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전쟁에 위태로운 '오천피'...코스피 한달새 1250P 폭락

이규연 2026. 3. 31. 17:0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 부각, 기존 ‘불장’ 부담도 작용
삼성전자 17만원 반납...코스닥 삼천당제약은 하한가
외국인 한달간 35조 순매도 vs 개인 41조 순매수

국내증시가 3월 마지막 거래일에도 급락을 피해가지 못했다.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3월 초부터 한달 내내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높은 유가와 금리, 환율 등 삼중고가 이어진 데다 2월까지 ‘불장’이었던 부담도 하락폭을 키우는 데 한몫을 했다.위태로운 '코스피 5000'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4.26%(224.84포인트) 내린 5052.46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조8380억원어치를 팔고 떠났다. 개인이 2조4400억원, 기관이 1조250억원을 사들였지만 지수 방어에는 실패했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는 5.16% 떨어진 16만7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자사주 14조5000억원 규모를 소각하겠다고 공시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7.56% 하락한 8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반도체(-3.65%)와 리노공업(-4.07%), 원익IPS(-4.51%) 등 반도체 관련 기업 주가도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다. 전날 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떨어진 흐름이 국내증시에서도 이어졌다.  

코스닥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94%(54.66포인트) 떨어진 1052.39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와 반대로 코스닥에서 외국인이 1190억원을 사들였고 개인도 5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69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주 급등하면서 코스닥 대장주로 등극했던 삼천당제약 주가는 이날 하한가를 찍으면서 82만9000원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에코프로 주가는 4.91% 내려간 13만9500원, 3위인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5.55% 하락한 19만2200원에 거래를 각각 마쳤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약세를 지속했다”며 “중동발 충격에 따른 고환율 및 고유가도 투자심리를 제약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코스닥에서도 삼천당제약이 체결한 경구용 비만치료제 미국 독점 계약의 규모에 시장이 실망하면서 하한가를 기록해 지수 약세를 더욱 키웠다”며 “전기와 전자 업종은 구글 ‘터보퀀트’ 관련 우려와 DDR5 현물가 하락, 미국 반도체주 약세 등이 겹쳐 연일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증시 흐름과 반대로 알루미늄 관련 기업인 조일알미늄, 남선알미늄, 삼아알미늄 주가는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알루미늄 압출재를 생산하는 알루코 주가도 23.78% 급등했다. 이란이 28일(현지시각) 중동의 글로벌 알루미늄 생산 시설을 공격하면서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한 여파로 보인다.전쟁 여파에 겨울 못 벗어난 3월 증시

한편 국내 증시는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거래를 시작한 3월 3일부터 가파른 내리막길을 탔다. 코스피는 2월 27일 6307.27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전쟁 시작 직후인 3월 3일 7.24% 폭락한 5791.91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한달 내내 극심한 변동성을 겪으며 3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종가는 5052.46으로 장을 마쳤다. 한 달 동안 19.89%(1254.81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한 코스피 기반 지수 49개 중 건설(1.14%)을 제외한 모든 지수가 하락했다. 특히 연초 코스피 ‘불장’을 이끌던 전기전자업종 지수의 하락폭은 22.53%에 이르렀다. 그밖에도 역시 연초 이후 상승 중이었던 코스피200 정보기술(-23.09%) 및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코스피 200 경기소비재(-25.93%) 지수의 하락폭도 컸다.

코스닥도 2월 27일 종가 1188.15에서 3월 31일 1052.39을 기록하며, 한 달 동안 11.43%(135.76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등록된 코스닥 기반 지수 38개 중 플러스(+)를 기록한 지수는 유통(0.04%)과 종이·목재(0.52%)뿐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고유가 등으로 국내 기업의 부담이 커진 점이 국내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또 코스피지수가 올해 초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적정 기업가치) 부담이 커졌던 점도 하락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이 최근 증시 조정의 화근이 되었다”며 “코스피가 다른 글로벌 증시보다 강한 조정세를 보인 주요 원인은 최근의 강세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한 달째 지속되면서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3월 한 달 동안 15% 이상 하락해 밸류에이션(적정 기업가치)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3월의 국내증시 하락세는 외국인의 매도 규모 확대 영향이 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3일부터 31일까지 코스피에서 35조1582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기간 기관의 순매도 규모 10조4761억원을 훨씬 상회한다. 반면 개인은 41조8728억원을 사들였다. 

이와 관련해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5년 하반기 이후 지속된 외국인 매도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이라며 “이를 제외한 코스피로 한정하면 작년 하단까지 절반 가량을 매도한 수준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시장의 우려 대비 가파르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규연 (gwen@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