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스케치] ‘긴급재정명령’ 카드까지 언급한 李 대통령… 중동 發 위기 맞설 ‘과감한 대응’ 주문
중동 상황의 여파로 인한 에너지 및 경제 위기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긴급재정명령’ 발동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나섰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던 1993년 금융실명제를 위해 발동된 이후 33년간 발동된 적 없던 긴급재정명령을 이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현 경제 상황이 그만큼 위급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정부를 향해서도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① 李 대통령 “긴급할 땐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 활용할 수도”

②李 “공정위 전속고발 극복…지방정부에 조사 권한 분산도 고민을”
이 대통령은 31일 국무회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에 대해 “(권한을) 독점하고 있으니 ‘봐주기 할 권한’이 생긴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간 수차례 전속고발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 온 이 대통령은 지방정부에 직접고발권을 주는 방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속고발권과 관련해 “검찰도 (권한을) 독점하고 있으니 문제가 된 거다. 그 권한을 남용할 여지가 생기고 남용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남용하는 정권이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으로부터 전속고발권 전면 개편 추진방안에 대해 보고받은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 간 토론도 제안하며 분명한 제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1980년 도입된 전속고발제는 경쟁 업체 등이 고발을 남발할 경우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느라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고려해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는 경우에만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주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전속고발제를 전면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일정 수 이상 국민이나 기업이 뜻을 모으면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사건을 고발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고발요청권을 각 지방정부에 주는 정도만으로는 전속고발권 남용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지방정부에 직접고발권을 주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을 주문하며 “지방정부를 너무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지방정부가 그렇게 엉터리로 막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위가 전부 (조사) 할 수 없으면 일부 지방정부에 조사 권한을 넘기든지 분담하든지 그것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조사 권한 분산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③인니 대통령 방한… 李 “전투기 공동개발 계기로 방산 협력 확장하자”
이 대통령은 방한 중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31일 공개된 인도네시아 언론 콤파스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은 세계적 모범이 될 국제 방산 협력 모델”이라며 “방산 협력 확장의 계기로 삼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한 국가에서 모든 방산 공급망을 구축해야만 자주국방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우방국과 협력을 통해 더 효율적인 자주국방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라면서 “무기 체계를 함께 개발하고 방산 공급망을 공유하면 개발비용을 분담할 수 있고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으며 효율적 운용 유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수비안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교역·투자 및 안보·방산 협력 고도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담 이후 협력 중장기 로드맵도 발표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니켈 등 핵심광물도 주요 의제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양국은 ‘AI 기본사회’에 대한 강한 공감대를 토대로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연대체’를 선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핵심광물과 관련해서는 “양국은 자원(인도네시아 니켈)과 기술(한국 전기차 배터리)을 결합하는 ‘상호 보완적 경제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미래 산업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핵심 협력 파트너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자”고 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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