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How] 두산에너빌리티 거버넌스, 글로벌 스탠다드 발맞출까
이사회 독립적 경영감독 불가능

| 서울=한스경제 신연수 기자 | "ESG를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경영 원칙으로 삼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 나가겠다."
두산에너빌리티 경영진은 ESG를 핵심 경영 원칙으로 천명하며 이 같이 강조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제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상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10년째 분리되지 않는 등 거버넌스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ESG행복경제연구소의 '2026년 국내 시가총액 250대 기업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종합 B+등급을 받았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ESG가 메가트렌드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가운데, 시총 5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치는 아쉽다"고 평가했다.
▲거버넌스, B+ 등급…이사회 독립성 취약
가장 취약한 부문은 거버넌스(G)로 B+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지원 회장은 2016년 취임 후부터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것이다.
두산그룹은 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것이 관례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2009년부터 박용현 전 회장, 박용만 전 회장 등은 ㈜두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모두 맡았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고 회의를 소집·진행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또 이사들 사이 이견을 조정하고 주주와 경영진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 역할도 수행한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 의사결정 절차는 최소화된다.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보니 업무 집행의 효율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반대로 이사회의 독립성과 객관성은 유지되기 어렵다. 이사회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가치 제고를 위해 실효성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감독 대상과 감독 주체가 동일하면 독립적인 경영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이에 대다수 기업거버넌스 규범은 독립성 측면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를 권고한다.

▲글로벌 스탠다드 외면
주요 ESG 평가기관들도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 원칙이자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로 보고 있다.
이사회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이자 독립적인 경영 감독 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하려면 구조적 독립성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사회 투명성 기준이 상대적으로 엄격한 금융회사의 경우 법률로도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을 제한하고 있다. 불가피한 경우 그 사유를 공시하고 선임 사외이사를 별도로 두도록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국내에서도 최근 상법 개정을 계기로 더 부각되고 있다.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을 강화해야 할 책무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는 등 지배구조 고도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 데 이어 2020년 2월 처음으로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롯데그룹은 2024년 롯데지주, 롯데렌탈 등 10개 계열사에 선임 사외이사를 뒀고, 현대자동차그룹 내 주력 3사도 선임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고 사외이사회를 신설했다.
그러나 해외 시장 확장을 목표로 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스탠다드 및 정부 기조와 반대되는 행보를 유지 중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두산에너빌리티의 거버넌스 부문은 가장 취약한 영역"이라며 "이사회 중심의 ESG 거버넌스 구축 등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계획에 대해 "현재 정해진 바 없다"며 "다만 이사회 내 독립성 강화를 위해 전체 이사 수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 부문 개선도 '미흡'
환경 부문도 B+로 업종 평균을 하회한다. 2024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23만5253톤(tCO2eq)로 전년(24만6296톤) 대비 4.48% 감축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온실가스 배출량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은 4.2로 전년(4.0) 대비 오히려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 성장 속도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속도보다 낮음을 의미한다. 온실가스 총량 감축 이면에 비효율 구조 고착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기타 간접 온실가스 총 배출량(스코프3)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스코프3 배출은 직접배출(Scope 1), 간접에너지(Scope 2) 외 협력업체, 공급망, 운송, 시공 등 전 밸류체인에서 발생하는 모든 배출을 포함하는 배출량을 말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024년 스코프3 배출량은 5만2801톤으로 전년(3만7157톤) 대비 무려 42.1% 증가했다.
아울러 매출 1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3.72로, 업종 평균(2.23)을 상회했고, 폐기물 재활용율은 56.9%로 업종 평균(83.64%)을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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