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전자·80만닉스 위태…개미 '비명' 지르는데 깜짝 전망 [종목+]
SK하이닉스 7% 넘게 밀려…삼성전자 5%대 하락
"2분기 실적 1분기보다 좋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株) 주가가 가파르게 밀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공급망 불안이 제기되고, 원·달러 환율까지 치솟자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매물을 내놓은 탓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올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주가 하락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정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7.56% 급락한 8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직전 거래일 대비 24% 내렸다.
삼성전자도 5.16% 떨어진 16만7200원에 장을 마치면서 '17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7만원)를 내줬다. 삼성전자 역시 전쟁 이후 23% 하락했다.
주가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전쟁 이후 이날까지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6조4400억원과 8조28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이 기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7조8300억원, 3조1300억원어치 담으면서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전쟁 기간 중 나온 구글의 '터보 퀀트' 이슈 역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에 부담이 됐다. 구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터보 퀀트'라는 새로운 인공지능(AI) 압축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터보 퀀트는 기억 데이터의 정확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를 6분의 1로 압축하는 기술이다.
거대언어모델(LLM)이 같은 성능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대폭 줄인다는 게 구글의 주장이다. 시장은 이를 메모리 업체들에 수요 감소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들 기업의 현재 주가 수준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상으로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하락이 외부 요인에 기인하는 만큼 중동 지역 긴장감이 줄어들 경우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에도 SK하이닉스의 2분기 메모리 주문은 오히려 더 강화돼 기존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며 "빅테크 업체들은 안정적인 메모리 확보를 위해 대규모 선수금 지급과 장기 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라인 증설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웨이퍼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이익 추정치 상향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중동 이슈와 터보 퀀트로 인한 단기 주가 조정은 유의미한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
실제 증권가에선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실적 눈높이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6배 증가한 40조원으로 관측했다. DS투자증권도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을 40조원, 메모리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6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이 40조원대 중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45조원으로 예상했다.
당초 증권사들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30조~31조원 정도로 추정했지만, 불과 2개월 사이에 10조원 가까이 눈높이를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 역시 올 1분기 3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이 기간 전년 동기 대비 300%가 넘는 3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이 형성돼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터보 퀀트, 마이크론 이익률 피크아웃(고점 달성 후 하락) 이슈로 주가 변동성이 커졌지만 국내 반도체 기초체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삼성전자는 과거 고점 영업이익률을 2분기에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SK하이닉스는 1분기 직전 고점을 넘어 올해 영업이익률은 71%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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