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가구 月소득 630만원 이하 대상… 수도권 10만·비수도권 15만원

정부는 31일 이번 중동 전쟁 대응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해 소득 하위 70% 국민 3577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중동 전쟁 발발로 인한 고유가와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피해 지원금 성격이다. 기획예산처는 이를 위한 예산으로 4조8000억원을 편성했다.
◇국민 70%에 지원금 10만~60만원
고유가 피해 지원금은 지난해 민생 회복 소비 쿠폰과 마찬가지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특별우대) 등으로 나눠 지방으로 갈수록, 취약계층일수록 지원금이 많아지는 구조다. 소비쿠폰처럼 신용카드, 체크카드, 지역화폐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처는 지역화폐와 동일하게 설정된다.
소득 하위 70%이면서 수도권 거주자는 10만원을 받고, 비수도권 거주자는 15만원을 받는다. 인구감소지역 중 특별지역 거주자는 20만원, 우대 지역 거주자는 25만원을 받게 된다. 인구감소지역 특별지역은 강원 양구군, 충북 보은군 등 균형발전과 낙후도평가 하위 40개 시·군이며 우대지역은 특별지역에 해당하지 않는 인구감소지역 49개 시·군이다.
차상위·한부모 가구와 기초생활수급자는 지급액이 더 늘어 인구감소지역에 사는 기초수급자는 6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조용범 예산실장은 지원금 지급 기준을 소득 하위 70%로 정한 배경과 관련해 “소득 하위 50% 이하로 할 경우 중위소득 50~150% 중간 어느 범위에서 끊겨 중산층 중 어떤 이는 받고, 어떤 이는 못 받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중동 사태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도 영향을 받는 측면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날 정확한 소득 기준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소득 하위 70%’ 기준과 관련해 “1인 가구 기준 월 소득 385만원, 2인 가구는 63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획처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급 대상이나 절차에 대한 논의는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이후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뒤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급 시기와 관련해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가구는 급여 수급 이력 등이 있는 만큼 1차로 신속하게 지급하고, 건강보험료 등을 확인해 소득 하위 70% 대상을 확정한 뒤 2차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쟁 추경안이 여야 합의대로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다고 가정하면 1차 지원금은 4월 말, 2차 지원금은 5월쯤 지급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K-패스 환급률 높이고 숙박·영화 할인 쿠폰도
정부는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대중교통 환급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K-패스’(기본형)는 대중교통 이용 횟수에 따라 이용 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받을 수 있는데, 이 환급률을 6개월간 최대 30%포인트 높이는 게 골자다. 예를 들어 저소득층이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현재는 전체 지출액의 53%를 환급받는데, 추경안이 통과되면 6개월간 한시적으로 30%포인트 높아진 83%를 돌려받을 수 있다. 환급률은 3자녀 가구는 50%에서 75%로, 청년 및 2자녀 가구·어르신은 30%에서 45%, 일반 가구는 20%에서 30%로 확대된다. 정부는 이 같은 혜택 확대로 신규 K-패스 이용자가 65만명쯤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정부는 식료품 가격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도 8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 침체가 오면 소비가 가장 먼저 줄어드는 문화·관광 업계를 위해서는 올해 말까지 사용 가능한 영화 할인 쿠폰(1회당 6000원 할인) 600만장, 숙박 할인 쿠폰(1박당 2만~3만원 할인) 30만장 등도 발행하기로 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로 인한 정유사 손실 보전
기획처는 이번 추경에 석유 최고가격제로 인한 정유사들의 손실 보전을 위한 예산도 담았다. 기획처 관계자는 “석유 최고가격제의 차질없는 추진과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나프타 수급 위기가 발생할 것을 대응하기 위해 예비비 약 5조원을 편성했다”고 했다.
현재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사가 손실을 보면 정유사가 분기별로 제출한 손실액을 회계·법률·석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가 검증한 뒤 정부 재정으로 보전하게 된다. 기획처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로 9월 이후에도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할 경우 여기에 필요한 정산금은 추경이 아닌 내년 예산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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