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시론┃정치·외교] 평창의 유산을 2028 LA로…‘평화’가 곧 강원의 ‘경제’다

김경성 2026. 4. 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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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우리는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기적처럼 피어난 평화의 봄을 기억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입장했던 평창 동계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강원도가 세계 평화의 중심지로 우뚝 선 역사적 사건이었다.

평창의 불꽃을 원산으로 이어가고, 그 온기를 2028년 평양과 LA까지 확산시키는 거대한 평화의 로드맵에 강원도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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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2018년, 우리는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기적처럼 피어난 평화의 봄을 기억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입장했던 평창 동계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강원도가 세계 평화의 중심지로 우뚝 선 역사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남북 관계는 다시 깊은 단절과 긴장의 터널 속에 갇혀 있다. 접경지역을 품고 있는 강원도에 남북의 긴장은 곧 도민의 생존권 위협이자 지역 경제의 침체를 의미한다. 이제 우리는 멈춰버린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려야만 한다. 그리고 그 해법은 다시 한번 ‘스포츠’에 있으며, 그 출발점은 바로 북한 ‘원산’이 되어야 한다.

현재 강원도에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사업은 다름 아닌 ‘아리스포츠컵 원산대회’의 성사다. 필자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남북체육교류협회가 주도해 온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는 남북 관계가 꽉 막히고 단절될 때마다 남과 북을 이어주는 유일한 소통 창구로서 무려 22차례나 교류를 성사시킨 독보적인 역사를 자랑한다. 준전시 상황과 포화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이 대회는, 그 신뢰와 지속성을 인정받아 북한 내부에서도 공식 행사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다. 2017년 중국 쿤밍에서 열린 제3회 아리스포츠컵이 북한 선수단의 평창 참가라는 기적을 만들어낸 마중물이었듯, 춘천에서 평양까지 사상 최초의 육로 교류를 이뤄냈던 이 대회는 이제 다음 개최지로 합의된 북한 원산을 향하고 있다.

우리가 원산대회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한 유소년 축구대회를 넘어, 강원도의 경제 지도를 바꿀 거대한 모멘텀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포츠컵 원산대회는 2028년 예정된 ‘평양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의 예비대회 성격을 띠며 다각적인 교통 및 관광 인프라 연계로 이어진다. 대회를 치르기 위해 강릉역에서 출발하는 동해북부선을 활용하고, 속초항과

원산항을 잇는 크루즈 노선을 개발하며, 양양국제공항과 갈마비행장을 연결하는 하늘길을 여는 구상은 그 자체로 강원도 경제의 혈맥을 뚫는 일이다. 이는 동해안 거점 도시 간의 연계를 강화하여 남북 물류와 평화 관광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막연한 이념으로서의 평화가 아니라, 지역 상권을 살리는 실질적인 도구, 즉 ‘평화가 곧 강원도의 경제’라는 명제가 입증되는 순간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이 평화의 물줄기를 태평양 너머로 확장해야 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 대화와 북미정상회담의 문을 열었듯, 아리스포츠컵 원산대회와 2028년 평양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는 꽉 막힌 북미 대화를 견인하는 ‘페이스메이커’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하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사업을 펼쳐야 한다. 원산의 축구장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평양의 탁구장을 거쳐 LA의 올림픽 경기장으로 이어질 때, 남·북·미가 스포츠를 매개로 교감하는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이 완성된다. 정치적 교착 상태를 해소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있어 체육 교류만큼 강력하고 순수한 외교 채널은 없다.

평창이 쏘아 올린 평화의 유산을 이대로 묻어둘 수는 없다. “다시 심는 평화, 우리는 원산으로 간다”는 선언은 단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구호가 아니다. 강원도의 생존과 번영, 경제적 도약을 향한 가장 현실적이고 절박한 마스터플랜이다. 평창의 불꽃을 원산으로 이어가고, 그 온기를 2028년 평양과 LA까지 확산시키는 거대한 평화의 로드맵에 강원도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이들의 발끝에서 시작될 공의 움직임이 한반도의 혈맥을 잇고, 마침내 강원도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다줄 것을 굳게 믿는다.

김경성┃△전 한국체육대학교 특임교수 △현 아리스포츠컵 조직위원장 △현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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