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규모라던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 첫 삽도 못 뜨고 4년째 ‘표류’

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되던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 건립사업이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4년째 표류하고 있다. 2022년 개발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올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여태 구체적인 계획안도 제출되지 못했다.
3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는 ‘아르스헥사 컨소시엄’이 3795억원을 들여 인천공항 제4 활주로 인근 4만3669㎡에 지하 1층, 지상 4층에 연면적 8만3228㎡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축구장 11개 크기로 세계 최대 규모이다.
미술품 수장고는 미술산업에 필수적인 인프라 시설이다. 항온·항습 등 미술품 보호 및 보관을 위한 최상의 환경을 갖춰야 한다.
특히 ‘보안’이 생명이다. 고가의 미술품을 안전하게 장기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공항 안팎에 건립된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르 프리포트’, 룩셈부르크 핀델공항의 ‘하이 시큐리티 허브’, 스위스 제네바공항의 ‘포트 프랑’ 등이 있다.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가 열리던 홍콩이 중국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외국인에게 다소 폐쇄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싱가포르 창이공항도 수장고가 포화상태에 달해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 건립에 미술계의 관심이 쏠렸다.
수장고를 짓겠다고 나선 아르스헥사는 2022년 8월 인천공항공사와의 실시계약 체결에 앞서 “도쿄 아트페어 등 국내외 주요 수장고 고객사를 확보했고, 국내외 갤러리와 옥션, 아트페어 등 미술산업 메이저 고객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4년 동안 자금 조달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등 진전이 없다.아르스헥사 컨소시엄 대표인 A씨가 지난해 1월 돌연 사망하면서 큰 차질이 생겼다. A씨의 사망으로 일부 주주가 이탈했고, 현재는 재무적 투자자도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실시계획신청서’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10월 서울지방항공청에 실시계획신청서를 제출했다가 지난 1월 자진 취소해 언제 낼지 모르는 상황이다.
사업에 진전이 없더라도 아르스헥사 컨소시엄은 토지임대계약 때문에 올해 11월부터 매년 최소임대료로 연간 36억원 정도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내야 한다. 건물도 없고, 매출도 없는 상태에서 임대료 부담만 떠안게 된 것이다.
‘골칫덩이’ 였던 에너지 공급 문제가 해결된 점은 다행이다. 아르스헥사 측은 “인천공항에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인천공항에너지로부터 전기와 열을 공급받는 것은 경제성이 없는 데다 거리가 10㎞ 이상 떨어져 비효율적”이라며 자체 발전시설 건립을 추진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집단에너지시설인 인천공항에너지와의 협의가 우선이라며 그동안 인가를 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월 27일 인천공항에너지는 미술품 수장고에 자체 발전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협의해줬다. 이에 따라 아르스헥사는 기후부에 발전시설 설치를 신청하면 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아르스헥사가 오는 6월쯤 실시계획 신청서를 제출하면 2030년쯤 수장고 개관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 건립사업이 상당히 지체된 것은 사실”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지원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란과 협상시한 하루 연기한 트럼프 “불발 시 다 날려버릴것”
- [단독]외국인 관광객 700% 폭증 부산 ‘아미’동···BTS 덕? UN 덕?
- 김부겸 “과거에는 항의 빗발쳤는데”···‘박정희·박근혜’ 포용 전략에 당 반응이 달라졌네?
- 권총 한 정으로 버틴 미 장교…특수부대 투입 이틀 만에 구출
- 출근시간부터 전국에 천둥·번개 동반한 비···비 온 뒤 기온 ‘뚝’
- 트럼프 “실종 장교가 보낸 위치 신호, 이란 함정일까 우려”
- 이 대통령 지지율 61.2%, 4주째 60%대···민주 49.9%·국힘 31.3%[리얼미터]
- [단독]‘이재명 망했다’던 유튜버 성제준, 음주운전 송치···면허정지 처분도
- 장동혁 ‘이진숙 국회의원 보궐 공천’ 시사···주호영은 컷오프 기각 ‘항고’
- 오늘 윤석열 ‘체포방해’ 2심 결심 공판···내란전담재판부 ‘1호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