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소생]bhc의 '간장 치킨'…원조 교촌치킨 잡을까
교촌의 시그니처인 마늘간장치킨 스타일
별첨되는 '스위트갈릭소스'가 킥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직접 구매해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3대 치킨
숫자 3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자체로 완전함을 의미한다. 서양 기독교권에서는 성부와 성자, 성령을 삼위일체로 묶어 보고 동양의 도교에서는 하늘과 땅, 사람을 일컬어 '천지인'으로 설명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와 포세이돈, 하데스 3형제가 세상을 나눠 지배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중요한 무언가를 포괄할 때 대체로 셋을 꼽는다. 올림픽에선 금·은·동 세 사람에게 메달을 주고 축구에서도 3골을 넣으면 따로 '해트트릭'이라 부른다. 야구도 3연전이 기본이며 농구에서는 3가지 항목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낼 때 '트리플 더블'이라는 명칭을 부여한다.
식품·유통업계에도 수많은 '3대 OO'이 있다. 그 중에도 가장 치열한 게 치킨업계다. bhc와 제너시스BBQ, 교촌치킨이 매 해 순위를 바꿔가며 경쟁한다. BBQ가 독주하는가 싶더니 교촌이 '간장치킨'으로 1위를 빼앗고, 갑자기 bhc가 나타나 '뿌링클'로 새로운 1위가 됐다. 한 번 1위가 되면 큰 사고가 없는 한 순위가 잘 바뀌지 않는 식품 시장치고는 이례적인 경쟁 구도다.

지난해까지 1위를 지킨 bhc는 3사 중에도 신제품을 가장 많이 내는 브랜드다. 한창때처럼 '월 한 개'의 신제품을 내는 페이스는 아니지만 매년 몇 개씩의 새 메뉴를 선보인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신메뉴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후라이드·양념과 함께 '3대 치킨'이라 부를 만한 '간장 치킨'이다.
중소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간장치킨이 후라이드와 양념의 뒤를 잇는 인기 품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지만, bhc는 지금까지 간장 베이스의 치킨을 내놓은 적이 없다. 커리맛 '커리퀸', 버터맛 '마법클' 등 참신한 메뉴를 여러 차례 선보여 왔지만 막상 간장맛 치킨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이 시장의 압도적 강자인 교촌치킨과 맞붙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bhc가 2026년의 첫 제품으로 마늘간장맛 치킨인 '쏘이갈릭킹'을 선보였다. 지난해 좋은 반응을 얻은 콰삭킹과 스윗칠리킹의 뒤를 이은 '킹 시리즈'다. 바삭한 식감을 살린 드라이 스타일 치킨에 간장과 마늘의 풍미를 입혔다는 설명이다. 간장과 마늘 맛을 강조한 오리지널, 달콤함을 배가시킨 허니 등 2가지 맛으로 출시했다.
대한민국에서 '간장 치킨'이라 하면 결국 교촌치킨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세상 모든 라면이 신라면을 기준점으로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bhc의 새로운 '킹'은 교촌 마니아들을 돌려세울 수 있을까.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 직접 비교해 보기로 했다.
청출어람
경쟁사가 이미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시장에 뛰어들 때, 신제품의 평가 기준은 기존 제품의 단점을 얼마나 잘 보완했느냐다. bhc의 쏘이갈릭킹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교촌만큼 맛있다' 정도의 평가로는 기존 마니아를 빼앗기 힘들다. 교촌치킨보다 월등히 나은 점이 있어야 한다.
우선 가격은 한마리 치킨 기준으로 2만1900원, 콤보와 순살은 2만4900원이다. 저렴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제 '뉴 노멀'에 익숙해질 때가 됐다. 경쟁자인 교촌 간장 한마리는 1마리 2만1000원, 순살은 2만4000원, 콤보는 2만5000원(수원 가맹점 기준)이다. 가격만 보면 별 차이가 없지만 받아 보는 입장에선 차이가 생긴다.

튀기는 방식과 커팅 방식의 차이가 있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튼 한 마리를 다 먹은 후의 포만감이 중요한 기준이다. 치킨 역시 배가 부르려고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쏘이갈릭킹은 기존 bhc 치킨에 비해 튀김옷이 얇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교촌치킨보다는 도톰하다. 닭다리만 봐도 한 입 정도의 차이가 있다. 한 마리를 다 먹으면 이 차이는 상당히 커진다.
치킨 자체의 맛은 어떨까. 일부 중소 프랜차이즈의 간장치킨은 후라이드 치킨을 간장에 절이다시피 해 치킨이 눅눅하거나 너무 짠 경우가 있다. 교촌처럼 소스를 바르는 방식이 아닌, 소스에 버무리는 방식이라서다.

bhc는 튀김옷의 바삭함을 유지하기 위해 교촌처럼 붓으로 소스를 바르는 방식을 채택했다. 배울 건 배운다는 자세다. 이 덕분에 다른 유사 간장치킨과 달리 적당히 바삭하면서도 간장소스가 튀김옷에 배인 짭쪼롬한 맛을 구현했다.
교촌의 간장치킨보다 나은 점도 많다. 우선 닭고기가 딱딱하거나 마르지 않고 촉촉해 교촌 오리지널을 월등히 앞선다. 간장소스의 맛 자체도 짠 맛이 튀지 않고 은은해 물리지 않는다. 별첨된 스위트갈릭소스는 이 치킨의 '킥'이다. 마늘의 알싸함에 달콤함이 더해져 간장의 짠 맛을 감싸 준다. 또다른 마늘치킨의 대가 '노랑치킨'의 알싸한 마늘소스와 견줄 만하다. 교촌 간장 한마리의 업그레이드판이라 부를 만하다.
다만 간장 소스의 맛이 강렬하지 않다는 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다소 심심한 맛으로 느껴질 수 있다. 스위트갈릭소스가 있다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치킨 한 마리와 곁들이기엔 스위트갈릭소스의 양이 조금 부족하다. 소스 하나를 추가하는 것을 권장한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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