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벚꽃이 뭐라고, 사과까지…공무원들 ‘발 동동’, 대체 왜?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2024년 벚꽃이 피지 않은 상태에서 벚꽃 축제를 개최한 강원 속초시. 당시 속초시는 벚꽃축제 연장 사실을 알리며 SNS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공지했다.
일부 지자체의 실수로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벚꽃 없는 벚꽃 축제’는 매년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태.
![지난 2023년 강원도 춘천 부귀리 벚꽃축제 현장에 ‘벚꽃이 냉해를 입어 부실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헤럴드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31/ned/20260331174158991epzk.jpg)
정확히 말해, 벚꽃의 개화 시기가 점차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는 탓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막 벚꽃이 피기 시작한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올봄 이상고온으로 포근한 날이 지속되며, 평년에 비해 무려 10일가량 일찍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에 공식적으로 벚꽃이 개화했다. 기상청은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앞마당에 있는 관측목 가지에서 세 송이 이상 벚꽃이 피면 “서울에 벚꽃이 피었다”고 발표한다.
올해 서울의 벚꽃은 4월 4일에 개화한 지난해보다 엿새가량 빠르게 폈다. 평년(4월 8일)과 비교해서는 열흘가량 일찍 모습을 드러냈다. 통상 개화 후 일주일가량 후 만개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 주말부터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노원구 동일로에 벚꽃이 피어 있다.[독자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31/ned/20260331174159571ahcg.jpg)
올해 벚꽃 개화가 빨라진 것은 2월과 3월 기온이 높았기 때문. 기존 올해 서울의 벚꽃 개화 시기는 4월 3일 전후로 예상된 바 있다. 하지만 3월 들어 최고기온이 20도가 웃도는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더 빠른 개화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따뜻한 날씨와 함께 찾아온 벚꽃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다수 지자체 공무원의 사정은 다르다. 특히 기존 벚꽃 개화 일정에 맞춰 축제를 준비하던 지자체들은 ‘벚꽃 없는 벚꽃 축제’가 열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 여의도 한 거리에 벚꽃이 피어 있다.[독자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31/ned/20260331174159894uqnb.png)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급속도로 벚꽃 개화 시기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 불과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벚꽃이 3월에 피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2020년 서울 지역 벚꽃이 3월 27일 개화하는 등 그 속도가 빨라졌다.
단순히 개화가 일러진 것도 아니다. 지난해의 경우 2월에 이어 3월까지 한파가 장기화했다. 여기다 일조량까지 줄어들며, 기존 예상보다 벚꽃이 늦게 폈다. 당시 전국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에서도 벚꽃 개화율이 15%에 머무르며, ‘벚꽃 없는 벚꽃 축제’가 개최됐다.
![전남 광양 매화축제 현장 모습. 2024년 축제 현장(왼쪽)에는 꽃이 만개한 반면, 2025년 축제 현장(오른쪽)에는 눈이 몰아치고 있다.[광양시청 홈페이지, 유튜브 나팔녀품바 채널 갈무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31/ned/20260331174200274ehdk.jpg)
여기에는 벚꽃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지난해 3월 전남 광양시에서 ‘광양매화축제’를 열었지만, 축제 현장에서 매화를 찾아볼 수 없어 방문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개화율이 최대 3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봄꽃 축제에 영향을 주는 날씨 변동성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봄꽃이 피기 직전인 2~3월은 겨울 공기와 봄 공기가 힘겨루기하는 계절의 전환기다. 이 시기,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 ‘꽃샘추위’, 반대로 남쪽의 따뜻한 공기나 고기압 영향이 강해지면 초여름 날씨를 띈다.

기후변화는 기본적으로 기온 상승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같은 기온 상승은 북극의 차가운 공기를 가두는 ‘벽’을 약화하는 작용도 한다.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까지 내려오는 데 영향을 주는 것. 지난해와 같이 2~3월 한파가 강력해지는 것 또한 기후변화의 영향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들은 축제 시기를 늘리거나, 축제 성격을 바꾸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 산하 제천문화재단은 올해 벚꽃 개화 시기의 변동성이 커진 것을 고려해, 축제 기간을 지난해보다 3일 늘리고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안동 암산얼음축제 현장.[안동시청 홈페이지 갈무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31/ned/20260331174200896pvvn.jpg)
충북 보은군의 경우 기존 3일이었던 축제 기간을 지난해부터 10일로 늘렸다. 군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개화 시기 변동 가능성과 지역의 기후적 특성 등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각종 특산물 축제 등에서도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경북 안동시가 개최 예정이었던 ‘안동 암산얼음축제’를 취소한 적도 있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축제장의 얼음 두께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충남 홍성에서 열린 새조개 축제는 물량을 공수하지 못해 조기 종료됐다. 직전 해 여름 폭염으로 새조개가 대거 폐사한 탓이다. 창원 미더덕 축제 또한 고수온으로 인한 생산량 급감으로 2년 연속 취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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