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베트남 하늘길… 출발 직전 ‘날벼락’

윤혜경 2026. 3. 3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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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쇼크… LCC 운항 감축

여행 한달도 안 남았는데 일방 취소
현지 부대시설 결제 손실 여행객 몫
대체 항공편 찾기도 쉽지 않아 난감

서울 김포공항 주기장에 저비용항공사(LCC) 소속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국내 항공업계가 고유가·고환율 등 중동전쟁 장기화 직격탄을 맞으면서 요금 인상, 운항 감축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항공유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경영부담이 늘어나자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인데, 항공편이 취소될까 우려했던 해외여행객들의 불안은 차츰 현실이 되는 양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유 급등(3월31일자 13면 보도)에 항공편 도미노 결항이 발생하고 있다.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주로 LCC 업체들이 일부 노선 비운항을 확정했다.

특히 베트남 하늘길이 막히고 있다. 베트남 공항 정유 공급 업체가 국내 LCC들에 비용 부담을 이유로 4월부터 항공유 단가 인상을 통보한 영향이다. 베트남 국적 LCC인 비엣젯항공 또한 인천~나트랑, 인천~푸꾸옥, 부산~나트랑 노선 일부 항공편 4월 운항을 중단했다. 이중 인천~푸꾸옥 노선은 오는 8일부터 5월1일까지 운항하지 않는다. 국내 항공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오는 5월5일부터 31일까지 인천~푸꾸옥 노선에서 50여편의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 30일 동일 노선 4월 26~28일 항공권 구매객들에게 운항 취소 통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발 한 달을 채 남기지 않고 결정된 상황이어서 일방적으로 취소를 당한 소비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충분한 사전 안내 없이 출발 일정이 임박한 시점에 결항이 통보돼서다. 여행객 대부분은 여행을 계획할 때 항공권과 함께 숙소, 렌터카 등 현지 부대시설도 함께 결제한다. 항공사가 수수료 없이 항공권을 환불해주더라도 현지 이용 서비스 일정 변경이나 취소에 따른 금전적 손실은 여행객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대체 항공편을 찾기도 쉽지 않다. 유류할증료 급등으로 항공사 운임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전쟁 장기화 조짐에 대체 항공편을 구했더라도 이 또한 결항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수원에 거주하는 이모(30)씨는 “이스타항공 결항 통보 이후 타 항공사로 스케줄을 변경하면서 기존 항공권 대비 100만원 가량을 추가 지불했다. 여행사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여행 앱을 통해 구매한 항공권이 아니어서 구매처에 취소·환불 문의를 직접 해야 했다”라고 하소연했다. 취소 통보를 받은 또 다른 항공권 구매객 김모(38)씨는 “항공사 사정이 어렵다는 건 이해하지만, 소비자들이 대비할 수 있게 빠르고 명확한 안내가 있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스타항공 측은 취소 통보를 받은 고객에겐 여정 변경 수수료 면제를 해줄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항공유 가격 인상 등 베트남 노선의 특성 등이 두루 반영된 결과”라며 “4월 취소 고객의 경우 다른 일자로 예약 변경해도 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2위 규모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4~5월 중국 및 캄보디아 4개 노선에서 왕복 총 14회의 항공편 감편에 나선다. 대형 항공사 중 감편 첫 사례로 중동전쟁 여파에 항공유 가격이 전달보다 2배 이상 오르면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또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티웨이항공, 대한항공, 에어부산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윤혜경 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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