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이화영, 이재명 안 가깝던데 사면되겠나" 압박

김성진 기자 2026. 3. 3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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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특위 소속 전용기 의원, 녹취 추가 공개

"하루종일 불러놓을 테니 이화영 만나달라"

"계속 생짜로 부인한다면 10년 이상 구형"

"한명숙도 사면 안됐는데 이화영이 되겠나"

구제 가능성 차단하고 공포 조성하며 압박

박상용 "자백 막는 게 도움 안된다고 한 것"

시민단체, 박 검사 공수처 고발…"구속하라"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조작기소 논란이 일고 있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 책임자 박상용 검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는 가운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를 듣고 있다. 2026.3.25.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북송금 사건 '허위자백 회유' 의혹을 받고 있는 박상용 검사가 "한명숙도 사면이 안 되는데 이화영 씨가 되겠느냐"는 취지로 말하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쪽을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 검사는 "이화영 씨는 이재명 씨랑 그렇게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라며, 향후 구제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정치적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또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에게 "이 전 부지사를 한 번만 봐달라"고 설득하며, "(이재명 혐의를 부인하는 쪽으로) 계속 간다면 10년 이상 구형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① "하루 종일 불러놓을 테니, 이화영 한 번만 만나주시면 안되겠나?"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검사와 서 변호사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취를 추가로 공개했다.

전 의원이 공개한 2023년 5월 25일 통화 녹음 녹취록에 따르면,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 제가 지금 해주십사 하는 거는, 하, 진짜 어려운 부탁인데 내일 저기 이 부지사를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라며 "저희가 하루 종일 불러놓고 밤에도 있으니까요. 잠시라도 와서 얘기를 좀 들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에게 수원지검으로 와서 직접 이 전 부지사를 설득해주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이는 단순한 일정 조율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형성된 조건이나 방향을 피해자에게 전달하고 설득해 달라는 취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특히 "피의자가 신뢰하는 변호인을 매개로 진술을 유도하려고 하는 모습은 직접 압박을 우회하는 전형적인 간접 설득 방식"이라고 짚었다. 박 검사는 통화에서 "의뢰인이 해달라고 하는 면에서 최대한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한 거죠"라며, 서 변호사를 띄우기도 했다.

② "생짜 부인하고 지금 입장으로 계속 간다면 당연히 10년 이상 구형"

박 검사는 "(징억) 10년에서 시작하는 것 아니냐" "계속 가면 10년 이상 구형할 것" 등 중형이 구형될 수 있다는 식의 발언도 했다.

박 검사는 통화에서 "부인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더 좋은 방안이 뭐가 있냐, 만약에 부인했을 경우에는 서 변호사님께서 이걸 다 무죄로 받아주실 수 있다고 하시냐"고 이 전 부지사에게 물었다면서, "그게 아니라 (부인하면) 오히려 진짜 10년에서 시작하는 거 아닌가요? (중략) 그러니까 대안을 제시해야 되지 않겠어요? (중략) 만약에 방조까지 해서 2년 6개월까지 최대한 간다고 하더라도"라고 말했다.

또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가) 그냥 생짜 부인을 해서 지금 입장으로 계속 간다 그러면 저희는 뭐 한 10년 이상 구형을 할 거고 당연히"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을 하시는 '솔루션'(해결책)을 부장님(서민석 변호사 지칭)이 주셔야 될 텐데, (중략) 제가 그게 궁금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31일 국회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검사 회유 의혹 추가 녹취 공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 의원은 이날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추가 녹취를 공개했다. 2026.3.31. 연합뉴스

전 의원은 구형 언급에 대해 "구형은 검찰만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라며 "그 권한을 전제로 한 형량 언급은 사실상 선택에 따른 불이익을 명확히 제시하는 압박으로 볼 수 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부인하면 중형이라고 하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조의 경우 2년 6개월 형량까지라고 거론한 것을 보면, 사실상 하나의 결론으로 몰아가는 모양새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③ "한명숙도 사면이 안되는 판에 이화영 씨랑 이재명 씨 잘 아는 사이도 아니던데"

이러한 회유·압박에 서 변호사가 "이분(이화영)과 나의 안 중에 하나는 '그냥 죽어버리자'"라고 말하자, 박 검사는 "죽으면 나중에 다 알아서 살려주지 않겠냐 그거는 정말 제가 볼 때는 아닌 것 같은데"라며 "자기 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사면을 해 줍니까?"라고 반문했다. 정치적 상황을 이용해 선택지를 줄이며 이 전 부지사 쪽을 압박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 검사는 "지금 그렇게 할 거면 당에서 나서서 해줘야죠. 그래야 (나중에) 당에서 나서서 이렇게 했는데 그때 안 됐으니까 이건 정치적 사건이다(라고) 되겠죠. (그런데) 지금 당의 입장은 개인 비리라는 거 아니에요? 지금 개인 비리라고 했는데 그때는 다음에 정권이 바뀌면 개인 비리가 아닌 게 됩니까?"라고 했다.

이에 서 변호사가 "그러니까, 이재명에 대해 배신을 안 하면"이라고 말하자, 박 검사는 "아니 그러면 그걸 (이재명한테) 약속을 받으셔야죠"라며 "그걸 없이 어떻게 그냥 막연히 (사면)하겠지 하듯이 그렇게 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만약에 변호인이라면, 그러면은 그 약조를 받아라 그러고 나서 부인을 해라 그래야지, 그거를 어떻게 합니까?"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거듭 "지금 당의 입장 자체가 개인 비리라는 건데, 그럼 당의 입장 자체라도 바꿔야 될 거 아닙니까? 적어도. 근데 그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그냥 이화영 혼자 한 건데 그러면은 그거에 대해서 좀 추앙을 해 주는 뭔가라도 있든지"라며 "한명숙 같이 그렇게 돼도 사면이 안 되는 판에 이거를, 이화영 씨는 이재명 씨랑 그렇게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그게 된다는 게…, 글쎄요. 그거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선택이시니까"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박 검사가 정치적 상황까지 언급한 데 대해 "법률적 쟁점과 무관한 정치적 상황을 끌어들여 피의자의 판단을 흔들고 고립감을 조성하려고 하는 의도로 읽힌다"며 "법이 아니라 정치로 압박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수사로 볼 수 있느냐"고 따졌다. '사면을 해주겠느냐'는 취지로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피의자의 미래를 차단하며 공포를 조성하는 전형적인 압박 구조"라고 했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 "이것이 과연 공정한 수사라고 할 수 있냐"며 "오늘 공개된 녹취가 끝이 아니라고 하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추가 녹취도 계속적으로 공개하고 국정조사 과정 중에 증인 신문을 통해서도 밝히겠다"면서 "진실은 결코 변명으로 가려지지 않고, 그 책임 또한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등이 29일 국회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수사가 객관적 증거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사건의 구조와 진술을 사전에 설정하고 피의자를 상대로 진술 설계,회유·압박을 한 것이라며 당시 박상용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 간 녹취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2026.3.29. 연합뉴스

시민단체, 박상용 검사 공수처에 고발 "즉각 구속하라"

박 검사는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서 변호사는 당시 쌍방울 법인카드 뇌물 사건의 변호인이었고 800만 불 대북송금 뇌물사건의 변호인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이 공개한 통화 녹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맥락을 해석해 덧붙였다. "▲[이화영] 결정적 물적 증거 앞에서 선처받기 위해 진실을 말하겠다는 피의자 ▲[서민석] 공범의 대통령 당선시 사면(정치적 로또)을 바라며 진실을 막는 변호사 ▲[이화영] 그런 변호사로 인해 자백하지 못하고 변호사의 승인을 기다리는 피의자 ▲[박상용] '정치적 로또'를 이유로 피의자의 자백을 막는 것은 피의자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반문하는 검사."

그에 앞서 이날 오전 박 검사는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회유·압박 취지로 읽히는 녹취들에 대해 "자백에 대한 선처의 방법으로 이화영 변호사 측에서 얘기한 것에 대해서, 저희가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전 부지사 쪽에서 제안한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기도 했다. 그가 페이스북에 올린 해석도 이같은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허위자백 회유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박 검사는 이날 시민단체로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다.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모임 공동대표인 이희성 변호사, 민생경제연구소 인진걸 공동소장은 이 대통령에 대한 무고죄,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모해위증교사죄, 독직폭행 및 가혹행위죄, 공무상 비밀누설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죄(위증) 등으로 박 검사를 고발했다. 이들은 공수처에 "즉각 구속해 엄벌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mindle1987@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