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를 찾아가는 기쁨…클럽 피팅으로 ‘인생 최대 비거리’ 찍다

김세영 기자 2026. 3. 3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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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과 함께한 드라이버 피팅 체험
그립 사이즈 따라 구질도 달라져
샤프트는 스피드에 맞게 적정해야
최적 클럽만 찾아도 비거리·방향성 개선
정윤제(왼쪽)과 노윤경씨가 피팅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와~ 도대체 어떻게 하신 거죠?” “이거 정말 신나요.”

피팅도 즐거울 수 있을까. 지난달 핑골프와 함께 여성 골퍼 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피팅은 ‘그렇다’는 걸 확인해줬다. 피팅을 처음 받는다는 직장인 정윤제(40)씨는 샷을 할 때마다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클럽을 조정해 가며 샷을 할 때마다 조금씩 개선되는 결과를 각종 숫자와 그래픽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피터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면서 “그동안 내가 잘못한 게 없었던 거야. 단지 내게 맞지 않은 클럽을 사용하지 않았던 탓이지”라는 자기 위안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샤프트 너무 낭창거려도 스피드에 마이너스

정씨는 핑의 여성용 드라이버인 GLE 3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평균 90타 후반 스코어를 기록하는 정씨의 가장 큰 고민은 대부분의 여성 골퍼와 비슷한 ‘짧은 비거리’다. “스윙스피드는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거리가 안 난다”는 게 정씨의 호소.

드라이버 피팅은 손 사이즈 측정부터 시작한다.

본격 테스트에 앞서 손 사이즈부터 측정했다. 드라이버 피팅의 경우 아이언과 달리 키는 측정하지 않는다. 티 위의 볼을 치는 드라이버는 라이 각도의 영향이 적기 때문이다. 대신 그립 사이즈가 구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손의 크기가 중요하다.

골퍼가 장갑을 끼는 손을 기준으로 손목 선에서부터 중지까지의 길이를 먼저 잰다. 그 다음 중지의 길이를 측정한다. 핑이 그동안 데이터를 축적해 만든 그립 차트를 이용하면 손쉽게 자신에게 맞는 그립 사이즈를 확인할 수 있다.

핑은 현재 6종류의 그립을 제공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보통 블루와 레드 2종류 중 하나로 결정된다. 블루가 가장 작은 사이즈, 레드가 그보다 한 단계 크다. 정씨(손 사이즈 16.7cm, 중지 길이 7.5cm)는 레드 그립이 적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테스트는 올해 새로 출시된 GLE 4 모델로 진행했다. 샤프트 강도는 현재 정씨가 사용 중인 L 플렉스부터 시작했다. 핑의 경우 일반 여성 골퍼에게 제공하는 샤프트는 3종류다. 스피드에 따라 L 샤프트는 시속 60~65마일, A 샤프트는 시속 65마일~70마일 초반, HL35 샤프트는 시속 70마일 초반 이상인 골퍼에게 추천한다.

핑의 다양한 여성용 우드류 시타 클럽.

L 샤프트를 꽂은 클럽으로 테스트를 해보니 정씨의 스윙스피드는 평균 시속 69.5마일이 나왔다. 피팅을 담당한 김의진 핑골프 과장은 “정씨는 스윙스피드에 비해 너무 낭창거리는 샤프트를 휘두르고 있다”며 “가벼우면 편하게 칠 수는 있지만 클럽을 힘껏 뿌리지 못하고 임팩트 타이밍을 맞추는 것도 힘들다”고 분석했다.

샤프트 강도를 한 단계 올려 A 플렉스 샤프트를 장착하고 때렸다. 스윙스피드가 평균 시속 73.6마일로 올라갔다. 시속 4마일이 순식간에 빨라진 것. 비거리는 약 10야드나 늘었다. 최적화된 샤프트를 찾는 것만으로도 스윙스피드와 비거리 증가 효과를 얻은 것이다.

‘산 타던’ 여자, 인생 최대 비거리 찍다

다만 샷이 좌측으로 약간 쏠리는 경향이 있었다. 김 과장은 강도는 A로 유지하면서 0.5인치 짧은 샤프트를 권했다. “조금 더 스위트 스폿 중앙에 맞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설명. 샤프트 교체 후 볼 탄착군은 이전보다 좁아졌고, 거리도 평균 2.7야드 늘어 183.1야드까지 늘었다. 스크린을 보던 정씨는 “원래 저 거리까지 날려본 적이 없다”면서 “볼 방향도 항상 좌우로 흩날린다. 티샷을 하고 나면 항상 볼 찾으러 혼자 산을 타곤 했는데, 너무 신기하다”고 했다.

정윤제씨가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전체적인 데이터는 개선됐지만 샷이 좌측으로 쏠리는 현상은 여전히 조금 남아 있었다. 김 과장은 추가로 헤드 라이 각도를 플랫하게 조정해 보자고 했다. 라이 각도가 플랫해지면 볼은 우측으로 출발하게 된다. 로프트 각도도 1도 낮췄다. 김 과장은 “정씨는 볼을 충분히 띄우고 있기 때문에 로프트 각도를 낮춰도 큰 문제가 없다”면서 “에너지 전달 효율을 높여 더 큰 비거리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조정된 클럽을 휘두른 정씨는 놀라운 표정과 함께 이렇게 외쳤다. “와~ 뭘 하신 거죠? 느낌이 엄청 편해요.” 전체 거리는 평균 185.3야드로 처음 쳤을 때보다 약 15야드나 늘어 있었다. 볼 탄착군도 거의 중앙으로 몰렸다.

김 과장은 “드로성 구질인데, 현재 가장 얇은 블루 그립을 사용하고 있었다”며 “한 단계 더 두꺼운 레드 그립으로 바꿔 손목 사용을 꾸준히 억제하다 보면 샷이 더욱 똑바로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피팅을 마친 정윤제씨의 소감은 어땠을까.

“대박이에요. 오늘 제 인생 최대 거리를 찍었어요. 전에는 제 몸이나 스윙만 바꾸려다 보니 사실 너무 힘들었거든요. 근데 피팅 클럽으로 때려보니 너무 편하게 잘 맞아요. 진짜 신세계가 따로 없어요. 그동안 괜한 고생만 한 것 같아요. 진작 받을 걸 그랬어요. 그러면 골프가 훨씬 더 재밌었을 텐데요. 하하.”

“아~ 옛날이여”…세월 앞에 장사 없더라

또 다른 참가자 노윤경(54)씨는 스윙스피드가 시속 80마일 가까이 나온다. 국내 여성 골퍼들의 평균 스윙스피드가 시속 65마일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파워 히터’다. 손 사이즈는 17.5cm, 중지 길이는 7.7cm로 레드 그립이 적당했다.

평균 스코어가 90대 초반인 노씨는 최근 타점이 흔들리고 리듬이 깨지는 일이 자주 발생해 고민이라고 했다. “특히 12번 홀쯤 넘어가면 스윙이 점점 더 버거워져요. 거리도 줄었구요.”

피팅을 담당한 김의진 과정이 노윤경씨에게 스윙을 설명해 주고 있다. 핑의 피터들은 대부분 주니어 선수 출신이어서 스윙의 문제점도 짚어줄 수 있다.

노씨는 핑 G430 HL(하이 론치)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무게 30g대로 경량인 HL35 샤프트를 장착했다. HL 모델은 총중량이 270g대로 300g 초반인 일반 드라이버에 비해 약 30g 가볍다. 덕분에 힘이 좋은 여성이나 시니어 골퍼들에게 적합하다.

먼저 G430 HL의 후속 모델인 G440 K HL 드라이버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 모델의 표준 길이는 46인치이지만 일반 여성에게는 길기 때문에 45인치로 조정했다. 샤프트를 짧게 하면 헤드 무게감(스윙 웨이트)도 가벼워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노윤경씨는 G440 K HL 드라이버를 휘두르는 게 힘겹다고 했다. 좌측으로 당겨 치는 현상이 발생했고, 비거리도 평균 182.4야드로 스윙스피드(시속 78.7마일)에 비하면 짧았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샤프트 교체 후 다시 ‘쭉’

일단 무게를 줄여보기로 했다. 헤드에 부착된 28g의 무게추를 21g으로 교체했다. 덩달아 스윙 웨이트는 C7에서 C3.5로 감소했다. 노씨는 “조금 가벼워졌다”고 했지만 스윙은 여전히 불안정했다. 볼의 출발 탄도도 10.9도로 낮았다.

김 과장은 “스윙스피드는 빠른 편이지만 힘이 충분히 받쳐주지 못해 클럽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고 탄도도 부족하다”며 “아무래도 이제는 샤프트 강도를 한 단계 낮추고 헤드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HL35에 비해 조금 부드러운 A 강도 샤프트를 장착하고, 헤드는 여성 전용인 GLE 모델로 교체했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부담 없이 클럽을 휘두르게 되자 샷이 똑바로 펴졌다. 전체 거리는 207.5야드나 됐다. 노씨의 얼굴에도 그제야 미소가 번졌다.

잃었던 거리와 방향성을 되찾은 노씨는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쉰을 넘긴 후부터는 아무래도 힘이 달리는 걸 부쩍 체감해요. 체력이 떨어지니까 타점도 잘 안 맞고, 리듬이 흔들릴 때가 많았죠. 그래서 골프가 예전만큼 재밌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오늘 제게 맞는 스펙을 정확히 알게 됐네요. 어서 빨리 필드에 나가고 싶네요.”

자신에게 딱 맞는 클럽을 찾아가는 ‘기쁨의 여정’. 그게 바로 피팅의 본질이 아닐까.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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