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희망이 만든 드라마” 정관장 유도훈의 묵직한 한 방…LG 매직넘버 지웠다
정관장, 박지훈·변준형 ‘환상 콤비’ 앞세워 LG 독주 제동
‘신성’ 문유현 카드 적중시킨 유도훈의 지략 승리
LG, 승부처 실책에 무릎 꿇으며 우승 자축 미뤄

안양 정관장은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84-74 승리를 거두며, LG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이로써 2위 정관장(33승18패)은 1위 LG를 2경기 차로 바짝 추격하는 동시에, 3위 서울 SK와의 격차를 1.5경기로 벌리며 순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반면 5연승 행진이 멈춘 LG(35승16패)는 자력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 ‘2’를 지우지 못한 채 축배를 다음으로 미뤘다.
경기 전 매직넘버 ‘2’를 남겨뒀던 LG는 이번 정관장전이 자력 우승을 위한 분수령이었다. 2위 정관장을 직접 꺾는다면 매직넘버 2개를 동시에 지우고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정관장의 강력한 저항에 가로막혔다.
이날 승부의 이면에는 정관장 유도훈 감독의 강렬한 리더십과 치밀한 계산이 있었다. 경기에 앞서 유 감독은 ‘스포츠의 본질’을 언급하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매섭게 파고들었다. 그는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0.01%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스포츠의 본질”이라며 승리를 향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심리전뿐만 아니라 ‘복귀군’을 활용한 영리한 전술도 빛을 발했다. 발목 부상으로 우려를 샀던 ‘신성’ 문유현을 전격 출전 명단에 올리며 승부수를 띄운 것. 유 감독은 “트레이너 파트의 승인이 떨어졌다. 긴 시간은 아니더라도 문유현을 투입해 박지훈과 변준형의 체력 부담을 덜고, 경기 흐름에 확실한 변수를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히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선수들을 향한 독려에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그는 “우선 오늘을 이겨야 다음이 있다. 우리가 승리해 균열을 만든다면 LG의 독주 역시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선두 LG의 우승 가도에 가장 강력한 ‘변수’가 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 전략은 코트 위에서 정확히 적중했다.
반면 LG 조상현 감독은 철저한 ‘경계심’을 방패 삼아 맞불을 놨다. 조 감독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평정심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의 저항이 거셀 것이다. 몸싸움 등 코트 위 모든 변수에 끝까지 집중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우승 확정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도 극도로 신중했다. 핵심 외국인 선수 아셈 마레이의 무릎 관리와 잔여 경기 운용을 묻는 말에 “컨디셔닝 코치들과 상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팬들이 지켜보는 경기를 결코 소홀히 할 수는 없다”며 프로다운 책임감을 강조했다. 신인 기용 등 로테이션 변화의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모든 판단은 ‘오늘 경기 결과’ 이후로 미루며 눈앞의 승부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승부의 저울추가 요동친 건 운명의 4쿼터였다. 마지막에 웃은 쪽은 정관장이었다. 정관장은 4쿼터 시작과 동시에 변준형의 외곽포를 신호탄으로 순식간에 8점을 몰아치며 63-56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LG는 마레이와 타마요를 앞세워 골밑을 두드렸으나, 승부처에서 터져 나온 뼈아픈 실책에 스스로 무너졌다.
승기를 잡은 정관장은 자비가 없었다. 박지훈의 스틸에 이은 렌즈 아반도의 ‘속공 해머 덩크’가 림을 흔들자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여기에 변준형의 정교한 외곽포까지 가세하며 점수는 70-61까지 벌어졌다.
경기 종료 2분 전, 박지훈이 연속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 1분 50초 전 마레이의 실책을 틈타 변준형이 레이업에 성공, 83-71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LG는 양홍석의 외곽포로 점수 차를 좁히려 했지만, 결국 경기는 정관장의 84-74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경기에서 정관장은 19점을 쏟아낸 박지훈과 10점 6어시스트를 기록한 변준형의 ‘환상 콤비’가 승리를 견인했다. 조니 오브라이언트는 12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골밑을 사수했다. 아반도(11점)와 김경원(10점)도 힘을 더했다. 반면 LG는 마레이(25점 17리바운드)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 실책에 발목을 잡히며 아쉬운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안양=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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