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댄스 원데이 클래스 직접 가보니 10대 아이돌 꿈나무부터 60대 까지 BTS 등 KPOP 가수 글로벌 인기 영향
“한국 아이돌이 되고 싶어요. 블랙핑크 지수를 제일 좋아하는데, 꿈을 위해서라면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도 상관없을 만큼 간절해요.”
홍콩에서 온 12살 소녀는 상기된 얼굴로 포부를 밝혔다. K팝 댄스 수업을 갓 마친 아이의 눈동자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최근 K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무대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 직접 안무를 배우고 체득하는 ‘체험형 콘텐츠’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 코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지하 스튜디오에는 국적과 나이를 불문한 외국인 15명이 모였다. 모두 한국의 리듬을 직접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들이다. 엄마과 함께 방문한 호주인 토니아(37)는 “K팝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직접 춤을 배워보고 싶어 신청했다”며 “한국 방문은 처음인데 댄스 말고도 스파, 뷰티 등 다양한 K 컬처를 경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30일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 지하 스튜디오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K팝 댄스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하고 있다. 윤성연 기자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자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이날의 강습 곡은 최근 역주행으로 화제를 모은 ITZY(있지)의 ‘THAT’S A NO NO’였다. 빠른 템포와 화려한 스텝이 특징인 곡으로, 강사의 시범이 끝나자 수강생들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수업은 스탭부터 손동작까지 단계별로 진행됐다. 동작이 꼬여 당황하는 수강생도 있었지만, 강사는 “괜찮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며 끊임없이 격려했다. 반복 학습 끝에 후렴구 안무가 완성되자 수강생들은 거울 앞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치 ‘K팝 아이돌’이 된 듯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며 열기를 이어갔다.
지난 21일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컴백 공연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과 외국인 아미(BTS 팬덤 명칭) 등이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K팝 댄스체험 열풍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BTS와 블랙핑크의 글로벌 흥행 이후 유럽과 서구권 전역으로 팬덤이 확장되면서 그 수요는 더욱 폭발했다. 10년 차 강사 니키는 “코로나19 시기 잠시 주춤했다가 국가별로 왕래가 자유로워지면서 수강생이 급증했다”며 “과거에는 한 수업당 평균 4~5명 정도였는데, 요즘은 10명은 기본으로 넘는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온 디나(32)는 “현지 TV만 틀면 K팝이 나올 정도로 이미 유명하다”며 “안무가 어렵긴 했지만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놀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최고령 수강생이었던 일자(67) 역시 “나이와 상관없이 춤출 수 있어 행복했다”고 웃어 보였다.
이러한 K체험의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Klook)에 따르면, 댄스 클래스를 포함한 K팝 관련 액티비티 및 체험 상품군의 트래픽은 전년 대비 102% 급증했다.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