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없는’ 도로공사 VS ‘물오른’ GS칼텍스…‘예측불허’ V리그 여자부 챔프전

김기중 2026. 3. 31. 17:4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의 모마와 GS칼텍스의 실바. 한국배구연맹 제공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다. 객관적인 전력만 보자면 정규리그를 끝내고 일찌감치 올라와 기다리는 1위팀이 이길 것 같다. 그런데 느닷없이 감독이 경질되는 돌발 변수가 터졌다. 게다가 3위팀의 이 무시무시한 기세라니.

31일 한국배구연맹에 따르면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는 2025~26시즌 우승컵을 두고 1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리는 경기를 시작으로 5전 3승제를 벌인다. 3승을 먼저 따내면 도로공사는 2022~23시즌 이후 3년 만에 정상 복귀이고, GS칼텍스로선 2020~21시즌 우승 이후 5시즌 만의 우승 왕관 획득이다.

정규리그 상대 성적만 놓고 보면 도로공사가 GS칼텍스를 앞선다. 양 팀은 이번 시즌 모두 여섯 번 붙었는데 도로공사가 다섯 번을 이겼다. 특히 첫 경기가 열리는 김천경기장은 도로공사의 홈그라운드로, 3전 전승을 올렸다.

도로공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외국인 주포 모마다. 정규리그 35경기에서 948점을 올려 경기당 평균 27.1점을 기록하며 득점 2위를 찍었다. 여기에 강소휘도 빛을 발하고 있다. 31경기 421점으로, 경기당 평균 14점을 기록했다. 타나차가 발목 부상 여파로 3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414점을 올렸다. 경기당 13.8점이다. 모마 하나로도 벅찬데 둘을 더 붙인 이른바 ‘삼각편대’는 무서운 시너지를 낸다. 하나 막기도 벅찬데 셋이서 사정없이 두들기는 것, 정규리그 1위의 비결이기도 하다.

상대 전적이나 객관적인 전력은 열세지만 ‘기세’만 놓고 보면 정규리그 3위 GS칼텍스를 무시할 순 없다. GS칼텍스는 지난 18일 현대건설을 꺾으면서 극적으로 3위와 4위가 단판승부를 펼치는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하고, 준PO에서 흥국생명을 꺾은 뒤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이란 우려와 달리 3전 2승제에서 현대건설에 2연승하면서 극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돌풍의 중심에는 정규리그 ‘득점왕’ 실바가 있다. 정규시즌 여자부 역대 최다인 1083점을 뽑으며 3년 연속 1000득점을 돌파했다. 최근엔 더 강력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흥국생명과 준PO에서 42점, 현대건설과의 PO 1차전 40득점, 2차전 32득점을 폭발시켰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이 “공격은 모두 다 실바에게 몰아주겠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통에 ‘몰빵배구’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알고도 막기 어려운 수준이다.

실바의 준PO·PO에서의 득점이 ‘42→40→32’로 낮아진 것도 청신호다. 레이나와 권민지 등 다른 공격수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실바의 공격력은 더 날카로워졌기 때문이다. PO 2차전에서 승리한 29일 이 감독이 “실바야 말할 것도 없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너무 잘해줬다. 집중력을 유지해 좋은 경기를 했다”며 만족감을 보인 이유다. 도로공사로선 실바 하나 막기도 벅찬데 다른 선수들 눈치까지 봐야 할 판이다.

챔프전의 가장 큰 변수는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경질이다. 도로공사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감독은 2016년 부임 이후 구단의 성장과 도약을 이끌었다”면서도 “김 감독과 함께한 지난 10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구단은 “배구단이 오늘의 자리까지 오르는 데 큰 공헌을 한 상징적인 지도자”라면서도 “김 감독의 코치 폭행 및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지난 2월 말 검찰이 약식기소하는 불미스러운 사항이 있어 고심 끝에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0년 동안 팀을 이끌던 감독이 챔프전 직전 경질되는 초유의 상황에서 도로공사가 한창 물오른 GS칼텍스를 이길 수 있을까. 1일 1차전이 힌트가 될 수 있겠다. 역대 성적을 돌아보면 챔프전 1차전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여자부 챔프전에서는 1차전 승리 팀이 19번 가운데 11번 우승을 차지했다.

김기중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