호텔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Kids Breakfast Free PKG’를 내놨다.
객실 1박에 성인 2인 조식이 포함되며, 동반 소인에 대해서는 인원 제한 없이 무료 조식을 제공한다. 또한 추가 인원에 대한 별도 비용 없이 투숙이 가능해 가족 단위 여행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해당 패키지는 15만2000원부터 이용할 수 있다.
함께 선보이는 ‘Spring on the Table’ 패키지는 객실 1박과 함께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봄 시즌 신메뉴 2종이 제공되며, 사진 인화 서비스(10매)와 레이트 체크아웃 혜택도 포함된다. 본 패키지는 5월 31일까지 이용 가능하며, 15만5000원부터 이용할 수 있다.

‘Stay & Dine’ 패키지는 미식과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상품으로, 객실 1박과 함께 레스토랑 2만원 이용권, 웰컴 드링크, 와인 1병이 제공된다. 여기에 섬오름 트래블 파우치도 증정한다. 해당 패키지는 4월 30일까지 운영된다.
이처럼 호텔업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은 ‘경험의 다층화’다. 숙박, 식음, 콘텐츠, 관광 요소를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특히 SNS를 통한 공유 문화 확산도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비주얼과 스토리를 갖춘 객실과 음식, 굿즈는 자연스럽게 온라인 콘텐츠로 확산되며 추가적인 마케팅 효과를 창출한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들은 이제 호텔을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을 하는 장소로 인식하고 있다”며 “IP 협업과 미식 콘텐츠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숙박과 엔터테인먼트, 미식, 문화가 결합된 복합형 콘텐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각 호텔이 얼마나 차별화된 경험을 설계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ea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