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조] 종말 매트릭스 "재미는 쏠쏠한데 보상은 아쉽네"

게임에서 '엔드 콘텐츠'는 매우 중요하다. 엔드 콘텐츠를 후련하게 마무리해야 게이머들도 게임을 제대로 즐겼다는 감상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에 온라인 게임들은 주기적으로 엔드 콘텐츠를 교체한다.
쿠로게임즈 '명조: 워더링 웨이브'에는 2개의 엔드 콘텐츠가 존재했다. '역경의 탑'과 '죽음의 노래와 바닷속 폐허'로 각각 제공하는 재미가 달랐다. 역경의 탑이 강력한 보스를 잡는 과정을 중시했다면, 바닷속 폐허는 밀려오는 몬스터 웨이브를 처리하는 쾌감이 주력이다.
다만 똑같은 엔드 콘텐츠들만 계속 플레이하니 살짝 질리기 시작했다. 서로 2주의 간격을 두고 교체하지만, 플레이어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성격의 콘텐츠는 아니었다. 역경의 탑 36인장, 해역 4500 포인트를 한 번 넘기는 순간, 엔드 콘텐츠는 별다른 긴장감 없이 단순 별의 소리를 수급하는 숙제가 돼버린다.
3.2 버전에 새롭게 등장한 '종말 매트릭스'는 엔드 콘텐츠에 목말라 있던 유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3.0 버전부터 '매트릭스 더블 폰스 · 선행 버전'라는 이름으로 예고했던 이벤트인데, 일정 주기를 가진 정식 엔드 콘텐츠로 편입됐다.
각을 잡고 주력 파티들을 전부 굴려보니, 7만 2189점이라는 포인트를 획득했다. 지난 선행 버전에서는 6만 3919점이었는데 높아졌다. 두 점수 모두 최대 보상 기준치를 초과하는 점수라 만족스럽다. 역경의 탑과 바닷속 폐허를 넘어서는 '진짜 엔드 콘텐츠'라고 부를 만하다.
그렇다면 종말 매트릭스는 엔드 콘텐츠로서 재미와 보상 모두 충족했을까? 솔직한 소감을 공유해 보겠다.
방랑자의 한계를 시험하는 엔드 콘텐츠

콘텐츠 완성도 면에서는 훌륭했다. 4명의 보스는 각각 저항하는 속성이 다르기에 파티 편성부터 많은 고민이 들어갔다. 거기에 사이클을 깎는 과정도 재미있다. 명함과 전용 무기만으로 1만 포인트를 넘게 뽑는 괴물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무리였다. 기자의 주력 딜러인 3돌파 에이메스, 3돌파 카르티시아를 기준으로 1만 5천 포인트 전후를 획득할 수 있었다.
보스 패턴에 침착하게 대응하고 사이클을 깔끔하게 돌리면서 점점 높은 포인트를 획득하는 재미가 있다. 설령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언제든지 초기화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참 진국이다. 기존 역경의 탑과 바닷속 폐허도 시간을 단축하거나, 더 높은 포인트를 획득하는 목표 정도는 있었지만, 엔드 콘텐츠치고는 빈약한 강함이었다.
종말 매트릭스는 사이클을 깔끔하게 소화해 다음 보스가 등장해도, 시간이 끝날 때까지 전투가 유지된다. 한 파티가 보스 2명 이상을 동시에 격파하는 임무도 존재하니, 강력한 보스들을 순차적으로 공략하는 재미가 출중하다.
공략 방식도 이질적이지 않다. 기존 엔드 콘텐츠에서도 공명자들을 강화하는 '증폭 회로' 시스템은 존재했다. 이른바 '접대' 시스템이라고도 부른다. 이번 증폭 회로 목록에는 오랜만에 젠니 강화가 있었다. 덕분에 젠니 파티도 적지 않은 활약이 가능했다. 현재 젠니 파티 자체가 체급이 좋은 편은 아닌데, 이런 방식으로 실전성을 올려준다면 환영이다.

증폭 회로 이외에도 구버전 공명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도 존재한다. 이를테면 금주 시절에 등장한 '기염', '금희', '장리'와 같은 공명자들은 모두 자체적으로 최종 피해가 25% 증가한다. 구버전 공명자들도 충분히 실전성 있게 기용할 수 있다.
만약 육성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템플릿 캐릭터' 시스템을 사용하면 최소한의 성능은 보장받는다. 90 레벨에 상시 5성 무기, 빈약한 에코 수치긴 하지만 이거라도 어디인가. 4성 캐릭터를 급하게 기용할 때 안성맞춤이다.
보유한 공명자가 많을수록 점수 고점도 올라간다. 이론상 파티도 10개 넘게 운용할 수 있다. 최대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포인트 요구치는 5만 8천이지만, 단순한 재미를 위해서 다른 파티를 추가로 플레이할 수 있다.
물론 원하지 않는다면 최대 보상만 획득하고 그만해도 무방하다. 실제로 기자 또한 카멜리아, 기염 같은 주력 딜러가 남아있음에도 현재 점수에 만족하며 중단했다. 이번에 등장한 시그리카가 픽뚫만 나지 않았다면 8만점도 넘게 노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종말 매트릭스의 가장 큰 의의는 무료했던 엔드 콘텐츠 구성에 도전 정신을 자극했다는 점이다. 원래도 맛있는 명조 전투 과정이, 확실한 목표가 더해지니 더욱 즐거웠다. 해당 스테이지의 플레이가 만족스러웠는지, 개선할 요소가 있는지 검토하며 부담 없는 재도전이 가능하기에 스트레스도 덜하다.
보상은 다소 아쉽지만, 등장 타이밍은 훌륭했다

도전할 가치도 있고, 플레이 과정도 만족스러웠지만 보상은 살짝 아쉬웠다. 기존 엔드 콘텐츠인 역경의 탑과 바닷속 폐허는 모든 보상을 획득하면 800 별의 소리씩, 합쳐서 1600 별의 소리를 얻을 수 있다. 10연차에 해당하는 재화다.
반면 더 높은 난도를 가진 종말 매트릭스는 현재 모든 보상을 획득해도 400 별의 소리가 끝이다. 물론 주파수 조절기, 습유물 밀봉 상자, 에코 육성 재료인 특급 비밀음파 통 등 가치가 높은 보상도 함께 주지만, 체감상 별의 소리 제공량이 다른 엔드 콘텐츠에 비해 적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기간 한정 칭호인 '매트릭스 여행자'나 프로필 배너 등 명예 보상이 포함된 것을 보면, 실질적인 재화보다는 도전 콘텐츠 성격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성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유저로서 욕심을 조금만 부리자면 기존 엔드 콘텐츠와 동일한 800 별의 소리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보상 문제를 제외한다면 종말 매트릭스 콘텐츠의 등장 타이밍은 이상적이었다. 대부분 유저들의 실질적인 파밍이 끝나고, 역경의 탑과 바닷속 폐허가 단순한 숙제에 가까워진 시점에서 도전 욕구를 자극할만한 콘텐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바닷속 폐허가 2.1 버전에 등장했으니 약 1년 만에 새로운 엔드 콘텐츠가 등장한 셈이다. 명함과 전용 무기 유저부터 고돌파 유저들까지 폭 넓게 즐길 수 있는 엔드 콘텐츠다. 이번 주기가 끝나기 전 만족스러운 육성이 끝났다면 꼭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hopesre@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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