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국힘 ‘장동혁호’ 공관위 사실상 파산선고… 대구 위기론 뚫고 ‘보수 대개조’로 반전하나

이영란 기자 2026. 3. 3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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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신청 법원이 인용해도 새 관리위에서 수정해 다시 처리도 가능
장동혁 대표 결단이 주목

6·3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둔 국민의힘이 창당 이래 유례없는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사실상 해체 수준의 파국을 맞이하면서, 장동혁 대표가 이끄는 지도부의 리더십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전격 사퇴를 두고, "혁신을 외치더니 무책임하게 도주하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마저 흔들리는 '대구 위기론'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장동혁호가 헤쳐나갈 복안에 관심이 쏠린다.

◆무너진 시스템 공천의 민낯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31일 위원 전원과 함께 일괄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공관위가 지선과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마무리됐다"면서 "시급하게 진행돼야 할 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다. (재보선 공천을 맡을) 새 공관위를 구성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와 나눴고, (장동혁) 대표도 그 부분에 공감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대구시장 경선 후보 컷오프 논란에 대해선 "공관위 결정은 절차와 규정, 내부의 여러 합법적 절차를 거쳤기에 그대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대표는 SNS를 통해 "이 위원장님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사퇴를 수용했다.

이 위원장이 내놓은 사퇴의 변은 일이 끝났기 때문에 떠난다는 것이지만, 당 안팎의 평가는 냉혹하다. 공천 작업이 한창인 중차대한 시점에, 본인이 주도한 '무리한 컷오프'의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판을 깨버린 '책임 회피형 사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경기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전격 취소되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로부터 선거 연대 제안을 일축당하는 등 당 지지율 악화에 따른 대외적 악재에 공천파동의 후폭풍까지 겹치는 가운데 이 위원장이 '폭탄'을 당 지도부에 떠넘기고 도망갔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실제로 이 위원장이 주도한 공관위는 시작부터 '시스템 공천'을 표방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기준 없는 현역 배제와 지역 민심 무시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뚜렷한 데이터 없이 중진들을 사지로 몰아넣었고, 대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사퇴하면서 당의 혼돈을 부추긴 것. 지역 정치권에서는 텃밭인 대구에서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단순한 변심이 아니라, 당의 오만한 공천에 대한 '심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권영진 의원, 공관위와 장동혁 지도부 직격

이와 관련해 이정현 위원장이 사퇴하기 직전 대구시장을 지낸 권영진 의원은 31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재의 대구 위기론을 "대구시민을 무시한 무도한 컷오프가 부른 인재(人災)"라고 규정하면서 장동혁 대표와 공관위를 공개 직격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바보짓을 하는 바람에 정계 은퇴하고 양평에서 전원생활하는 사람을 불러내 더불어민주당한테 대구시장까지 내줄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대구 민심이) 이렇게 안 좋을 때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구 민심 악화의 원인에 대해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시민을 무시하면서 무도하게 컷오프를 했다"며 "결과적으로 대구시민 여론조사 1·2위 후보를 잘라버린 셈이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9명의 후보가 대구에 공천을 신청했는데, 건강하고 정상적인 선거절차를 밟았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 선거"라면서 "김 전 총리는 정계를 은퇴하던 분이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에서 사람이 없으니 김 전 총리라도 차출해야 하느냐는 (얘기가) 나올 때 피해 다녔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권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잘못이 있다. 난데없는 비상계엄을 해서 정권을 갖다 바쳤지 않나"라며 "윤 전 대통령과 인간적으로는 못 끊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완전히 끊고 미래로 나갔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못했다. '절윤 결의문'을 내고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집안싸움만 일삼는 것을 보고 염증을 느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장동혁 대표도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없어 큰 판의 흐름을 잘 못 읽는다"며 "지금쯤은 장 대표가 정치를 해야 한다. 대구시민에게 '공관위원장 해임해야 한다'고 하는 등 정치적 해법을 빨리 모색해야만, 대구 민심을 빨리 잠재울 수 있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해법에 대해 "정상적인 경선으로 돌아가기는 늦었다는 생각도 든다"며 "지금이라도 우리가 정채적 해법을 찾든지, 원칙으로 돌아가든지 두 가지 선택 중에 하나를 빨리 해야 한다는 말씀을 지도부에 드린다"고 덧붙였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난 주호영-장동혁… 반전 카드 나오나

이런 가운데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장동혁 대표와 주호영 의원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 만남에서 주호영 의원(국회 부의장)이 대구시장 '공천 배제' 재고를 요청하자, 장동혁 대표는 "숙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원칙론'을 고수하던 장 대표가 '숙고'라는 단어를 선택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주 의원은 "지금 공천 파행 등 공천 문제점을 말했다 헌법, 공직선거법, 당헌·당규, 공천관리운영지침에 따라 공정하고 제대로 된 공천으로 (대구시장 공천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구했고 장 대표는 여러 가지 점을 고민하고 숙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당 지도부나 새롭게 구성될 공관위에서 가처분 내용에 따른 조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 27일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해 서울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4월1~2일로 예고된 가처분 신청 결과, 그리고 장 대표가 내놓을 결과물에 따라 국민의힘은 새로운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역의 3선 출신 전직 국회의원은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한다고 해도 장 대표가 새롭게 꾸릴 공관위가 법원이 지적한 문제를 해결해 주 의원의 컷오프를 유지시킬 수도 있다"면서 "따라서 장 대표가 대구 위기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의 경선 재참여 여부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의 숙고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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