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책연구원이 제재대상 러 인사 회의 초청…EU, 단체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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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유관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이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 대상에 오른 인사를 국제학술회의에 초청해 외교적 논란이 일고 있다.
전략연 측은 해당 인사 초청 배경에 대해 "제재 대상인 줄 모르는 상태에서 초청했고, 학술 회의 차원에서 초청했던 것이라 EU측에도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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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EU 대사들 항의 서한 보내

국가정보원 유관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이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 대상에 오른 인사를 국제학술회의에 초청해 외교적 논란이 일고 있다. 주한 EU 25개국 회원국 대사들은 전략연 측에 단체 항의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복수의 주한 외교단과 주한 EU대표부 등에 따르면, 25개국 대사들은 최근 공동명의의 서한을 통해 EU 공식 제재 명단에 포함된 이반 티모페예프 러시아 국제문제협의회(RIAC) 사무총장의 참석에 대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주한 외교단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세미나 참석 패널 명단을 본 일부 회원국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제재 준수에 대한 회원국들의 강력한 의지를 담아 EU대표부가 발송했다”고 전했다. 학술 세미나 참석 인사를 두고 주한 외교단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친크렘린 성향의 외교안보 전문가 티모페예프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선전전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15일 EU의 공식 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EU 이사회는 당시 제재 결정문에서 “우크라이나를 서방의 ‘대리전’으로 묘사하며, 미국과 나토가 전쟁을 키웠다고 비난하는 방식으로 크렘린의 주장을 반복·확산한다”며 “러시아 정부의 정책이나 행동을 지원하거나 그 실행을 도왔고,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법치, 안정, 주권을 해치는 정보 조작과 개입을 뒷받침했다”고 제재 사유를 밝혔다.
전날(지난달 30일) 열린 세미나는 미·중·일·러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모아 북미 대화의 필요성과 접근법을 논의했다. 그는 세미나에 화상 연결 방식으로 참석했는데 제재에 따른 이동 제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티모페예프 사무총장은 토론에서 미국의 이란 공습사태를 거론하며 북한 지도부로 하여금 핵 국가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거를 상당부분 강화해주고 있다면서 “북한과 달리 이란이 핵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격의 대상이 됐다는 게 그들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또 한미 정부가 주도하는 비핵화 대화 노력에 대해 “북한의 핵 포기나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Illusion)”이라고 규정하며, 러시아는 이러한 대화가 지속 가능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믿지 않는다고 회의론을 꺼냈다. 그는 배포한 발표자료에서 “결과적으로 한국은 북한의 핵 지위가 형성하는 안보 환경에 계속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중동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입장에서 보자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중도가 분산돼 투입되는 자원이 줄어들 수 있어 유익하다”고도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 또한 러시아에게 일종의 혜택”이라면서도 “분쟁이 조기에 종료돼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면 가격은 다시 내려갈 것이기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략연 측은 해당 인사 초청 배경에 대해 “제재 대상인 줄 모르는 상태에서 초청했고, 학술 회의 차원에서 초청했던 것이라 EU측에도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전략연은 RIAC가 맺은 업무 양해각서에 따라 학술회의에 자연스러운 초청이 이뤄졌다는 취지다. 전략연 고위관계자는 “북핵 위협과 한반도 평화 모색을 토론하는 학술행사에 당사자 중의 하나인 러시아 측 입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고, 더욱이 북러밀착과 북한군 파병을 견제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러시아와의 트랙2(민간) 대화가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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