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잘 알지도 못하면서[취재 후]

2026. 4. 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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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AI 고속도로,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의 문제점을 취재할 때 어려운 점은 그 문제점이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끼리 부딪친 사고 현장이라면 어느 정도로 차가 부서졌는지, 인명 피해가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AI의 무분별한 개발과 적용의 문제점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정보가 어디로 공유되는지, 어떻게 사용되는지, 차별적으로 활용되지는 않는지 개인으로서는 알 수 없는 구조다. AI 기업들은 정보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아주 드물게 내부고발이 있을 때 AI 기업들의 내막을 조금 알 수 있을 뿐이다.

AI 데이터센터도 마찬가지다. 산업화 시대에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문제가 되면서 환경영향평가 제도가 도입됐다.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나 매연은 눈에 보이고, 측정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데 비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깊이 있게 연구된 자료가 거의 없다. AI 수도가 뭔지, AI 기본사회가 뭔지 전문가들에게 물어봐도 다 모르겠다고 했다. 주민들의 삶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경제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에선 너도나도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시민들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는 없고, 일단 유치하고 나중에 용역연구를 하는 주객전도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유치전은 역설적으로 지방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 지역활동가는 ‘지방소멸의 위기에서 뭐라도 하는 게 낫다’는 심정이 담겨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점이 눈에 보일 땐 참사가 벌어진 후일 가능성이 크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만 봐도 독성물질을 확인하고 관리제도를 만든 때는 많은 피해자가 생겨난 뒤였다. 몰라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모르기 때문에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엄청난 규모의 전력과 물 수급은 어떻게 할 것인지, 재생에너지 전환 방안은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만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왜 그럴까. AI,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기자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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