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쌍방울 진술 회유' 논란···2차 녹취록 깐 민주당, 라디오서 반박 나선 검사

박준석 2026. 3. 3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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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화영 회유' 2차 녹취 공개
"부인하면 10년" 진술 압박 주장
'위법 수사' 고리 공소 취소 목표
朴 "공동정범 증거 충분" 반박
14일 청문회 양측 전면전 예고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압수조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당시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을 주범으로 만들기 위해 핵심 피의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허위 자백을 회유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박상용 검사가 "저희를 조금 도와주시면 좋겠다" "이 부지사를 한번만 봐주시면 안 되겠느냐"며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을 설득하는 내용이다. 먼저 감형거래를 요구해 거절했다는 박 검사의 반박과 배치되는 내용이라는 게 전 의원 해석이다. 반면 박 검사는 라디오 방송에 직접 출연해 제기된 의혹을 거듭 반박했다.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가 2025년 9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박상용, '부인하면 10년에서 시작... 계속 가면 10년 이상 구형할 것'

전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5월 25일 박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 간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29일 내놓은 통화 녹취(2023년 6월 19일)보다 앞선 시점에 이뤄진 대화다. 박 검사가 거래를 제안한 쪽은 서 변호사라며 "짜깁기"라고 반박하자, 추가 폭로에 나선 것이다.

녹취록에는 "부인하면 10년에서 시작하는 것 아니냐", "계속 가면 10년 이상 구형할 것"이라는 박 검사의 언급도 나온다. 전 의원은 "이것이 과연 단순한 법률 설명인가"라며 "구형은 검찰만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그 권한을 전제로 한 형량 언급은 사실상 선택에 따른 불이익을 명확히 제시하는 압박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는 박 검사가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무죄를 받을 수 있느냐"는 식의 질문을 반복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 의원은 "겉으로는 의견을 묻는 형식이지만 계속 부인할 경우 불리할 수 있다고 압박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며 "방조를 이야기하며 2년 6개월 형량까지 거론한 것을 보면 사실상 하나의 결론으로 몰아가는 질문 방식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이 앞서 공개한 1차 녹취록에선 박 검사가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자백이 있어야 그거를 할 수 있다"며 보석, 구속영장 불청구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등으로 800만 달러를 대납한 사실을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박 검사는 이번에도 특정 단어만 부각한 짜깁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공동정범 정황이 충분하다고 잠정 결론이 있었던 상황"이었음을 강조했다. 굳이 이 전 부지사로부터 '이재명 보고' 진술을 받을 필요가 없었고, 당연히 거래 필요성도 없다는 취지다.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가 김성태(쌍방울 전 회장)한테 부탁한 부분, 그리고 그것을 (이재명) 지사가 알고 있었다는 부분은 상당수 다른 증거를 통해서 모두 입증된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 유죄가 확정된 만큼 사법적 판단이 이미 이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3월 22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증인 채택해야"... 與 주도 국조 증인 채택 반발

박 검사의 거듭된 부인에도 민주당은 "윤석열 정치검찰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며 추가 녹취록 폭로를 예고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당장 이날 열린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도 민주당 주도로 서 변호사와 이 전 부지사 등 추가 증인 채택이 이뤄졌다. 김성태 전 회장과 대장동 사건 관련자인 김만배·남욱·정영학씨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법조계 출신 한 민주당 특위 위원은 "검사가 피의자 측 변호인에게 영장, 보석 등을 언급하며 형량을 거래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하는 건 충격적"이라며 "정상적인 수사가 아니었다는 점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특위 위원들은 증인 명단을 두고 공방을 벌이다 여당이 의결을 강행하려들자 이에 반발해 퇴장했다. 이들은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권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윤상현 의원은 "법적·정치적 최종 책임은 한 전 대표에게 있으니 누가, 왜, 어떤 의도로 조사·기소했는지 알기 위해 한 전 대표를 불러야 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도 그간 "전 국민 앞에서 (저를) 박살 내고 망신 주면 이 대통령이 죄가 없고 억울한지 국민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수차 자신을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한편 특위는 다음 달 14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16일 대장동·위례 신도시 사건, 21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28일에는 종합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내달 9일에는 수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 현장 조사를 한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wi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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