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트럼프, 호르무즈 안 풀고 전쟁 끝낼 용의 있다고 밝혀”

김원철 기자 2026. 3. 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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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협상을 압박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들에 전쟁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사상, 유가 급등 등으로 세계가 유례없는 피해를 겪고 있지만 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비용·피해를 떠넘긴 채 무책임하게 빠져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번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사전 조율 없이 시작된 측면이 있어, 아랍 국가들이 실제 비용 분담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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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국엔 비용 분담 압박
호르무즈해협 지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3D 프린팅 미니어처 모형.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협상을 압박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들에 전쟁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세계 원유 20%의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상태에서 전쟁을 종료하는 방안을 선택지에 올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규모 사상, 유가 급등 등으로 세계가 유례없는 피해를 겪고 있지만 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비용·피해를 떠넘긴 채 무책임하게 빠져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 국가들이 전쟁 비용을 부담하도록 요청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이 가진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1991년 걸프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비용을 분담했던 전례를 염두에 둔 구상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사전 조율 없이 시작된 측면이 있어, 아랍 국가들이 실제 비용 분담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관들에게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상태로 남더라도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종료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고집할 경우 애초 4~6주로 예고했던 작전 기한을 넘길 수 있다고 보고 이런 구상을 한다고 한다. 앞서 텔레그래프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27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다국적 컨소시엄이 호르무즈해협을 관리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협상에 합의하지 못하고 “호르무즈해협이 즉시 정상 통행 상태가 되지 않으면 (…)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전, 하르그섬을 폭파하고 이란에서 우리의 유쾌한 ‘체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30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제임스 브레이디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백악관은 군사적 성과를 바탕으로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고 잘되고 있다”며 “공개 발언과 비공개 협상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미국이 제시한 일부 조건에 이미 동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란은 여전히 협상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는 “파키스탄 등 중개자를 통해 제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2월28일 공습 이후 미국과 어떤 협상도 하지 않았다”며 “(미군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는 한 협상은 없다”고 밝혔다.

전쟁 종료 시점과 관련해 백악관은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레빗 대변인은 “작전 개시 30일째인 현재, 4~6주라는 예상 기간에는 변동이 없다”며 “목표 달성 때까지 작전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월 말부터 4월 중순 사이 전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국 매체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임무 성공 측면에서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종전 일정 제시는 피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윤연정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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