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대기’ 현대차 캐스퍼⋯ ‘라운지’만 10개월, 대체 왜?

김상욱 기자 2026. 3. 3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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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최상위 트림 ‘라운지’ 우선 생산
높은 수익성 고려⋯ 라운지는 내수 판매만
현대차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 라운지 외관.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이 장기간 출고 지연 상태에 빠진 반면, 최상위 트림인 ‘라운지’만 유독 빠른 고객 인도에 나서 그 배경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재 계약 후 차량 인도까지 2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출고 지연이 심각한 상태다. 기본 트림부터 크로스(오프로드 특화 모델)까지 트림에 따라 20~25개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최상위 트림 ‘라운지’의 출고 기간은 10개월 안팎으로, 다른 트림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캐스퍼 전기차임에도 트림에 따라 출고 시점이 크게 엇갈리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라운지 모델에 적용된 주요 부품의 수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데다, 현대차가 고부가가치 모델의 생산 비중을 높이면서 자연스럽게 출고 속도가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대차의 ‘수익성 중심’ 생산 전략도 출고 기간 단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통상 자동차 제조사는 동일 차종 내에서도 마진이 높은 상위 트림을 우선 생산하는 경향이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 역시 이 같은 전략이 반영되면서 수익성 높은 라운지 모델의 출고가 우선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운지 모델 가격 역시 기존 기본형(프리미엄 트림) 대비 670만원 비싼 최상위 사양으로, 가죽 시트와 고급 내장재 그리고 외관 차별화 요소 등을 적용해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아울러 전용 디자인이 적용된 라디에이터·범퍼 그릴과 라운지 모델 전용 휠 등이 탑재됐고, 실내에는 캐스퍼 트림 중 유일하게 천연 가죽 시트가 적용됐다.

일각에서는 신규 출시 모델인 만큼 초기 생산 물량이 우선 배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라운지 모델의 경우 현재 수출 계획이 없어 전량 국내 판매에 물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빠른 출고가 가능한 이유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 이후 인도까지 2년 가까이 대기해야 한다면 어떤 소비자가 불만이 없겠느냐”며 “이런 점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새로 출시된 모델의 출고를 우선한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라운지를 제외한 모델은 현대차가 수출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출고 지연이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캐스퍼 일렉트릭의 출고 대기 기간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트림별로 2~4개월가량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가 올해 생산 목표 대수를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캐스퍼 일렉트릭 물량의 약 90%를 해외 수출에 배정한 영향이 출고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