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이후 경북 관광, 방문 늘었지만 ‘체류 한계’…질적 전환 시급
1시군 1호텔·야간콘텐츠 확충으로 체류형 관광 전환 추진

'2025년 경주 APEC' 이후 경북 관광이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를 마주했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APEC 개최 이후 5개월간 도내 방문 횟수는 7886만 회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숙박 횟수는 10.5%, 관광 소비는 8.4% 늘어나며 각각 5800만 회, 2조4649억 원을 기록했다. APEC을 계기로 지역 인지도 상승과 관광 수요 확대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증가한 방문객이 지역에 머무는 비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요 관광지 숙박전환율은 경주 17.1%, 안동 14.4%, 문경 11.6% 수준으로, APEC 이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관광객 유입은 늘었지만 '스쳐 지나가는 관광'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체류시간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방문 횟수 증가율이 12.8%에 달한 반면 평균 체류시간은 2.1% 증가에 그쳤다. 관광객을 붙잡을 콘텐츠와 체류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숙박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1시군 1호텔 프로젝트'를 통해 총 1조2000억 원을 투입, 1400실 이상의 프리미엄 객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영덕 고래불 지역에는 2500억 원 규모 420실 호텔이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안동에는 300실 규모 글로벌 브랜드 호텔 유치가 확정됐다. 포항과 문경에서도 복합 숙박시설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전략은 숙박이 관광 소비를 좌우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관광객이 1박을 추가할 경우 평균 18만 원의 소비 증가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북이 목표로 제시한 숙박전환율 30% 달성 여부가 지역 경제 파급력을 좌우할 핵심 지표로 떠오른 배경이다.
관광 콘텐츠 확충도 병행된다. 경주는 보문관광단지 야간경관 개선과 나이트 트레일 조성, 미디어아트 확충 등을 통해 야간 체류를 유도할 계획이다. 계절 영향을 줄이기 위한 쿨링포그 설치 등 체류 환경 개선도 추진된다.
국제회의 도시로의 도약 역시 중요한 축이다. 경주는 5월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차총회를 시작으로 9월 글로벌 CEO 서밋, 10월 세계경주포럼을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관광과 비즈니스를 결합한 '블레저'형 MICE 도시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APEC 이후를 관광 구조 전환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관광객 1억 명 유치와 숙박 관광 점유율 1위, 경주의 세계 10대 관광지 진입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올해는 APEC을 통해 구축한 경북의 이미지와 인프라를 실질적 성과로 전환하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