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 눌러 담은 '얌체 쓰레기'… 종량제 봉투 품귀에 미화원 '골병'
테이프 부착·배출 허용 기준 초과
환경 미화원, 근골격계 질환 속출
"배출자 식별 어려워…단속 한계"

최근 중동발 원자재 수급 불안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재기 조짐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배출 현장 곳곳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봉투의 규정 용량을 훌쩍 넘겨 쓰레기를 무리하게 채워 넣는 이른바 '과적 배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얌체 배출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규격 이상으로 억지로 욱여넣은 쓰레기 탓에 수거에 나선 환경미화원들의 부상 위험이 커지는 등 현장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서구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 상황도 비슷했다. 10ℓ라고 적힌 한 쓰레기 봉투는 다른 봉투들과 달리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풀어 올랐고, 자세히 살펴보니 무리한 과적으로 중간 부분이 이미 찢어져 테이프로 덧대어 막아 놓은 모습이었다.
한 자치구 환경미화원은 "과적 배출이 완전히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억지로 욱여넣은 봉투 개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봉투 수급 불안에 따른 시민들의 사재기 심리와 아껴 쓰려는 마음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현행 규정상 종량제 봉투는 배출 시 무게 기준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50ℓ 봉투는 13㎏, 75ℓ 봉투는 19㎏을 초과해선 안 된다. 현장에서 과적이 의심될 경우, 환경미화원이 손저울로 직접 무게를 재어 기준 초과 여부를 확인하고 수거 거부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과적 봉투가 작업자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수거 작업은 통상 3인 1조로 이뤄지지만, 골목길 등 청소차가 들어가기 힘든 좁은 공간에서는 1명이 단독으로 쓰레기를 수거해야 한다. 이때 한계치를 초과한 무게는 단순한 작업 불편을 넘어 심각한 부상 위험으로 이어진다.
특히 꽉 찬 종량제 봉투 안에는 깨진 유리나 날카로운 물체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무거운 봉투를 들어 올리기 위해 무릎이나 허벅지로 받치는 과정에서 튀어나온 내용물에 베이거나, 무리한 힘이 가해져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사례도 빈번하다. 조례 개정으로 100ℓ 종량제 봉투 제작이 중단되면서 전반적인 작업 부담은 다소 줄었으나, 50ℓ나 75ℓ 등 비교적 큰 용량의 봉투를 중심으로 한 과적 문제는 여전한 실정이다.
과적 배출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배출자를 특정해 제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종량제 봉투 안에 배출자를 식별할 수 있는 단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개별 책임을 묻는 데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환경미화원은 "겉보기에 들 수 있을 것 같아 들어 올렸다가 예상보다 훨씬 무거워 허리나 어깨를 다치는 동료들이 적지 않다"며 "원자재 불안에 따른 시민들의 불안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현장 작업자의 안전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자치구 관계자 역시 "대부분의 시민이 규정을 잘 지켜주고 계시지만 일부 과적 배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배출자를 일일이 찾아내 단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거가 거부된 봉투가 방치되면 결국 악취 민원이 발생하거나 동네가 불법 투기장으로 변하는 악순환이 생기는 만큼, 올바른 기준에 따라 배출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