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리스크에 환율 급등…코스피 4% 급락, 5050선 후퇴

박지윤 기자 2026. 3. 3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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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중동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나흘째 내려 5050대로 밀려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4% 넘게 급락하며 5050선까지 밀려났습니다.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4.84포인트(4.26%) 하락한 5052.46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26일 이후 4거래일 연속 내림세입니다.

이날 지수는 하락 출발한 뒤 장 초반 5000선까지 위협받았으나, 한때 낙폭을 줄이며 5200선을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장 후반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하락폭이 확대됐습니다.

환율 급등이 시장 불안을 키웠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천억 원 넘게 순매도하며 9거래일 연속 '팔자'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4천억 원, 1조 원가량 순매수에 나서며 낙폭을 일부 방어했습니다.

시장 불안의 배경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이란과의 협상 기대와 군사적 긴장 사이에서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진전을 언급하면서 장 초반에는 투자심리가 개선됐지만, 이후 협상 결렬 시 이란 내 주요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강경 발언이 나오며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습니다.

국제유가도 급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 넘게 상승하며 배럴당 102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2022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장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며 지수가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환율 상승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상승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컸습니다. 최근 D램 현물 가격 하락으로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매물이 집중됐습니다. 삼성전자는 5% 넘게 하락하며 '16만전자'로 내려앉았고, SK하이닉스도 큰 폭으로 떨어지며 80만 원대로 밀렸습니다.

자동차와 2차전지 등 주요 대형주들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현대차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로 하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일제히 내렸습니다.

반면 일부 해운·조선 관련 종목과 소비주 등은 상승하며 제한적인 방어 흐름을 보였습니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과 지정학적 불안이 당분간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자금 흐름과 국제유가 추이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지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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