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효과, 달아오르는 대구…민주당 “판세 박빙 전환” 국힘 “텃밭이 격전지로”

김 “해볼 만” 홍준표와 면담 희망
국힘 경선 후보 6인 전원에 ‘우위’
여당 “뭘 안 해도 추세가” 기대감
“저쪽은 총력전, 우린 서로 싸워”
국힘, 내부 잡음에 비관론 커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시장 출마를 전격 선언하자 민주당에서는 “판세가 박빙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서는 “상수였던 대구가 격전지가 됐다”며 위기감이 번졌다.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경선 후보 6명과의 1대1 가상대결에서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보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31일 민주당에서는 김 전 총리의 출마로 대구시장 선거에 긍정적 전망이 확산하는 기류다. 김 전 총리는 MBC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마른 땅에서 밭을 맨다 할 만큼 약간 답답한 상황이라면 그때보다는 분명히 해볼 만한 상황인 건 맞는 것 같다”며 “이번에 대구가 정말로 대전환을 할 수 있는 좋은 찬스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느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 대해 “조만간 제가 한번 면담 신청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SBS 라디오에서 “박빙 열세에서 박빙으로 변해 나가고 있다”며 “보통 (대구시장) 여론조사 결과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율을) 15%(포인트) 빼고 보는데 이 분위기에서는 10% 정도 빼고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가 매우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헌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YTN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의 공천 갈등을 들며 “대구 시민들은 회초리가 아니라 몽둥이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저희가 특별히 뭘 안 해도 표가 (매일) 100표씩 깎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역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에서 모두 20%대 초반의 득표율을 얻었다”며 “냉정하게 말하면 당장 내일 투표한다면 진다고 본다. 낙관은 금물”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주자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전날 나왔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대구 거주 성인 804명을 대상으로 지난 28~29일 실시한 대구시장 적합도 조사 결과,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과의 다자대결에서 49.5%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추경호 의원(15.9%)을 30%포인트 넘게 앞섰다. 김 전 총리 지지율은 국민의힘 경선 후보 6명 지지율을 다 합친 36.1%보다 13.4%포인트 높았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 6명과의 가상대결에서도 모두 앞섰다. 특히 추 의원과의 대결에서 52.3% 대 36.6%를 기록했다.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수행한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이며, 응답률은 6.7%다.
국민의힘에서는 비관론이 커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대구는 상수로 놓고 있었는데 이렇게 격전지화된 것 자체를 보면 우리 당이 굉장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김 전 총리를 두고 “어려운 상대”라며 “본인들이 보수당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당한 인사들이 대구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 표심이 분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김 전 총리가 전날 “국민의힘을 버려야 대구가 산다”고 말한 데 대해 “가슴이 철렁하더라”라며 “저쪽에서는 총력으로 똘똘 뭉쳐 밀어붙이고 있는데 우리 쪽에서는 서로 싸우느라 타격이 얼마나 클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대로라면 국민의힘 후보로는 추경호 의원이 유력한데, 추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적합한 후보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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