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주시는 편지에 줄서서 사온 케이크까지…” 인쿠시의 성장은 팬들 덕?

김화영 2026. 3. 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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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김연경이 떠난 여자배구에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흥행 카드, ‘김연경의 제자’ 인쿠시가 꿈 같았던 V리그에서의 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17경기에서 쌓아 올린 소중한 104득점, 누군가는 제 몫을 못 했다며 냉혹한 평가를 내릴지 몰라도 인쿠시의 성장 서사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손가락질하긴 어려울 겁니다.

시즌을 마치고 대학생 신분으로 돌아간 인쿠시의 소회를 KBS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방송도 찍고 프로도 오고, 제가 운이 아주 좋았나 봐요”


정관장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목포과학대로 복귀해 대학생의 삶을 살고 있는 인쿠시. 지금은 발 부상으로 배구 훈련은 하지 못하고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다는데요. 배구도 어렵지만, 계속 앉아서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털어놔 미소를 자아냈습니다.

이날은 현대건설과 GS칼텍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있었는데, 인쿠시는 현대건설의 절친한 동료 자스티스를 응원하기 위해 직접 수원을 찾았습니다.

인쿠시는 한동안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는데요.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서 ‘뛰고 싶은 생각이 드냐’고 물었더니 “일단은 다 끝났으니까, 저는 거의 후반부터 많이 아파가지고 경기를 못 뛰어서 살짝 아쉽다”면서도 “배구를 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있었던 1년의 일들을 되돌아본 인쿠시는 “방송도 찍고 프로에도 오고, 작년에 뭔가 일이 많았는데 제가 운이 많이 좋았나보다”라며 겸손하게 입을 뗐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런 일들이 좋은 기회로 찾아와서 너무 좋았고 또 많은 거를 느꼈고, 이제 제가 정관장 팀에 있으면서 부족한 부분들도 많이 알게 돼서 앞으로 그거를 이제 집중해서 (보완)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느껴서 정관장 팀에도 많이 감사해요.”

■“배구 일지에 가장 많이 쓴 단어 ‘리시브’ …힘든 시간, 팬들 편지로 버텨”


실제로 인쿠시에게 프로 무대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수비가 약점인 인쿠시를 향한 상대의 목적타가 통하면서 경기 흐름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고, 팀이 승부를 뒤집기 위해 결국 교체로 나와야 하는 냉정한 상황도 부지기수였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도 인쿠시는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예능에서 화제가 됐던 ‘배구 일지’를 쓰는 것을 프로에 와서도 이어갔다고 하는데요. 인쿠시는 “생각보다 운동 시간에 좀 더 집중하고 빨리 자야 하니까 (예능에서처럼) 계속 매일 쓰지는 못했지만, 진짜 중요한 포인트나 많이 배운 부분은 잘 적어뒀다”고 했습니다.

어떤 게 가장 많이 쓰여 있냐고 물어보자 인쿠시도 ‘리시브’라고 강조하면서 “코치님과 감독님이 말해주는 이야기들을 많이 적었던 기억이 있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즌 막판엔 발 부상으로 코트에 서지 못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마음고생도 많았었던 인쿠시. 그럴 때마다 힘이 돼준 건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이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이 있었는지’ 묻자 “좋은 질문이에요”라며 활짝 웃었습니다.

“한 팬분은 제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빠지지 않고 오셔서 매일 편지를 주셨어요. 힘든 시간에 편지를 읽으니까 정말 큰 힘이 되더라고요. 거의 눈물 살짝 흘릴 정도로 되게 좋은 편지를 팬들이 써 주셨어요. 또 어린아이 팬들도 있었고, 제가 말차 케이크를 좋아하는데 그걸 알고 사 오신 분도 있었어요. 성심당 줄 정말 길다고 했는데… 저는 그분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이뤄질 수 없을 것 같던 꿈…열심히 노력하면 되는 것 같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지난해 12월 자신의 프로 데뷔전이었던 GS칼텍스전보다 팀으로 같이 뭉쳐 승리했던 올해 초 한국도로공사전을 꼽았던 인쿠시. 그만큼 팀을 향한 애정이 컸었는데요.

‘가장 친한 동료’로 딱 한 명만 꼽을 수 없을 만큼, 목포여상 선배였던 세터 염혜선을 비롯해 같은 2005년생 동갑내기 친구들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관장에 잘 녹아들었기에 헤어짐도 아쉬울 따름입니다.

다음 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선수는 자유계약제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인쿠시를 V리그에서 다시 보기엔 어려울 거란 전망 속에서도 인쿠시는 언젠가 더 나은 선수가 되어 V리그 코트 위에서 또 한 번 날아오를 날을 꿈꿔봅니다.

“제가 이제 어렸을 때부터 좋은 배구 선수가 되고 싶은 게 꿈이었는데, 처음에 느꼈을 때는 이뤄질 수 없는 꿈인 것 같았어요. 근데 이렇게 또 하다 보니까, 열심히 노력하면 다시 좋은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저의 V리그 첫 시즌은 많이 아쉽게 끝나서, 다시 또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어서 꼭 다시 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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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hwa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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