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부실채권 1% 돌파… 지역경제 부진에 ‘빨간불’
지역 경기 부진에 중기·자영업 부실 ↑
한은, "지역금융 기능 위축 우려"

지방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7년 만에 처음으로 1% 넘어서며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부실이 확대되면서 부실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건설경기 침체와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부실이 더 확대될 경우 지역 금융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2%로 집계됐다. 전년 말 0.71%에서 0.31%포인트(p) 오른 수치다. 지방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를 넘어선 것은 2018년 말 1.03%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0.30%에서 0.34%로 0.04%p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지방은행의 부실화 속도가 시중은행보다 7배 이상 가파른 셈이다. 부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역시 고정이하여신 급증의 여파로 99.8%로 떨어지며 100% 선이 무너졌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제주은행이 1.57%로 가장 높았다. 부산은행은 1.17%, 전북은행은 1.12%를 기록했다. 광주은행은 0.89%, 경남은행은 0.76%로 집계됐다. 연체 흐름도 비슷하다. 부산은행 연체율은 0.62%에서 0.87%로 올랐고 경남은행은 0.45%에서 0.90%로 뛰었다. 전북은행은 1.46%, 광주은행은 1.02%까지 올라 일부 지방은행은 이미 1%를 넘어섰다.
지방은행의 부실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는 것은 지역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반도체처럼 일부 업종만 회복세를 보일 뿐 지역 기반 제조업과 내수 업종, 건설업은 여전히 부진하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금리 부담을 버티지 못하면서 대출의 질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 실제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경남은행 1.12%, 부산은행 1.13%, 전북은행 1.26%, 제주은행 1.65% 등으로 1%를 웃돌고 있다.
대출 차주들의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부실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시중은행들이 낮은 조달 금리를 무기로 지역 내 우량 기업 고객을 흡수하면서 지방은행에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몰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 떄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지방은행 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전북은행 778점, 광주은행 865점, 제주은행 898점 등으로 나타났다. 부산은행(945점)과 경남은행(944점) 역시 평균 940~950점대에 달하는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런 흐름은 여신 전략의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부실 위험이 커지자 지방은행들이 본래 강점이던 지역 중소기업 대출 문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 대출을 늘리며 위험 분산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말 5개 지방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조83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0% 늘었다. 반면, 주력 영업 기반인 중소기업 대출 잔액(88조3476억 원)은 1.9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지방은행의 지역 금융 기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지역 여신 비중은 지난해 말 81.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지역 여신 성장세가 둔화하는 사이 수도권 여신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수신 비중도 68.7%에 그쳤다. 지방에서 모은 자금만으로는 영업이 쉽지 않아 수도권 등 역외에서 수신을 끌어오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방은행은 지역금융을 주된 영업활동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최근 지역경제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역금융 역할이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으로 신용위험 관리 부담이 커지는 만큼 지역금융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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