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14년만에 최대…"통계보다 4배 많을 수도"

이유정 2026. 3. 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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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미분양 통계가 지역에 따라 실제 물량과 최대 네 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통계의 신뢰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4년 만에 3만 가구를 넘어섰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기준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1월(2만9555가구)에 비해 5.9%(1752가구)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 역시 정부 통계(758가구)를 크게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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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후 미분양 3.1만가구…1년새 25%급증
광주 미분양, 현장과 4배 차이
자진신고에 지자체 관리 '허점'
지방 분양 침체 '바로미터'인데
'깜깜이'로 건설사·PF부실 우려

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미분양 통계가 지역에 따라 실제 물량과 최대 네 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통계의 신뢰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4년 만에 3만 가구를 넘어섰다.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깜깜이로 운영돼 정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14년 만에 3만 가구를 웃돌아 건설사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대구에서 준공한 한 아파트 외벽에 ‘1억 이상 할인’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경DB

 ◇지방 부동산 위험 감지 ‘한계’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기준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1월(2만9555가구)에 비해 5.9%(1752가구)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이 3만 가구를 넘은 것은 2012년 3월(3만438가구)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2월(2만3722가구)과 비교하면 1년 새 24.5% 급증했다. 2월 전국 전체 미분양 주택은 6만6208가구로 1월(6만6576가구)과 비슷했지만 악성 미분양에는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지역별로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이 1월보다 36.1%(1140가구)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달서구, 북구 등에서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미분양은 입주자 모집공고 이후 준공 전까지 계약되지 않은 물량을, 악성 미분양은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고 남은 물량을 의미한다. 준공 후 미분양은 시장 침체 신호를 가장 먼저 읽어낼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통계의 정확성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10대 건설사를 통해 파악한 1월 말 기준 광주광역시 미분양 규모는 2100여 가구다. 중견·중소 건설사 물량을 합치면 5000가구를 웃돈다. 국토교통부가 2월 말 발표한 1월 수치(1371가구)보다 네 배 가까이 많다. 준공 후 미분양 역시 정부 통계(758가구)를 크게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미분양 지표는 특정 지역에 신규 공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미분양 통계의 신뢰성이 낮다 보니 대부분 자체로 조사하고 있지만 정확도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정부 통계상 2월 광주의 미분양은 1319가구, 준공 후 미분양은 758가구로 1월에 비해 각각 3.8%, 5.0% 줄었다.

 ◇연쇄 부도 우려에도 검증 절차 없어

미분양 통계가 실제 물량과 크게 차이 나는 것은 통계 집계 방식 문제가 크다. 정부는 미분양 통계를 낼 때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별 건설사에서 받은 자료를 취합한다. 건설사마다 미분양 수치를 취합하는 시기 등 기준이 제각각인 데다 일부 지자체가 건설사의 비공개 요청 등을 폭넓게 수용해 통계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비공개 요청이 들어온 물량을 전체 통계에서 제외하고 공개했다. 한 분양마케팅회사 관계자는 “통계는 월말 발표하지만 취합하는 시점이 제각각”이라며 “수기 입력하는 과정에서 종종 오류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공사비 급등과 금융시장 불안, 부동산 양극화 등이 겹치며 깜깜이 통계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악성 미분양이 늘면 건설사는 공사비 회수 지연으로 도산 위험이 커지고 자금 조달 비용도 불어난다. 금융권에서는 건설사에 빌려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부실화하는 연쇄적인 문제가 생긴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통계가 부실하면 과잉 공급을 막는 시장의 자정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책적으로 실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LH 등을 통해 미분양 직매입과 안심 환매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통계상 준공 후 미분양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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